비핵화 기대감 높이는 북한? 조선중앙TV, 주민에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 보도.. 비핵화 빅딜 기대
비핵화 기대감 높이는 북한? 조선중앙TV, 주민에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 보도.. 비핵화 빅딜 기대
  • 윤 광원
  • 승인 2018.05.13 14:02
  • 수정 2018.05.1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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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행사를 외국 언론인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달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북한 외무성 공보를 대내용 매체들이 적극적으로 보도해 눈길을 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일반 주민들에게도 핵실험장 폐기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의도로, 국내외에 '비핵화 의지'를 부각하려는 제스처로 보여 주목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3일자 3면에 전날 발표된 외무성 공보 전문을 실었다.

대내용 라디오인 조선중앙방송은 전날 오후 10시 정각 외무성 공보 전문을 처음으로 내보냈고, 이날 오전 6시와 정오에도 같은 내용을 재방송했다.

조선중앙TV도 전날 오후 10시 35분께 아나운서가 외무성 공보를 낭독하는 영상을 내보냈다.

북한의 대내용 매체들이 이처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계획을 그대로 보도하는 것은 일반 주민들에게도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의 핵 협상 준비 과정을 알려주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이달 9일 이뤄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면담 소식을 전하면서 "석상에서는 조미 수뇌회담(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적인 문제들과 그에 해당한 절차와 방법들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고 전해, 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했음을 주민들에게 공개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도 핵실험장 폐기 계획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모습을 통해 회담 상대인 미국에 신뢰를 주려는 생각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북한 외무성 공보는 지난달 20일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결정서를 통해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로 나온 것으로, 북한 정부가 노동당의 결정을 철저하게 이행하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오는 23∼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방식으로 폐쇄하는 행사를 공개적으로 개최하기로 발표한 데 대해 "감사하다"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내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나타내기 위해 핵실험장 폐쇄를 약속한 대로 이행하기로 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어서, 트럼프와 김정은 간 세기의 비핵화 담판을 앞두고 청신호가 켜진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6월 12일 큰 정상회담에 앞서 이번 달에 핵실험장을 폐기(dismantle)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생큐"라고 언급했다.

또 "매우 똑똑하고 정중한 몸짓!"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사용한 '정중한'(gracious)은 '자애로운, 품위있는, 우아한, 인자한' 등의 의미가 있다.

지난해 '리틀 로켓맨'이라고 불렀던 것에 비하면 180%도 달라진 것.

북한의 이번 조치는 지난달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비핵화의 의지를 실행으로 보이겠다는 차원으로 보인다.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5개국 국제기자단에 핵실험장 폐쇄 현장을 공개키로 한 것.

특히 북한의 이번 발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이 빠른 비핵화의 과감한 조치를 한다면 북한이 우방인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달성하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적국'에서 '긴밀한 동반자'로 전면적 관계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힌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양측 간에 비핵화와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 체제안전보장 등을 놓고 빅딜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는 핵실험장 폐쇄와 관련, 북한이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북으로 초청할 예정이라고 소개했으나, 북한은 이번 외무성 공보에서는 전문가 초청 문제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아 논란의 '불씨'가 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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