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포커스] ‘K뷰티’ 글로벌 전략 강화하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CEO 포커스] ‘K뷰티’ 글로벌 전략 강화하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8.06.17 22:09
  • 수정 2018.06.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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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전략을 확대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연합뉴스]
해외 전략을 확대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연합뉴스]

최근 전세계 화장품업계가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전략을 펼쳐온 서 회장이 최근 싱가포르, 호주, 미국, 일본 등 전 세계로 영역을 급속히 확장해나가기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에 대한 재점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 된 사드배치 논란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급감했으나 최근 한중 관계가 회복되면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갈 전략들을 준비하고 있다.
 
아모레는 우선 중국 백화점에서 마몽드와 라네즈의 백화점 매장수를 줄이는 반면 프리미엄 브랜드인 설화수, 헤라,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의 매장은 늘리고 있다.
수익성이 높지 않으면서 브랜드 콘셉트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지역의 매장을 정리해 효율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 회장은 나아가 해외 국가들 공략은 강화하고 있다. 헤라는 지난달 타카시마야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열며 싱가포르에 첫발을 내디뎠다.
 
아모레퍼시픽은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에는 이니스프리가 도쿄에 매장을 내며 일본 진출을 공식적으로 알렸고 라네즈는 세포라를 통해 호주에 진출했다. 에뛰드하우스는 2월 쿠웨이트, 3월 두바이에 매장을 열며 중동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 남북 관계가 개선되며 러시아 등 유라시아로의 추가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서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남북이 연결되면 열차를 타고 청진을 지나 블라디보스토크는 물론 시베리아 숲과 바이칼호수, 우랄산맥을 넘고 모스크바를 지나 베를린까지도 갈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용산역을 '대륙의 역'이라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러시아와 동유럽, 나아가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터키 등 많은 기회의 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화장을 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K뷰티와 아시안뷰티가 유라시아 대륙을 감동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 눈부신 글로벌 경영활동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아버지인 서성환 태평양 창업주에게서 화장품사업을 물려받아 아모레퍼시픽을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로 키웠다.
 
꼼꼼하게 제품들을 모니터링하고 해외로 직접 뛰며 사업을 성사시키는 열정적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아시아를 넘어 파리와 뉴욕에 잇달아 매장을 열면서 유럽과 미국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프랑스에서 가장 큰 백화점체인인 갤러리라파예트에 설화수 단독매장을 열고 갤러리라파예트의 온라인몰에도 입점했다. 2018년 3월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에뛰드하우스 1호점을 열었다.
 
그동안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시장 진출에 힘써왔는데 중동에도 새롭게 매장을 확대할 계획을 세워뒀다.
 
물론 항상 성공만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는 지난해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프랑스에서 사업 실패로 얻은 큰 교훈은 새로운 나라에 진출할 때 그 나라 고객들이 뭘 좋아하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 때와 달리 지금 프랑스 소비자들은 K뷰티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미국은 가장 뚫기 힘든 시장"이라면서도 "미국을 한국과 중국, 아세안시장에 이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4번째 기둥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3월 대표 브랜드 ‘마몽드’를 미국 화장품 전문점 ‘얼타’의 200여 개 매장에 입점했다.
 
미국 진출에 앞서 현지 소비자 분석과 사전 상품 테스트를 통해 스킨케어제품 21개와 색조제품 6개를 비롯해 모두 27개 품목을 선정했다.
 
얼타가 북미시장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크고 있는 화장품 유통채널인 만큼 아모레퍼시픽의 미국 진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아모레퍼시픽은 호주에도 진출했다. 2018년 3월 ‘라네즈’ 브랜드를 호주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등 주요도시에 있는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에 입점했다.
 
서 회장은 “라네즈를 시작으로 아모레퍼시픽만의 특이성이 담긴 다양한 브랜드를 호주 고객에게 선보일 계획”이라며 “호주를 비롯한 글로벌 신규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해 원대한 기업(Great Brand Company)을 향한 여정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연합뉴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연합뉴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서 회장은 화장품회사 회장답게 상품이 출시되기 전에 신제품을 직접 다 써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사용 후 제품에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까지만 해도 중견기업에 불과했던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한 비결은 서 회장의 20년 ‘화장품 집중경영 전략’ 덕택으로 알려진다.
 
그는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공부하는 경영자’로 통한다. 책의 저자와 전화통화를 해 내용을 묻기도 하고 주변 임직원들에게 책을 권유할 때도 많다.
 
 "경영자는 평생 배우는 것을 멈춰선 안 된다"는 지론을 지니고 있다. 독서와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통해 경영에 반영한다는 전언이다.
 
사내에서 회장님 대신 ‘서경배 님’으로 불린다고 한다. 2002년 태평양 사장 시절부터 호칭을 ‘님’으로 통일시켰다.
 
그는 직원들과 소통경영을 중시한다. 매월 첫날 8시 30분 회사강당에서 직원들과 조회시간을 연다. 이는 서성환 창업주가 1945년부터 시작한 전통이다. 이 자리에서 임직원의 이야기를 듣거나 해외출장을 다니며 들었던 생각을 들려주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서경배 회장 어록
 
“고객을 일반적으로 구매자라는 관점으로 봤는데 지금은 달라졌다. 고객은 더는 물건을 사는 사람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이전까지 ‘나는 구매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나는 사용한다, 고로 존재한다’, ‘나는 경험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이 고객을 나타내는 데 더 적합한 시대가 됐다. 기업과 고객 간 소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고객 간의 소통이 더 중요하게 떠올랐다. 칸 광고제에서 대상을 받는 것보다도 고객들의 평점을 잘 받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2018/4, 아모레퍼시픽 정기조회에서)
 
“개방·정직·혁신·친밀·도전이라는 우리의 가치를 만들었다. 이 가치들을 기반으로 한 고(高)몰입 조직을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좋은 기업은 헝그리 정신만으로 갈 수 있지만 위대한 기업은 가치가 있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고 그래서 우리의 가치를 만들었다. 회사와 구성원 모두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지 열심히 하는 것 이상으로 가치를 추구하는 데 시선을 모아야 한다."(2018/3, 아모레퍼시픽 직원들에게 기업의 가치를 강조하며)
 
“원대한 기업(Great Brand Company)을 향한 숭고한 비전을 품고 있는 이곳 신본사에서 세 번째 용산 시대를 힘차게 열어가자.”(2018/1/2, 신년사에서)
 
“지속적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국내 화장품 업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 (2017/03/14,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일대에 연구·복합시설을 포함한 ‘뷰티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남경필 경기도지사, 정찬민 용인시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용인 뷰티산업단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지금까지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세상의 변화를 항상 새로운 기회로 창조해 낸 ‘오뚝이 정신’과 ‘혁신의 DNA’를 바탕으로 원대한 기업 비전 달성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자.”
 
 “이제 제품만 잘 만들면 팔리던 ‘양의 시대’, 기술이 담긴 상품이 되어야 팔리던 ‘질의 시대’를 넘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독보적 감성을 담은 ‘명품’만이 팔리게 되는 ‘격(格)의 시대’로 바뀌는 변곡점에 서 있다.”
 
 “우리만의 아시안 뷰티(Asian Beauty)로 전 세계에 넘버원(No.1)이 아닌 온리원(Only One)의 품격 있는 가치를 선보이는 뷰티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 (2017/01/02, 2017년 시무식에서)
 
“세계 최고의 연구 결과가 나오도록 창의적 신진과학자를 발굴해 장기적으로 지원하겠다. 신진과학자들이 무한한 꿈을 갖고 연구에 도전하도록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내가 성공하기까지 받아온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우리 사회에 반드시 크게 돌려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 힘들게 번 돈을 멋있게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노벨과학상을 받는 한국인 과학자가 나오기까지 20년, 30년이 걸리더라도 지원하겠다.” (2016/09/01, ‘서경배 과학재단 설립’ 미디어 간담회를 열어)
 
“아시아의 시대로 점차 세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아시아의 미(美)를 창조하는 기업’, ‘아시아의 가치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다. 원대한 기업’으로 향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만큼 우직한 걸음으로 겸손한 도전을 이어가자.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키워 ‘1조 브랜드’를 육성하고, 중국 등 신흥 시장 외에도 선진 시장까지 적극적으로 진출해 ‘아시아의 미(美)’를 세계에 알리겠다.” (2016/01/04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년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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