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젊은 CEO의 세대교체…10년 전과 ‘桑田碧海’
철강업계, 젊은 CEO의 세대교체…10년 전과 ‘桑田碧海’
  • 문 수호
  • 승인 2018.06.15 12:15
  • 수정 2018.06.1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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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전 사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손준원 TCC동양 전 부회장 [사진=각사 제공]

철강업계가 10년 전 라이징 스타로 불리던 40대 젊은 CEO들이 하나둘 물러나고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고 있다.

8~10년 전 40대 CEO로 철강업계를 이끌어갈 기대주로 떠올랐던 4인방은 바로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전 사장과 장세욱 유니온스틸 전 사장, 이휘령 세아제강 전 사장 그리고 손준원 TCC동양 전 부회장이었다.

이들은 당시 장세욱 사장과 이휘령 사장이 62년생으로 동년배였고, 신성재 사장과 손준원 부회장이 68년생으로 역시 동갑내기였다. 이들은 철강업계 원로들과 교류하면서 친분과 교분을 쌓아온 것은 물론 끈끈한 우정을 보이며 철강업계를 이끌 인재들로 평가됐었다.

실제 이들은 각 회사의 사장으로 전면에 나서며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는 곧 성과로 연결되며 업계 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당시 신성재 사장은 현대하이스코가 현대제철에 합병되기 전까지 매년 매출과 수익을 증대시키며 회사를 키우기도 했다.

또 장세욱 사장은 유니온스틸을 완전히 다른 회사로 탈바꿈시키며 생산하는 제품을 업계 1위로 올려놨다. 이휘령 사장 역시 당시 이운형 회장을 보필하며 세아제강을 이끌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이들을 대신할 새로운 인물들도 등장하며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태생의 한계, 뿔뿔이 흩어진 구 사대천왕
10년 전 기대를 모았던 네 명의 40대 CEO들은 현재 절친으로 알려진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과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만이 철강업계를 지키고 있다.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전 사장은 현재 현대차그룹에서 나와 삼우 부회장으로 있지만, 현업에는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다. 고 손열호 회장의 차남인 손준원 TCC동양 전 부회장은 계열사로 옮겨 TCC메탈과 원알로이 등의 대표를 맡고 있다.

현재 철강업계 내에서 현역으로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는 이는 장세욱 부회장과 이휘령 부회장이다. 장세욱 부회장은 장세주 회장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동국제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2년 만에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졸업하고 동시에 11년간 투자한 브라질CSP 제철소 사업을 성공적으로 가동하며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는 역할을 했다.

이휘령 부회장도 해외법인 경험을 토대로 세아제강의 미국진출 등을 이끌었고, 경영기획본부장 및 영업본부장을 맡으면서 여러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10년 전 철강업계를 이끌 40대 CEO로 주목을 받았던 이들은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었다. 신성재 전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사위라는 점이 회사의 성공을 이끌던 그의 앞길을 가로막았고, 손준원 전 부회장도 차남이라는 이유로 승계 구도에서 밀렸다.

이휘령 부회장은 세아그룹 창업주 이종덕 명예회장의 장녀 이복형 씨의 장남으로 오너 일가지만, 세아제강 지분은 거의 갖고 있지 않다. 미국 강관 공장 인수, 세아제강 지주사 전환, 판재 사업부 분리 등의 공적이 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유니온스틸 합병 이후 장세주 회장을 보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회사 지분은 장세주 회장이 1.5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욱 부회장은 동국제강의 냉연사업 부문을 컬러강판 업계 1위로 끌어올려 세계적인 수준까지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2015년 포항 2후판공장 매각, 페럼타워 사옥 매각 등의 구조조정을 지휘하고, 2016년 브라질 제철소(동국제강 지분 30%) 가동까지 재무적 걸림돌을 해결하는 등 과거 기대를 모았던 CEO들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 손기영 TCC동양 전무, 장선익 동국제강 이사 [사진=각사 제공]

◇ 새로운 세대의 등장, 철강업계 ‘오너 3세’ 체계 확립하나
최근 철강업계는 오너가 3세들이 전면에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업체는 바로 세아그룹이다. 세아홀딩스와 세아베스틸을 주축으로 한 이태성 부사장과 세아제강, 세아씨엠 등을 주축으로 한 이주성 부사장이 주역이다.

이들 이종사촌들은 1978년생으로 이제 만으로 40세다. 세아그룹이 고 이운형 전 회장과 이순형 회장의 형제 경영으로 움직여왔다면 이제는 이태성 부사장과 이주성 부사장 체제로 골격을 확립해 가는 모습이다.

이휘령 부회장은 이들과 같은 이종사촌 지간으로 오너 3세지만 지분이 극히 적은 만큼 회사 경영에 언제까지 기여할지는 알 수 없다. 사촌들과 나이 차이가 있는 만큼 이순형 회장에 이어 회장 자리에 오를 수도 있지만 지분이 미미한 만큼 실질적인 그룹 경영권 승계 후보와는 거리가 멀다.

결국 세아홀딩스와 세아베스틸에서는 이태성 부사장, 세아제강에서는 이주성 부사장의 영향력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태성 부사장은 세아홀딩스 지분율 35.12%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세아홀딩스는 세아베스틸의 최대주주로 전체 지분 58.94%를 확보하고 있다.

이주성 부사장은 세아제강 지분율 11.48%로 최대 주주에 올라 있다. 부친인 이순형 회장도 11.34%로 2대 주주다. 세아제강 쪽에서 확고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동국제강에서도 오너 3세 경영에 시동을 건 모습이다. 현재 장세주 회장의 장남 장선익 이사가 회사 비전팀을 맡아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이 10년 이상 최고경영자로 활동할 수 있는 나이여서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경영자 수업을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장세주 회장이 수감 생활을 하는 중에도 장선익 이사는 장세욱 부회장 옆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TCC동양은 손봉락 회장의 아들 손기영 전무가 지난해부터 회사에 들어와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차남 손준원 전 부회장이 나간 자리를 메우고 있는데 아직 3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2년 차 수업을 받고 있어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shmoon09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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