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칼럼] 최정우 차기 포스코 회장, 포피아 개혁 못하면 'GE의 길' 걸을 수도
[WIKI 칼럼] 최정우 차기 포스코 회장, 포피아 개혁 못하면 'GE의 길' 걸을 수도
  • 김 완묵 기자
  • 승인 2018.06.23 13:24
  • 수정 2018.06.24 03: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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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의 길 걷고 있는 GE의 사례는 반면교사...과감한 내부혁신에도 힘써야 하는 이유

포스코가 차기 회장 후보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을 최종 확정하면서 말이 많았던 낙점 레이스가 종료됐다.

포스코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최정우 사장을 CEO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로 임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최정우 회장 후보는 오는 7월 27일 임시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 회장에 공식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지난 4월 18일 권오준 회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한 이후 2개월여 차기 회장을 선정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했다.

이 결과 지난 22일 공개한 회장 후보로는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 김진일 전 포스코 사장, 오인환 포스코 사장, 장인화 포스코 사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등이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청와대 낙하산을 피하고 전문성을 살린 인사들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외부 인사가 한 명도 없어 포피아(포스코 마피아)의 승리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이번 회장 후보 선정 과정은 막판까지 '깜깜이'로 진행되면서 각종 의혹이 분출되기도 했다. 급기야 청와대가 낙점한 후보를 탈락시키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럴듯한 대화 형태의 찌라시가 나돌기도 했다.

결국 그 찌라시의 당사자가 됐던 김준식 전 포스코 사장은 일찌감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김 전 사장은 이낙연 총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과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찌라시의 먹잇감이 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권오준 회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대거 후보군에 포함되면서 포스코 OB(올드보이, 전직 포스코 경영인)들이 차기 회장 선정을 좌지우지하는 게 아닌가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에 낙점을 받은 최정우 후보는 비엔지니어, 비서울대 출신이라는 특징이 있는 반면, 권오준 회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포피아라 불리는 내부 문제 논란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대두된다.

포스코는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포스코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를 뽑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권오준 회장의 라인으로 대변되는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 만큼, 코피아로 대변되는 관료적인 조직을 과감하게 혁신할 의지가 있을지 여부에도 걱정스런 목소리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 만큼 최정우 후보는 이번에 청와대 개입 등 과거 되풀이되던 관행을 끊은 것에 만족해 하기보다는 내부의 관료화되고 파벌화돼 있는 '썩은' 조직을 도려내고 혁신하는 데도 비상한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 필요하면 자신에게 호의적이었던 인사들에 대한 물갈이에도 과감하게 나설 필요가 있다.

그런 노력만이 권오준 2기 체제라는 눈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일본에서 받은 보상금으로 설립된 국민의 기업인 포스코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데도 힘써야 할 것이다. 자신만이 살겠다고 하류 기업들을 도태시키는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방만한 경영을 뿌리채 뽑고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하며 발전할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포스코는 현재 만만치 않은 경영 환경에 놓여 있다. 글로벌 철강경기가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철강산업은 위기감이 대두되고 있다. 과감한 구조 개혁과 아울러 불요불급한 조직을 슬림화하는 대신 본연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써야 하는 이유다.

이 와중에 제너럴일렉트릭(GE)과 같은 100년 기업도 사업 방향 설정에 실수를 한 데다 구조조정에도 실패해 몰락의 길로 가고 있는 걸 목격하고 있다. 포스코와 같은 기업도 이런 실패의 길로 가지 말란 법이 없다.

새롭게 출범하는 최정우 체제는 포스코의 50년을 넘어 100년 기업으로 가는 전환점이다. 하지만 그 전환점을 슬기롭게 돌파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적을 돌파하는 것 못지않게 내부의 혁신도 중요하다.

내부의 혁신을 제대로 하지 못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GE의 사례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포피아'라는 단단한 구각을 깨고 나오는 포스코의 신경영 체제를 그려본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

kwmm307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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