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칼럼] 현대기아차, 한 줄기 희망의 빛...'위기를 기회로'
[WIKI 칼럼] 현대기아차, 한 줄기 희망의 빛...'위기를 기회로'
  • 김 완묵 기자
  • 승인 2018.07.28 11:56
  • 수정 2018.07.31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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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두 주 동안 두 번의 큰 일을 해냈다.

첫 번째는 지지난주 집행부가 파업을 조기에 중단하고 상당히 기대에 못 미치는 임금협상안에 가조인을 한 것이다. 두 번째는 그 미약한 협상안에도 노조원들이 65% 정도의 지지를 보여주며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다.

이는 8년 만에 노사 협상에서 거둔 성과이고 자동차 업계가 어렵다는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노사가 협력해서 '한번 해보겠다'는 한줄기 희망의 빛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는 물론 올해 상반기 굉장히 어려운 국면을 겪어왔다. 국내에서 현대기아차는 판매량이 정체돼 있는 상태로 수입 자동차의 기세가 무섭게 전개되고 있다. 고급차에서 언젠가 우리 시장을 통째로 내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싹트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 판매가 작년보다 회복되고는 있지만 사드 압박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은 여전히 멀게 느껴진다. 게다가 미국 시장에서는 실적이 지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과거 위상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인도, 러시아 등 신흥 국가들과 유럽에서 판매가 확대되고는 있지만 대세를 반전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이 있다.

이런 차에 가장 고민거리였던 노사분쟁을 최소화하고 손을 맞잡은 것은 반전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7년 동안 현대기아차는 매년 임금 협상을 앞두고 분쟁과 파업이 끊이지 않았다. 판매 상황이 좋든 나쁘든 노조는 으레 파업을 해야 자신들의 본분을 다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듯했다. 이런 노사 관계의 불협화음과 경직성은 급기야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현대기아차 브랜드 가치를 크게 떨어뜨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떨어진 브랜드 가치는 결국 시장 점유율 감소로 이어지고 자동차 판매량 감소와 영업이익 축소로 파급됐다. 지난해와 올해는 외부변수마저 가세해 국내 자동차 산업을 더욱 어려운 지경으로 몰고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반전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에서는 3년 만에 개별소비세 인하 카드가 제시돼 판매량을 늘릴 기회를 맞았다. 다만 늘어나는 수입차 판매량을 잘 극복하고 시장 점유율을 수성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5월과 6월에 전년 대비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하반기에도 여세를 몰아가는 한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속에서 한국 브랜드 판매량을 늘릴 기회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시장에서도 상반기에 재고를 상당 부분 떨군 만큼 신차 SUV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가장 염려되는 것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 폭탄의 가능성인데, 우리 정부와 업계가 공동 전선을 형성해 막판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유럽과의 협상에서 다른 부문의 양보를 받아들이는 대신 자동차 고율관세는 유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악의 국면은 비껴가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이를 참고할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특히 현대차 노사는 향후 분쟁과 갈등보다는 협력과 상생의 길을 걸었으면 한다. 반목으로 스스로 공멸의 위기에 빠졌던 과거를 반성하고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백년대계를 함께 그려 가는 노사관계가 형성되기를 희망한다. 또한 자동차 업계의 맏형으로 완성차가 잘 팔려야 부품업계도 살아날 수 있음을 감안해 협력업체와도 최대한 상생의 길을 걸었으면 한다.

자동차 업계는 국내 최대의 일자리 보고다. 광주형 일자리 등 지역사회와도 소통을 강화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했으면 한다. 아울러 정부는 업계의 고민을 최대한 반영해 규제를 풀어주고 국산 자동차가 점유율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제도 개혁에도 신속하게 나서 주길 바란다.

여전히 비싼 외제차를 자기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사제차로 굴리는 얌체 사장들이 많다. 이런 제도적 맹점을 고치려는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외산 자동차 구매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하기 힘들겠지만, 적어도 외산 고급차 구매가 혜택이 되는 역차별 세금 구조는 바꿀 수 있다고 본다.

어려운 때 노사와 민관이 함께 노력해 우리 자동차 산업을 다시 살리는 기회로 삼아주기를 바란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

kwmm307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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