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수첩] 점거당한 사장실・7년 연속 파업…韓 자동차업계 이대로 괜찮을까?
[WIKI수첩] 점거당한 사장실・7년 연속 파업…韓 자동차업계 이대로 괜찮을까?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07.11 10:26
  • 수정 2018.07.1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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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를 급습한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조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기자간담회를 급습한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조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지난 10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집무실을 부평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지엠 측에 따르면 카허 카젬 사장은 출근 전으로 신변에는 이상이 없었다. 안전 요원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지만, 작심을 하고 들이닥친 비정규직 노조는 결국 사장실을 점거했다.

한국지엠 측은 이를 막을 수도 있었지만 노조 탄압 등 언론에 불합리한 모습으로 비춰질까 봐 오히려 비정규직 노조 진압을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동부는 한국지엠 하청업체 8곳 소속의 노동자들이 불법파견 형태로 일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 노동자 전원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지시서를 보낸 바 있다.

이에 한국지엠 측은 노동자 고용보다는 과태료 77억4000만원을 납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과태료에 대한 행정소송심판도 신청할 것이라는 게 한국지엠 측 설명이다.

비정규직 노조에 대해서는 경영정상화 방침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회사 경영정상화 차원에서 기존 인력들도 구조조정을 한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조까지 받아들일 여력이 없다는 게 한국지엠 측 입장이다.

이에 비정규직 노조 측의 행동은 점점 과격해지고 있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기자간담회 때는 회견장을 급습해 간담회가 취소된 바 있고, 이번에는 사장 집무실까지 점거했다.

한국지엠 관계자에 따르면 카허 카젬 사장은 한국 내에서 안전 요원 없이는 어느 곳도 다니지 못할 만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다시 한국에 대해 출장제한조치가 내려질까봐 우려하고 있다.

현재 한국지엠의 경우 본사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경영정상화 작업을 위해 본사와 적극적으로 소통을 해야 하는 상황. 이쿼녹스의 수입도 한국지엠 측의 끈질긴 설득에 북미 모델 대비 높은 사양과 낮은 가격에 판매를 할 수 있었고, 후속 모델인 트래버스 등에 대한 논의도 설득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노조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년 연속 파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3일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이제 오로지 강성노조만 남은 것처럼 보인다. 무기를 들고 원하는 것을 쟁취하겠다는 의욕이 남다르다.

이러한 사측과 노조의 불협화음은 한국 자동차산업이 후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현재 한국 자동차산업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 2016년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 생산량은 올해 400만대 생산조차 버거워 보일 만큼 줄어들었다.

조선 산업의 예를 들어보자. 현재 국내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에서 전혀 수주를 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 3사 모두 1년 이상 수주를 하지 못하고 있고 일부 업체는 수년째 수주전에서 입맛만 다시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싱가포르 조선사들에 원가경쟁력에서 밀린 탓이다. 싱가포르 조선사들이 원가경쟁력이 높아진 이유는 외국인 노동자를 정책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국내 노동자 대비 1/3에 불과한 인건비로 수주전에 임하니 당연히 국내 조선사들이 매번 물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문제는 현재도 심각한 차이를 낳고 있다. 그렇다고 국내 업체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마 난리가 날 것이다. 현재 조선사들은 몇 년째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올해도 해양플랜트 부문을 어떻게든 구조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이미 2015년까지 호황에서 벗어나 2016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단지 지난해 중국 사드 여파 때문에 부진한 것이 아니라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올해 증명되고 있다.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노조 측에서는 산업부 기자는 사측, 사회부 기자는 노조 측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좀 더 객관적 입장에서 산업이라는 큰 숲을 바라봤을 때 이러한 지적이 사측만을 위한 것일까?

생존권을 놓고 투쟁을 하는 이들에게 비난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불협화음보다는 화합을 강조하고 싶다. 이는 노조만 아니라 사측에게도 바라는 바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분명 위기에 놓여 있다. 조선산업과 같이 경쟁력을 잃으면 회복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노사가 협력해 좋은 성과를 이끌어낸 사례는 유럽 자동차업체 등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지금은 불협이 아니라 화합이 중요한 시기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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