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투기 세력에 발목 잡힌 현대차그룹, “결국 마법은 없었다”…주총 취소
[FOCUS] 투기 세력에 발목 잡힌 현대차그룹, “결국 마법은 없었다”…주총 취소
  • 문 수호
  • 승인 2018.05.21 15:55
  • 수정 2018.05.2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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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이슈로 떠올랐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심혈을 기울여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이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로부터 합격점을 받았지만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기 세력의 방해로 주주총회를 결국 최소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완, 개선해 다시 추진하겠다고 21일 밝혔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현재 체결돼 있는 분할 합병 계약을 해제한 후 보안 및 개선 작업을 거쳐 다시 추진할 것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29일 열릴 예정이었던 양사 임시 주주총회는 취소됐다.

행동주의 헤지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로부터 발단된 이번 현대모비스의 분할 합병 쟁점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제각각 찬반 의견을 발표하며 난국을 맞았다.

48%가 넘는 외국인 주주들과 단기 수익에 관심이 높은 일반 주주들을 설득하기에는 현 지배구조 개편안이 부족하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최종 판단이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시 나왔던 ‘수박’과 같은 ‘마법의 당근’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표를 모으기 위한 임시방편적 당근보다는 장기적인 플랜에서 접근할 수 있는 정공법을 고수하기로 결심했다고 볼 수 있다.

분할 합병 주총 안건은 주총 참석주주의 2/3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지난 3년 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 참석률은 83.6%에 달할 만큼 관심이 컸다. 삼성물산 때의 참석률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전체 주주로부터 56% 이상의 찬성표을 받아내야 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우호 지분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갖고 있는 30.17%이다. 여기에 2대주주인 국민연금 지분 9.82%의 지분을 합해도 40%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주주 참석률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80%가 넘는 주주가 참석한다고 가정할 경우 최소 10% 중반대의 추가 지분 확보가 반드시 필요했고, 과거 삼성물산이 보여줬던 ‘수박’과 비슷한 임팩트의 마법이 절실히 요구됐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마법은 없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CEO들이 밝힌 입장에서도 드러난다.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는 이번 분할 합병이 현대모비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필수라고 주장했지만 막상 추가적인 주주친화 정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임 대표가 밝힌 분할 합병 정당성에 있어서도 현대모비스 주주에 대한 ‘당근’은 없었다. 단지 이번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졌으며, 앞으로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집중 투자를 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 역시 이번 분할 합병으로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기술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원천기술 회사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밝히고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지만 구체적 방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기 세력들은 대부분 눈앞의 이득을 쫓는 자들인 만큼 삼성물산 때와 같은 ‘수박’이라는 당근을 바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도 일주일가량 남은 기간 동안 현대차그룹에서 주주들에게 당근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삼성물산 때와 같은 단기적 홍보 전략보다는 미래 청사진 전략 제시를 통한 주주 설득에 나서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구조개편 안에 대해 말씀 드립니다’ 자료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사업구조와 지배구조 개편 안에 보내주신 많은 관심과 조언에 깊이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정 부회장은 “그동안 그룹 구조개편안 발표 이후 주주 분들과 투자자 및 시장에서 제기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해 충분히 반영토록 하겠다”며 “이번 방안을 추진하면서 여러 주주 분들 및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도 절감했다”고 언급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더욱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여러 의견과 평가들을 전향적으로 수렴해 사업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하여 개선토록 할 것”이라며 “주주 분들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shmoon09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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