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쿼녹스・클리오의 부진…완성차업계, 기로에 선 수입차 전략
이쿼녹스・클리오의 부진…완성차업계, 기로에 선 수입차 전략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08.02 12:51
  • 수정 2018.08.02 12: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지엠과 르노 수입차, 신차 효과 못 거둬
수입차에 관대한 국내 고객, 쉐보레와 르노엔 엄격
쉐보레 이쿼녹스 [사진=한국지엠 제공]
쉐보레 이쿼녹스 [사진=한국지엠 제공]

한국지엠의 이쿼녹스와 르노삼성의 클리오가 출시 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수입차 전략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각각 경영 정상화와 실적 개선을 위해 들고 나온 전략 중 하나가 바로 미국과 유럽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을 수입해 신차 효과를 보자는 것이었다.

국내에서 판매된 적이 없는 만큼 이쿼녹스와 클리오는 국내에서는 신차에 가까운 모델임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성패는 예상대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클리오와 이쿼녹스는 각각 5,6월 출시됐는데 7월 들어 성적이 오히려 곤두박질쳤다. 르노 클리오는 6월 549대가 판매됐는데 7월에는 351대로 전월 대비 36.1% 급감했고, 이쿼녹스는 첫 달 385대로 시작해 7월에는 191대로 전월 대비 50.4%나 추락했다.

한국지엠과 르노가 국내 생산차가 아닌 수입차를 판매하는 것은 의미가 남달랐다. 한국지엠은 경영정상화 첫 단계로 이쿼녹스를 선택했고, 르노도 올해 별다른 신차 발표가 예정돼 있지 않았던 만큼 수입차 전략의 중요성이 높았다.

이들 업체들이 선택한 차종도 각각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로 국내 시장에서도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에서 우려했던 부분이 그대로 현실화됐다.

우선 르노 클리오는 해치백 모델로 국내에서는 성공한 전례가 없다. 해치벡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차 시장인 만큼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었고, 결론적으로 아직까지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SUV 모델을 선택한 한국지엠 역시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다. 6월 385대 판매까지만 해도 기대감이 있었지만 7월에 반토막이 나면서 소비자의 선택이 갈린 듯하다.

같은 중형 SUV 경쟁 차종인 현대차의 싼타페는 5개월 연속 국내 베스트셀링카 1위에 선정됐다. 준중형부터 대형까지 선택지가 널린 SUV 차종인 만큼 고유의 매력을 어필하지 못하는 이상 쉽사리 성공을 예측하기 힘들다.

소형차 시장에 활력을 주고 있는 르노 클리오 [사진=르노삼성 제공]
소형차 시장에 활력을 주고 있는 르노 클리오 [사진=르노삼성 제공]

◇ 향후 마케팅 전략에 미치는 영향은?

국내 두 완성차업체가 과감한 마케팅 전략으로 선택한 인기 모델 수입이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수입차 정책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고 할 수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수입차에 기대했던 부분 중 하나는 ‘쉐보레’와 ‘르노’라는 브랜드 강화다. 현재 한국지엠은 제품에 있어서만큼은 한국지엠이 아닌 ‘쉐보레’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노조 문제와 경영 악화로 인한 이미지 탈피를 위해 제품에 있어서는 철저히 ‘한국지엠’을 배제하고 ‘쉐보레’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간 상태다.

쉐보레 수입차를 선보인 것도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이 수입차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개선된 만큼 ‘수입차’ 가격에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할 수 있다.

르노삼성도 마찬가지다. 얼마 남지 않은 삼성과의 브랜드 계약기간에 클리오는 ‘르노’라는 독자 브랜드 시험대에 오른 첫 타자였다. 그러나 첫 타자가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어 삼성과의 결별도 그만큼 쉽지 않아진 셈이다.

분명한 것은 아직 ‘쉐보레’와 ‘르노’가 고객들에게 온전히 수입 브랜드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입차 프리미엄이라 할 수 있는 높은 가격이 오히려 국내에서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라는 이유로 낮은 가격에 판매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후속 수입 모델로 거론되고 있는 GM의 트래버스와 르노의 마스터 혹은 캉구도 기대감보다 부담감이 커지게 됐다. 한국지엠과 르노의 경쟁 상대가 수입차들이 아닌 현대기아차인 만큼 판매가격 등 이에 부합하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고객들에게 다시 한 번 외면당할 수도 있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고객들이 수입차에 다소 관대한 성향을 갖고 있다”면서도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수입차에 대해서는 국산차와 비슷한 시각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msh14@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