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과학자들은 현대 인류가 약 30만 년 전 오늘날의 모로코 지역에서 태동한 호모사피엔스라고 하는 단일한 집단에서 진화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시행된 새로운 연구 결과, 인류는 이러한 진화의 토대에 대한 믿음을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맞고 있다.

최근 <생태와 진화의 추이(www.cell.com/trends/ecology-evolution)>를 통해 발표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초기 인류는 단일한 집단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여러 그룹이 뭉쳐진 다양한 집단들로부터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과학자들의 가정을 뒤집는 결과이다.

연구 결과는 ‘초기 인류는, 육체적·문화적 다양성을 지닌, 세분화되고, 변화하는 범아프리카 메타개체군(meta-population)으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한다. 또 이 연구는 ‘이러한 추정이 유전자 연구 결과나 화석 발견, 그리고 문화적 유형들과 더 잘 부합하며 인류의 공통 조상을 더 분명하게 밝혀준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분야가 다른 학문들 간의 협업 연구를 통해 학자들은 유전적 증거와 화석 증거, 문화적 증거, 심지어는 생태학적인 증거들을 조사한 결과 초기 인류는 너무 다양해서 도저히 한 집단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자들은 유전적 증거를 근거로, 현재도 아프리카에 존재하는 현생 인류 집단들 사이의 DNA 다양성이 너무나 커서 이 집단들이 모두 단일한 집단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유전적 증거와 화석 증거는 연구 결과를 똑같이 뒷받침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지역을 통한 초기 인류의 상이한 육체적 형태들은 인류의 기원이 공통적인 한 지점이 아닐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화석 연구 결과를 통해서 우리는 전 대륙에 걸쳐서 모자이크처럼 생긴 일정한 형태를 추적할 수 있는데 이는 현생 인류와 비슷한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질이 서로 다른 시간대에 다른 장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는 이러한 집단들이 서로 분리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옥스포드 대학과 맥스 플랭크 인류역사 과학원의 고고학 분야에서 연구 중인 엘리노 세리(브리티시 아카데미 박사후 과정)는 말했다.

그리고 화석 연구 결과를 뛰어넘어, 연구자들은 다양한 초기 인류 집단들은 바로 그 아프리카 지역의 강들, 사막들, 밀림들에 존재하는 생태적인 이유 때문에 넓은 지역에서 이질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까지 주장한다. 그리고 다른 물리적 장벽들 때문에도 초기 인류의 집단들은 세분화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인다.

“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관련된 모든 고고학적, 유전적 증거들과 화석 자료들 그리고 환경 데이터들을 함께 조사해서 현장 중심으로 생성된 선입견들과 추측들을 제거해나갔으며, 전 아프리카에 걸친 모자이크처럼 생긴 일정한 형태라는 기원설이 우리가 지닌 데이터와 더 잘 부합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고 엘리노 세리 박사는 말했다.

세리 박사와 동료들의 새로운 이론은 현생 인류의 범아프리카 기원설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한다. 이 이론은 인류의 선조들이 아프리카 대륙의 남부 한쪽 끝단에서 출발하여 북부 해안까지 계속 존재해온 다양한 집단들 속에서 진화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연구자들은 인류가 우리의 기원과 과거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서로 다른 호모사피엔스 집단들로부터 어떻게 다른 집단들이 발생하였는지 되돌아보기를 원한다.
  세리 박사는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공통 조상에 대한 어떤 중요한 의문점을 풀 실마리에 도달했지만, 동시에 한 번도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는 새로운 난관에 봉착한 것이기도 하다.”

6677sky@naver.com

최석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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