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90에 뒤돌아보니... 고 김종필 총리 묘비명 관심
나이 90에 뒤돌아보니... 고 김종필 총리 묘비명 관심
  • 강혜원 기자
  • 승인 2018.06.24 08:50
  • 수정 2018.06.24 0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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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타계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 [연합뉴스]

23일 타계한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여야 정치권은 물론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고 여권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문희상 의원,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줄줄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장례위 측은 오는 27일 발인을 거쳐 가족묘역에 안치할 예정이다.
 
고인은 부인 박영옥 여사가 사망한 2015년 함께 안장하기로 하고 묘비명을 미리 써놓았다.
 
총 121자로 이뤄진 글이 써진 묘비는 김 전 총리의 장지이자 부인인 박영옥 여사가 묻혀 있는 충남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 가족묘원에 이미 놓여 있다.
 
생전에 국립 현충원이 아니라 고향, 박 여사의 곁에 묻히고 싶다고 여러번 밝힌 김 총리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총리가 써놓은 글에는 평생의 정치철학과 함께 박 여사를 향한 이러한 애틋한 마음도 담겨 있다.
 
특히 김 전 총리가 자신을 '쓸데없이 많은 물음에 웃기만 하던 자'라고 평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김 전 총리의 묘비에 "'생각이 바르므로 사악함이 없다(시무사·思無邪)'는 말을 인생의 도리로 삼고 한평생 어기지 않았"으며 "'경제가 궁핍하면 한결같은 마음을 가질 수가 없다(무항산이무항심·無恒産而無恒心)'는 말을 치국의 근본으로 삼았다"고 적었다.
 
이어 "'나라의 이익과 국민의 행복(국리민복·國利民福)'과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함(국태민안·國泰民安)을 구현하기 위하여 헌신·진력하다보니 만년에 이르렀다"고 술회했다.
 
김 전 총리는 "세월의 허망함을 한탄(년구십이지 팔십구비·年九十而知 八十九非)"하며 "쓸데없이 말 많은 물음에는 답하지 않고 그냥 웃기만 하던(소이부답·笑而不答) 자"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내조의 덕을 베풀어준 영세반려와 함께 이곳에 누웠노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전 총리가 작성했던 묘비명 전문이다.
 
'思無邪'를
人生의 道理로 삼고
한평생 어기지 않았으며
'無恒産而無恒心'을
治國의 根本으로 삼아
國利民福과 國泰民安을 具現하기
위하여 獻身盡力 하였거늘
晩年에 이르러
'年九十而知 八十九非'라고 嘆하며
數多한 물음에는
'笑而不答'하던 者-
內助의 德을 베풀어준 永世伴侶와
함께 이곳에 누웠노라
銘 雲庭 自僎
書 靑菴 高崗

한편 김 전 총리가 쓴 ‘사무사(思無邪)’란 글귀에 대해서는 진실성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무사(思無邪)란 시경(詩經)에서 노(魯)나라 임금의 수레를 끄는 여러 가지 종류의 말(馬)을 두고 쓴 시에서부터 유래한다. 노송(魯頌) 즉 노나라 임금에 대한 노래에서다.
 
네 편의 시중에 경편 즉 살찐 말을 노래하는 시 끝 구절에 "사무사 사마사조"라는 말이 나온다. 사특한 생각이 없으니 얼마나 잘 달리겠는가 하는 의미로 달리는 말을 칭송하는 시구다.
 
공자도 시경을 논하면서 이 구절을 인용한다. 논어 위정편(爲政編)에서다. "시 삼백 일언이폐지 왈 사무사(詩 三百 一言以蔽之 曰 思無邪)" 즉 "시 삼백수를 한마디로 말하면 사무사"라고 피력했다.
 
자신의 마음 속에 행여나 한 점 부끄러움이 있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을 때 사무사란 말을 쓰곤 한다. 
 
김 전 총리가 이 글귀를 사용한데 대해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것은 1980년 전두환 정권이 출범한 후 전국에 수백억대의 부동산을 축재했다는 이유로 부정축재자로 몰린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김 전 총리의 묘비는 그가 객관적으로 ‘사무사(思無邪)’의 정치를 했느냐 판단을 떠나 ‘사무사’를 좌우명으로 삼고 정치를 했다고 보는게 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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