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셰보레에 새 타이어 끼는 동안 낡은 차체 해체하는 꼴".. 미 언론, 협상 장기전 우려
북미 "셰보레에 새 타이어 끼는 동안 낡은 차체 해체하는 꼴".. 미 언론, 협상 장기전 우려
  • 박 정규 기자
  • 승인 2018.07.26 06:15
  • 수정 2018.07.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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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는 25일 '북한, 서해위성발사장 핵심시설 해체 시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해체작업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2016년 2월 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광명성 4호 발사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38노스는 25일 '북한, 서해위성발사장 핵심시설 해체 시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해체작업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2016년 2월 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광명성 4호 발사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물가에 발가락을 담근 채 방심하지 않고 상대방을 쳐다보다 이따금 뭍으로 발을 다시 빼기도 한다. 둘 중 어느 쪽도 먼저 앞서서 과감한 물장구를 칠 준비는 안 돼 있다"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이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것을 두고 미 시사지 애틀랜틱은 25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대화가 '작은 승리들(Small victories)'의 영역에 진입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현주소와 전망을 이렇게 비유했다.
 
상대방의 '패'를 예의주시하며 탐색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간중간 성과물들을 얻어나가는 지난한 장기전의 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이다.
 
애틀랜틱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신고하고 이를 해체하는 로드맵에 합의하거나 미국이 미래의 평화 협정에 대한 '서곡' 차원에서 종전선언을 하는 등 어느 한쪽이 과감하게 먼저 치고 나갈 준비는 안 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그런데도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착수 조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이행하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없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비확산 전문가인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멀리사 해넘 선임연구원이 지적한 대로 북한이 엔진 설계 기술을 확신, 대량 생산으로 옮겨가는 단계라면 시험용 발사대가 더는 필요하지 않을 수 있는데다 추가 시험이 필요하면 발사대는 언제든 다시 세울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CNN방송의 윌 리플리 기자도 트위터에 "서해위성발사장을 해체하는 것은 포르셰 차량에 새 타이어를 끼는 동안 낡은 쉐보레 차량을 해체하는 것과 같다"고 그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또한 감독관의 현장 참관이 이뤄지지 않은 이번 해체는 '비핵화 조치'에 대해 외부 검증을 거부하는 북한의 태도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고 애틀랜틱은 지적했다.
 
하지만 이 시험장이 핵무기를 미국 본토까지 운반할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개발에서 역할을 해온 것은 맞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애틀랜틱은 전했다.
 
북한의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착수는 우리 정부의 비무장지대(DMZ) 내 GP(감시초소) 병력과 장비에 대한 시범적 철수 추진, 북미 간 한국전 참전 미군유해 송환 논의 등과 맞물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여전히 신뢰구축에 있어 초기의 취약 단계에 놓여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애틀랜틱은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평화와 군축이라는 거대한 비전에서는 아직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애틀랜틱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들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3차 평양방문 등이 명확히 보여주듯 우리는 이제 막 정체와 차질, 작은 승리들로 점철된 시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애틀랜틱은 양측간에 선의를 발전시켜 나가는 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새삼 놀랄 일이 아니라며 북미가 70년간의 적대관계를 딛고 비핵화와 새로운 관계를 동시에 추구해 나가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의 이달 초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이와 관련, 최근 북미 간 교착상태는 비핵화 협상이 가는 방향을 보여준다고 애틀랜틱은 전했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1년 내 핵 해체론'을 들어 북핵 문제의 조기 해결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정작 협상이 '매우 빨리' 결론 나는 경우는 요란스러운 실패로 귀결되는 경우 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만약 협상이 성공하게 된다면 그것은 훨씬 더 장기적 문제가 될 것을 의미한다고 애틀랜틱은 전망했다.
 
실제 싱가포르 회담 직후 북한의 핵 위협이 사라졌다고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속도제한도 시간제한도 없다. 우리는 과정을 밟아갈 뿐"이라며 장기전을 기정사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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