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두산…눈길 가는 박정원 회장의 유연성
기지개 켜는 두산…눈길 가는 박정원 회장의 유연성
  • 양 동주 기자
  • 승인 2018.06.19 08:57
  • 수정 2018.06.1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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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박정원 회장 체제 3년 차를 맞은 두산그룹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한꺼번에 터져 나온 악재로 인해 신음하던 수년 전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박정원 회장의 유연한 마인드가 ‘디지털·신사업’이라는 핵심 키워드와 맞물려 큰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양상이다.

두산그룹은 박정원 회장 취임 전까지만 해도 위기에 직면한 상태였다.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는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고 2015년에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락하기에 이르렀다.

이 무렵 구원투수로 등판한 사람이 바로 박정원 회장이다. 취임 직후부터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개편 작업을 벌인 박정원 회장은 계열사 매각을 통해 비주력 사업을 접고 선택과 집중을 위한 옥석 고르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2016년 공작기계 사업 부문을 1조1308억원에 매각했으며 대신 중국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건설기계 사업 경쟁력에 집중했다. 두산건설은 실적 난항을 겪었던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과 건설용 레미콘 제조·판매 사업을 각각 3000억원과 1300억원에 매각했다. 

대신 두산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연료전지 사업과 면세점 사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시작했다. 박정원 회장은 국내 연료전지업체 ‘퓨어셀 파워’와 미국업체 ‘클리어 엣지파워’를 인수한 지 2년 만인 2016년 약 5870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2016년 5월 동대문 두산타워에 오픈한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4분기 첫 흑자를 냈다. 연매출액은 2016년 970억원에서 지난해 39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성공리에 진행된 체질개선 작업은 로봇이라는 또 다른 미래 먹거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의 기반이 됐다. 잘 알려진 대로 박 회장은 재벌가 총수들 가운데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큰 인물로 꼽힌다. 

2015년 두산로보틱스를 설립한 두산그룹은 2년 여간의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해 4개 모델의 협동로봇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주사인 ㈜두산이 14%, 두산 자회사인 디아이피홀딩스가 86%의 지분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6년 14조5430억원에서 오는 2022년 22조931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협동로봇은 연 평균 약 68%대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이 같은 두산그룹 변화의 중심에는 박정원 회장이 누차 강조해 온 디지털 혁신이라는 명제가 깔려 있다. 박정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일하는 방식에서부터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것까지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적 시도가 있어야 한다”며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박정원 회장의 의중에 따라 디지털 혁신을 이끄는 임무는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이 맡고 있다. 두산그룹 곳곳에 디지털 기업문화를 확산시켜 디지털혁신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지난해 신설됐다. CDO는 그룹의 중장기 사업 전략에서 지원부서가 아닌 주요 주체로 참여한다. 

지난 2월에는 디지털 기술전문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위원회는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서비스 개발, 인공지능(AI), ICT 플랫폼, 공장자동화 등 공통의 기술 요소를 도출하고 기술 교류를 통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창출한다. 그룹 전체가 ‘디지털 기업문화 정착’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취임 초만 해도 박정원 회장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유연히 대처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며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는 모습만 봐도 박 회장이 얼마나 유연한 마인드를 갖췄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양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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