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이 12년째 3만 달러에 진입하지 못하는 '신(新) 중간소득함정'에서 빠져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영선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2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제63차 세계중소기업협의회(ICSB)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신 부회장은 세계은행이 지난 2006년 '아시아경제개발보고서'에서 개발도상국이 경제 발전 초기에 순조롭게 성장하다가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에 진입한 후, 장기간 정체기를 겪는 것을 '중간소득함정'(Middle Income Trap)이라고 지적한 점을 빗대, 우리나라는 신 중간소득함정에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선진국 반열에 든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이 2만5000 달러와 3만5000 달러 사이에서 장기간 정체된 것은 한국과 일본, 이탈리아뿐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에 도달하는 데 독일은 6년, 일본은 4년, 스위스는 2년이 각각 걸렸으나 우리나라는 2006년 2만 달러를 처음 돌파하고 12년째 3만 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신 중간소득함정에 빠진 것은 혁신의 부재 때문"이라며 "경제 전반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선 '오너중심'과 '비용감축'을 우선시하는 '사업중심 기업가정신'에서 '직원중심'과 '동기부여를 통한 창의적 사고 배양' 우선의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중소기업들이 대기업 걱정 없이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 구축돼야 개별 기업 단위에서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꽃피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 거래 근절과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등 중소기업 보호도 중요하지만, 대기업 스스로 근시안적 비용절감을 위해 협력 중소기업의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것이 품질 저하 등 부정적인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계와 학계 간 긴밀하고도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며 "세계중소기업협의회가 그 핵심이 돼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세계중소기업협의회는 1955년 미국에서 설립된 학술 연구자 중심의 비영리 국제단체로, 현재 19개국에 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매년 85개국을 순회하면서 학술대회를 해오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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