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잃어가는 동부제철, 산업은행 지원 절실
가치 잃어가는 동부제철, 산업은행 지원 절실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08.09 15:42
  • 수정 2018.08.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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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워크아웃 만료 앞뒀지만 매각 소식 잠잠
감산에 투자 실종, 수요 고객 이탈 및 경쟁력 약화 우려
동부제철 공장 전경 [동부제철 홈페이지]
동부제철 공장 전경 [동부제철 홈페이지]

동부제철이 오는 10월 워크아웃 기한이 만료되지만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 측은 동부제철의 금융비용 감소를 위해 올해 초 채권단 포함 대주주들의 무상감자를 실시했고, 전기로 매각 시도 등 유휴 자산 매각을 진행하는 등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철강업계 내 동부제철을 향한 시선은 차갑기 그지없다. 산업은행이 바라는 매각금액과 업계에서 바라보는 인수비용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동부제철과 동부인천스틸 패키지 매각을 원하고 있지만 국내 철강업체 중에서 동부제철 인수에 크게 메리트를 느끼고 있는 업체들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시간이 지날수록 동부제철의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도 산업은행이 원하는 수준의 매각 현실가능성을 낮게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 철강 업계 내에서는 산업은행이 철강 제조업에 대한 이해도 부족으로 동부제철이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기업 중 동부제철은 그나마 상태가 좋은 편에 속한다. 비록 지난해 118억 영업손실을 봤고 올해 상반기도 상황이 좋지 않지만, 2015~2016년에는 각각 786억원과 14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동부제철의 워크아웃 기한 만료가 다가오면서 소문은 무성하지만 정작 워크아웃 연장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7월 현대제철에서 동부제철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제철의 인수 얘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은 당진에 현대제철과 인접해 있는데다 자동차 외 수요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부인천스틸은 현대제철에 굳이 인수할 이유가 없는데다 지속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추며 재무건전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현대제철이 빚더미에 올라 있는 동부제철을 인수하기엔 파격적인 조건이 아닌 이상 쉽지 않다. 동부인천스틸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동국제강과 세아씨엠 역시 높은 가격에 한 발 물러난 상황이다.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면서 동부제철과 동부인천스틸의 재합병 검토에 대한 소식도 있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결정으로 보인다. 동부제철 측에 따르면 현재로선 워크아웃 연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인천스틸 부지 매각은 상업용도로의 전환 벽에 막혀 실현 가능성이 낮고 전기로 매각 역시 이란 제재로 인해 수포로 돌아갔다. 산업은행 측에서는 매각을 하고 싶지만 철강업계가 침체를 맞이한 상황에서 영업이익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동부제철은 큰 메리트가 없다.


◇ 투자 없어 ‘도태’, “기업가치는 계속 하락”

철강업계에서 바라보는 동부제철의 장기적 그림은 투자가 없어 결국 도태될 것이라는 것이다. 동부제철 내부에서 가장 우려하는 바도 바로 이 부분이다.

산업은행의 철강업에 대한 이해도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는 철강업계에 공통적으로 바라보는 부분이다. 작년부터 시황이 나빠지기 시작하자 가장 먼저 감산에 나선 철강업체가 바로 동부제철이다.

철강 제조업이 장치산업인 만큼 공장가동률은 고정비 확보를 위해 가장 첫 순위로 꼽히는 요인이지만, 산업은행 측에서는 수익이 나지 않는 부분의 판매를 과감하게 중단시켜버렸다.

이 경우 당장의 실적 개선은 이뤄질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수요가를 잃을 수밖에 없다. 동부제철의 가장 큰 장점이 건자재 부문의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꼽히고 있는데 이러한 정책은 수요 고객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문제는 설비 투자다. 동부제철은 열연 부문 투자에 실패한 이후 본업인 냉연 부문 투자를 거의 진행한 적이 없다. 동부인천스틸의 설비는 30년이 된 노후 설비들이다.

경쟁사들이 신규 설비들을 투자하고 고급제품들을 생산하며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동부제철은 고급제품을 거의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동부제철의 장점이 가전, 건자재, 자동차용 강판 등 업계 내에서 가장 다양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인데 설비 투자를 하지 못해 고급제품 부문에서 경쟁사에 밀리고 일반제품은 중국산에 쫓기고 있다.

동부제철 내부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 측에 투자에 대한 설명에 나서고 있지만 설득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너무 숫자만 보고 있다. 그저 이익을 내는 것에만 치중해 회사의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것 같다”며 “수년 째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동부제철은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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