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의 협상, '판' 안깨려는 美
북한과의 협상, '판' 안깨려는 美
  • 윤 광원 기자
  • 승인 2018.07.05 08:39
  • 수정 2018.07.05 0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오어 낫싱'에서 유연한 접근"
폼페이오 3차 방북 [사진=연합뉴스]
폼페이오 3차 방북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 한층 유연해진 접근법을 구사하려는 모양새다.

6·12 북미정상회담의 후속협상 국면에서 비핵화의 입구를 열고자, 기존의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올 오어 낫싱)식의 강경 드라이브에서 한발 물러나, 판이 깨지지 않게 상황관리를 하면서 현실적 접근을 통해 실리를 추구하려 한다는 것.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미국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북한 방문을 통해 핵 감축을 위한 로드맵 합의를 희망하는 가운데, '올 오어 낫싱'식의 접근법은 접어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에서의 비핵화 약속에도 불구, 핵무기 프로그램을 어떤 방식으로, 언제 포기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

지난 주말 판문점 북미 간 접촉에서도 북한 측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포함, 최종 합의문에 담을 핵심 용어들을 규정하려는 미국 측 시도에 반응을 보이길 대체로 거부했다고 한 당국자는 밝혔다.

그는 북한과의 협상 상황에 대해 "구부리느냐 아니면 깨뜨리느냐의 선택"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에서 핵무기·시설 은폐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는 등,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둘러싼 회의론이 계속 고개를 들고 있음에도 불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측의 이러한 스탠스를 고려,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완화하는 모드를 보인다는 것이다.

판문점 접촉 이후 국무부가 비핵화의 목표를 기존의 'CVID' 대신에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로 재정립한 것도 이러한 흐름의 일환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CVID'에서 'FFVD'로 한발 물러나는 과정에는, 미국 측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라고 북한을 압박하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보다는, 단계적 협상의 승산이 더 크다는 한국 측의 조언도 있었다고 두 명의 미국 관료가 로이터에 전했다.

미국의 변화에는 '올 오어 낫싱' 태도를 견지한다면, 북한 문제에 있어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을 계속 구하는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현실인식도 작용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 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 안보소장은 "(북한을 자극하는) 일부 용어를 쓰지 않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면, 워싱턴은 이 시점에서 흔쾌히 그렇게 할 의향이 있어 보인다"며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주요 요소들에 대한 '검증된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얻어낼 수 있는 최선인 만큼, 조용히 (CVID 대신) FFVD를 강조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지난 1일 '핵 등 대량파괴무기(WMD)+미사일 1년내 폐기' 시한을 제시하며 대북 압박에 나선 반면, 폼페이오 장관이 이끄는 국무부는 3일 구체적 시간표 제시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도, 북한을 공개적으로 압박하지 않기 위한 '전략적 모호성'으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

gwyoun1713@naver.com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