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중 무역전쟁에 '지렛대' 들고 오다... WP "트럼프의 상황 복잡하게 만들어"
김정은, 미중 무역전쟁에 '지렛대' 들고 오다... WP "트럼프의 상황 복잡하게 만들어"
  • 강혜원 기자
  • 승인 2018.06.20 06:13
  • 수정 2018.06.20 0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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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국 중앙(CC)TV 화면 캡처.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국 중앙(CC)TV 화면 캡처.

 

"김정은이 지렛대를 갖고 중국에 다시 왔다. 핵 무기 해체에 대한 워싱턴의 대북 압박이 계속되는 시점에서 북한으로서는 두 열강의 적대적 무역 관계를 활용할 입구가 될 수 있다."(뉴욕타임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일주일 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 번째 방중 길에 오르면서 '포스트 북미정상회담' 국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미국 측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을 예고,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비핵화 후속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 중간 밀월관계가 협상의 속도와 내용에 있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는 등 미 중간 무역전쟁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미국의 셈법은 그만큼 복잡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무역전쟁으로 갈등을 빚는 미 중간 균열을 파고들어 이를 지렛대 삼아 이후 협상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북한과, '대북 파워'를 과시하면서 북미 간 협상 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해 무역전쟁을 풀어가 보려는 중국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백악관은 19일(현지시간) 오전까지 김 위원장의 전날 방중 소식에 공식적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이번 방중 소식은 공교롭게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방침 발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 보복 조치 언급이 있은 지 몇 시간 이후 날아왔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은 중국이 그동안 북핵 문제 해법으로 주창해온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의 한 축이라는 점에서도 중국이 반기는 조치이다. 한반도 내 전략자산 전개 문제 등은 중국의 안보 이해관계와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여서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 기간 시 주석에게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빅딜'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을 짜나갈 후속협상 전략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치와 사찰·검증, 이행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보상 조치 등의 구체적 시간표를 놓고 북미 간 간극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행동 대 행동'의 단계별 동시 행동 원칙을 주장하는 북한이 이에 대한 중국의 지지 입장을 재확인, 북중 공동전선 형성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미국이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완화' 원칙에 쐐기를 박은 가운데 조기 제재완화가 급선무인 북한으로선 이를 포함한 경제적 지원 문제에 대한 SOS를 중국에 요청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업무오찬을 마친 뒤 산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업무오찬을 마친 뒤 산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북미 협상 국면에 다시 등장하면서 2020년 주요 비핵화 완성 시간표 달성을 목표로 속도전을 추구하는 미국으로서는 비핵화 방정식이 한층 복잡해질 수 있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김 위원장의 재방중 이후 대미 관계가 급랭했을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태도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다시 만난 뒤 달라졌다'며 북한의 태도 돌변의 배후로 시 주석을 지목, 북 중간 밀착 관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표출해 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김정은 또 방중, 트럼프의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의 이번 방문은 동아시아 외교의 중심에 놓여있는 베이징의 위상과 (중국의) 평양에 대한 영향력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중 무역 관계가 '파탄 위기'를 맞은 가운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달콤한 관계' 구축을 시도하면서도 시 주석과도 긴밀함을 더욱 공고히 하며 두 열강 사이에서 교묘하게 위치설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北京) 리서치그룹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龍洲經訊)의 얀메이 시에 연구원은 WP에 "급속히 발전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로맨스'에도 불구, 김정은은 시 주석이 아시아의 대부라는 '위계질서'를 이해하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의 외교적, 경제적 동북아 편입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적 조력자라는 걸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김정은의 방중은 '포스트 싱가포르'에 일어날 일들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며 "김정은은 베이징에서 시 주석에게 미국이 반대하는 경제적 제재완화를 요청했을 것으로 보이며 중국은 기꺼이 북한의 사정을 봐줄 의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이용, "중국은 워싱턴과의 무역 분쟁을 김정은의 핵무기보다 더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중국 입장에선 무역 문제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렛대를 복원하기 위해 김 위원장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김 위원장이 미국에 덜 협력적이길 바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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