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생존 재편...브랜드 갑질까지 '만연'
'면세업계' 생존 재편...브랜드 갑질까지 '만연'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8.06.19 09:22
  • 수정 2018.06.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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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키리크스한국]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서울시내만 면세점 13곳으로 증가, 경쟁이 심화되면서 면세 업계는 브랜드 '갑질 확대'를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업계는 "명품 브랜드는 계약 조건 상 거의 3년에 한번씩 리모델링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 공통적이어서 특별히 문제 될 만한 것은 없다"는 입장이면서도 이같은 조건 자체가 브랜드 갑질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통상 고정적으로 요구하는 리모델링이더라도 국내 현재 시장상황에서는 업계 수익악화 요인인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인테리어 등 고정자산 감가상각비용은 영업익에 바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업계 수익을 좌우지할 요인이 되는 것이다. 

서울시내 현대백화점면세점까지 문을 열면 예전보다 점포수만 2배 가량인 데다 사드발 시장 타격은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마저 쏟아지고 있다. 

업계는 "사드가 풀린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예전같지는 않을 것"이라며 "매출은 따이공으로 굉장히 부풀려져 있지만 영업익이 흑자인 곳은 몇 곳 없고 지금 업계 모두 버티기 상태다. 이 상황에서 리모델링 비용은 영업익 절반 가량 비중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테리어 공사비가 평당 적게는 2000만원, 많게는 4000~5000만원인데 공사도 브랜드가 딱 지정해놓은 인테리어업체 이외엔 못 쓰게 한다"며 "수익이 날 만하면 다시 인테리어 공사하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업계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매장은 2개밖에 못 열고 계약 대상 업체가 두배로 늘어난다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과 계약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면서도 현재 롯데와 신라는 몰라도 신규, 중소면세업계가 브랜드에 휘둘리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는 "롯데, 신라가 실질적으로 시장을 독점할 때는 인테리어 비용이나 인건비를 브랜드에 내라고 하면 그 비용 다 내고 들어왔다"며 "이제는 브랜드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브랜드가 이 업체는 이런 조건을 내는데 너희는 어떤 조건을 들어줄 거냐 이런 식"이라고 토로했다. 

브랜드와의 계약 단위는 대부분 2년이 기본인 데다 2년 이내더라도 얼마든지 매장에서 퇴거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면세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브랜드들은 더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 갱신이나 대상 변경이 쉬워진 것이다. 

또한 업계는 "흔히 3대 명품 이외 브랜드 갑질이 더 심하다"고 입을 모았다. 롯데·신라 양강을 빼고 명품 이외 유명 브랜드들이 여러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며 '고자세'가 되는 경우가 흔해졌다. 이제는 이같은 상황을 거의 일상처럼 받아들인다고 했다. 

업계는 "굳이 명품이 아니더라도 브랜드 99%가 계약조건이 까다로워진 것은 말할 것 없다"며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어느 정도는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매장 면적과 마진, 인테리어 비용, 인건비 등 모든 면에서 지금은 모든 브랜드 계약 조건이 훨씬 더 까다로워졌다"며 "일례로 과거 매장 100평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150평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마진도 줄이며 인테리어 비용도 반반씩 부담하던 걸 사업자에 다 내라, 또는 반반 내거나 브랜드가 내던 인건비도 전부 내라고 하는 식"이라고 했다. 

최근 신세계면세점은 3대 명품 중 루이비통에 이어 샤넬까지 유치에 성공했다. 신세계뿐만 아니라 갤러리아와 신라아아파크, 두타 등 대기업 신규면세점 모두 3대 명품을 유치 못한 상태에서 문을 열었다. 

면세점 성공의 가늠자일 정도로 에르메스까지 3대 명품은 면세 고객층 유인과 직결된다. 국내 면세업계 매출을 견인한 중국인들은 이 중 '루이비통'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면세점을 이용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신세계도 문을 연 지 1년만에 루이비통, 2년만에 샤넬이 입점 결정한 것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 시각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업계는 "신세계나 현대 등 유통기업들은 백화점 입점 조건이라든지 여러 반대급부로 더 좋은 계약 조건을 제시할 여력이 비교 안 될 정도"라며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점차 밀려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내 1호 시내면세점이자 중소인 동화면세점은 3대 명품 중 루이비통은 지난해 말 계약이 만료됐지만 연장하지 않았다. 동화면세점은 "재연장을 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하지만 업계는 경쟁 심화로 루이비통이 여건이 더 좋은 곳을 타진하러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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