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박찬구’ 지향점 다른 형제의 달라진 명암
‘박삼구-박찬구’ 지향점 다른 형제의 달라진 명암
  • 양 동주 기자
  • 승인 2018.08.08 16:13
  • 수정 2018.08.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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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오른쪽) [연합뉴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오른쪽) [연합뉴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자가 올 초부터 온갖 구설에 휘말렸다면 후자는 연이은 호재로 함박웃음을 짓는 양상이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지난 2009년 대우건설 매각 등을 놓고 갈등하다 ‘형제의 난’이라 불리는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두 사람의 대립이 길어지는 동안 금호그룹은 실적 부진과 구조조정을 겪는 등 어려움이 가중됐고 급기야 2015년 말 대법원 판결을 통해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그룹은 계열분리 수순을 밟았다. 이때부터 금호석유화학그룹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라는 이름만 공유할 뿐 독자 생존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계열분리 후 2년간 두 회사는 눈에 띌 만한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고 여론의 중심에서도 한동안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전혀 다른 이유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어느 때보다 우울한 시기를 보내는 중이다. 박삼구 회장은 올해부터 운수·건설·항공 부문을 삼각축으로 그룹 재건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었지만 연이은 악재가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은 700% 수준에 달하는 부채비율이 골칫거리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4조600억원이던 차입금 규모를 지난달 기준 3조3300억원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428억원) 대비 11.2% 감소한 380억원에 그쳤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초 불거진 ‘기내식 공급 대란’에 이어 항공기 기체 결함이나 정비 부족 등이 연이어 보고되면서 신뢰도에 상처를 입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항공편 지연률은 7.77%로, 저비용 항공사를 포함한 국내 항공사들 가운데 가장 빈도가 높다.

더 큰 문제는 오너리스크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외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는 사실이다. 올 초부터 박삼구 회장은 승무원에 대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예상치 못한 ‘오너리스크’를 떠안아야 했다. 지난달 1일에는 박삼구 회장의 딸 세진씨가 금호리조트 상무로 선임되면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그룹의 고공행진과 함께 재계의 주목을 한껏 받고 있다. 

시작은 올 초 '금호'라는 상표를 놓고 불거진 분쟁이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4부는 지난 2월 8일 금호아시아나 계열사인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이전등록 청구 소송'과 관련해 2015년 7월 양사의 공동 소유를 인정, 원고 패소를 판결한 1심과 같이 금호산업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같은 결과는 형제간 자존심 싸움에서 박찬구 회장이 우위를 점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상표권 소송을 통해 주목도를 올린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의 연이은 어닝서프라이즈를 통해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165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48.1% 증가한 영업이익 1535억원을 달성했다.

증권가는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총 영업이익을 전년(2626억원) 대비 110% 이상 늘어난 5530억원 가량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1년 영업이익 8390억원을 기록했던 금호석유화학은 이듬해부터 합성고무 시황 침체 등으로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쳤고 한때 영업이익이 1000억원 중반대로 떨어지는 등 고전을 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 내부에서도 박찬구 회장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과 직원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박삼구 회장의 퇴진과 박찬구 회장에 대한 협조 요청을 공식화했다. 

노조는 “반년 내 돌아오는 2조원의 만기채권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상태서 법정관리와 제3자 매각과 같은 상황은 모두에게 상처만 남길 것”이라며 “박찬구 회장에게 과거에 대한 사과와 미래를 위한 협조요청을 하라”고 요구했다.

[위키리크스한국=양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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