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포커스]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보는 신흥시장은? 개발국 재정위기 논란에도 불구, 순항 예상
[WIKI 포커스]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보는 신흥시장은? 개발국 재정위기 논란에도 불구, 순항 예상
  • 강혜원 기자
  • 승인 2018.05.22 06:24
  • 수정 2018.05.22 0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연합뉴스]
최근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신흥개발국들의 재정 위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위기는 남미 각국과 러시아 등 전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어떤 시각을 갖고 있을까?

파월은 장차 신흥시장이 혼돈을 겪더라도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신흥시장은 미국의 통화긴축정책을 잘 헤쳐 나갈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책 결정이 개발도상국들로 자금 유입이 발생하는 주원인이 아니다’고 주장하는 연설 도중 파월 의장은 “연준이 5년 전 소위 긴축발작의 책임이 있지만 연준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과장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취리히의 IMF 및 스위스 국립은행 후원 컨퍼런스에 참석한 파월 의장은 “신흥시장이 통제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다”면서 “한 나라의 경제가 예상에 맞춰 성장하고 있다면 미국의 조치에 놀라선 안 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 정책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 투자를 줄이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지난 달 달러화는 대부분의 개발도상국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러시아나 아르헨티나 등의 국가의 채권 판매는 미국 기준 금리 인상에 더 예민해져 요구가 많아진 잠재적 매입자가 예상보다 빠른 물가 상승 및 재정 적자 확대 전망으로 주춤하면서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페소화의 급매를 근절하기 위해 갑자기 3회에 걸쳐 금리를 40%까지 인상하자 정책 입안자들이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재정 추가 완화에 제동을 걸었으며, 터키는 경상수지 적자를 축소하기로 돌아섰고, 인도네시아는 자국 통화의 화폐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외환을 매도했다.

취리히에서 국제결제은행 사무총장 아구스틴 카르스텐스는 “이따금 당신은 특정 시점에 어떤 것이 오던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게 낫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하고, 시장의 전환국면에 대한 완충장치를 구비하기 위해 국제준비금을 확충할 것을 권고했다.

BIS는 개발도상국의 달러화 표시 채권의 상승 때문에 압력이 거세어지고 있는데 이는 2017년 국제채 발행이 22% 증가해 2017년 말까지 연간 1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IMF는 신흥 경제국들과 중간소득 국가 중 1/5이 GDP 대비 70% 이상의 부채를 지고 있어 브라질과 인디아는 각각 84%와 70.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취리히 컨퍼런스에서 칠레중앙은행 마리오 마르셀 총재는 신흥경제로의 자금 흐름은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의 결과에 가깝다며 “외부의 금융 및 상품시장으로부터의 충격으로부터 국내 경제를 완화할 수 있는 믿을 만한 변동환율제도를 구축하려면 용기와 법적 결정 이상의 것이 필요하고, 정교한 금융 및 기관의 아키텍처로 지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 대표이사 회장 제이미 다이몬은 미국 경제의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빠른 속도로 진행된 것이 밝혀져 미 연준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지표수익률을 4퍼센트로 미리 상향 조정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금융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아르헨티나. [연합뉴스]
연준이 지표수익률을 상향 조정하면 각국 통화가 약세로 돌아서 외환투자자들이 이탈할 수 있다. 지난 달 IMF는 최근 6개월간 글로벌 금융 안정성 위험이 증가했다고 경고했다.

싱가포르의 메이뱅크 킴응리서치 선임 이코노미스트 추아학빈은 “중앙은행들은 자국 통화의 매도가 격화되면 금리를 대폭 인상해 대응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지난 달 4년래 최고치인 3%를 기록한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금융연합회(IIF)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중국,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 공화국, 터키 등이 가장 취약한 국가들로 밝혀졌다

최근 7년간 세계 경제의 유례없는 호황으로 무역과 자금 흐름이 원활해 경상수지와 국제 준비금도 증가해 IMF는 신흥경제와 개발도상국의 외환보유고가 올해 1440억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시에 대부분 국가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연준이 대량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긴축하겠다는 신호를 보내 투자자들의 투매를 유발했던 5년 전보다 제반 완충장치가 더 견조한 상태임을 뜻한다.

모던 스탠리 홍콩 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경제부장 체탄 아햐는 “신흥경제의 펀더멘털은 훨씬 건전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 및 경상수지와 가장 중요한 실질 이자율의 개선이 상당히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상황도 나라마다 상이하다. IIF는 러시아, 체코 공화국, 콜롬비아, 브라질, 필리핀은 위험이 덜한 국가들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위기 이후에 거시-건전성 완충기 등 대체 장치가 개발되어 중앙은행 총재들은 금리 대폭 인상 카드 뿐 아니라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노무라 홀딩스 싱가포르 지점 신흥시장경제 책임자 로버트 수바라만은 “절충적 대처의 문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브라질은 중앙은행이 통화스와프(투자자의 외국환 투자 손실을 보전하는 파생상품) 공급을 늘리자 달러화 수요가 감소하는 방식으로 “자국 통화의 변동폭을 줄이기”로 했다.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페소화의 붕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단 8일간 자그마치 1,275 베이시스 포인트(bp)나 올려 40%까지 인상해야 하는 사태에 봉착했다. 페소화는 올해 15%나 하락했다.

UBS 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 신흥경제 최고투자책임자 조지 마리스칼은 “정책 발표와 함께 단행된 큰 폭의 금리 인상은 방향은 옳았지만 페소화는 강달러 대비 계속 약세를 면치 못 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유동성이 줄고 있어 취약한 국가들은 편안하지 않은 재정상황이나 경상수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의 금리 폭등 사태는 이런 식으로 신흥경제 정책입안자들이 단 한 발자국도 헛디딜 여유가 없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며, 이러한 환경에서 인플레이션 목표 설정 같은 단 한 번의 실책으로도 핫머니는 유출될 수 있다.

경상수지 적자가 증가하고, 소비자 물가가 신고가 가까이 상승한 터키에서는 차입비용 상승 기대감이 증폭되었다. 터키 중앙은행 무라트 세틴카야 총재는 올해 이미 75 bp 금리를 인상해 재정 긴축 정책을 단행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더 이상 추가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인도네시아는 루피화의 절하를 막기 위해 천문학적인 외환을 매도해 외환시장에 강력하게 개입했고,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 및 필리핀 같은 국가들도 취약하다.

일례로 신흥 아시아 주식이나 채권으로의 전반적 투자자 흐름의 증가폭은 2014년 이래 최소라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밝혔다.

마리스칼은 “단기적으로 중앙은행들에게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 역사적으로 주효한 유일한 선택권은 선(先) 금리 인상 후(後) 세제정책 수정 뿐”이라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한국=고수진 기자]

6677sky@naver.com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