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앱처럼 성형해주세요."

‘스냅챗 이상증후군’ 현상 때문에 성형수술의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성형수술을 원하는 희망자들은 자신들이 닮고 싶은 연예인들의 사진을 들고 성형외과를 찾았지만, 이제 사람들이 앱으로 필터링한 이미지를 들고 성형외과를 찾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아름답게 편집해서 보는 사람들에게 내보인다. 그러나 실제 이미지와 조작된 이미지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세상이 펼쳐지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최근 자마안면성형의학(JAMA Facial Plastic Surgery)을 통해 발표된 연구에서 ‘스냅챗 디스모피아(스냅챗 변형증후군)’이라는 새롭고도 놀라운 흐름이 발표됐다.

‘스냅챗 변형증후군’은 사람들이 스냅챗(Snapchat)같은 앱 플랫폼을 이용해 SNS 상에서 편집되고 필터링한 이미지처럼 성형을 하고자 하는 현상을 말한다.

사람들은 SNS 앱이 제공하는 수십가지 필터를 이용해 손쉽게 자신의 얼굴을 홀쭉하게 하거나, 눈을 크게 만들고, 코를 작게 줄여볼 수 있다.

성형외과 의사들은 앱으로 변형된 이미지를 실생활에서도 적용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음을 직감하고 있다.

지금까지 성형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선망하는 연예인이나 특정 부위가 닮고 싶은 모델 등의 사진을 들고 성형외과를 찾았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앱을 이용해 필터링 되고 편집된 자신들의 이미지를 들고 나타난다. 연구자들은 앱을 이용하는 성형 의뢰가 기존의 유명인을 닮고자 하는 욕구보다 훨씬 깊고 은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연구 결과는 “현실과의 괴리 때문에 필터링한 이미지가 확산되는 현상은 개인들의 자존감에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신체변형장애(Body Dysmorphic Disorder, 身體變形障礙)’라는 병적 현상까지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스냅챗 디스모피아(스냅챗 변형증후군)’는 솔직히 말해 인구의 2% 정도가 앓고 있는 신체변형장애라는 일종의 질병으로, 자신의 용모를 대상으로하는 병적 상상이나 별 것 아닌 결함에 집착하는 증세를 그 특징으로 한다고 ‘미국 불안·우울증협회(the Anxiety and Depression Association of America)’는 설명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체변형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불완전을 감추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며, 강박적으로 피부에 손을 대고, 외모의 변형을 위해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자주 찾는다.

한편 스냅챗 디스모피아 군에 속하는 사람들 중에는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아 앱에서 필터링된 이미지대로 즉각적으로 고쳐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자주 있다.

“가끔 찾아오는 환자 중에는 '얼굴의 모든 점들을 이번 주까지 모두 빼주세요'라거나 '내일까지 빼주세요'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바로 앱에서 필터링한 사진들이 그걸 가능하게 해주었기 때문이지요.”

이번 연구자 중의 한 사람이며 보스턴 의과대학 피부과 교수인 닐람 바쉬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앱에서는 얼굴 부위의 원하지 않는 요소를 쉽게 빼버릴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나는 컴퓨터 앱이 아니다. 사람들을 조금 더 아름답게 변형시킬 수는 있지만 일주일 안에 완성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앱처럼 100% 완벽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55%의 의사들이 셀프카메라 이미지를 들고 찾아와 성형을 원하는 환자들에 대해 보고를 했는데, 이는 2016년에 비해 13%가 늘어난 수치이다.

셀프카메라의 출현 이전에는 코 성형을 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콧등을 깎아달라는 요구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셀프카메라의 이미지를 뚫어지게 들여다 본 결과 환자들은 코 전체의 수술이나 안면의 비대칭을 교정하려는 큰 수술에 관심이 있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코 성형수술이 아직은 셀프카메라에 나타난 외모를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 환자들에게 인기 있는 시술이라면 모발을 이식하고 눈꺼풀을 수술하는 것은 스냅챗 디스모피아 현상을 대표하는 시술이라고 전문의들은 설명하고 있다.

6677sky@naver.com

최석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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