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대조선(대북) 제재 압박 소동에 혈안이 돼 있다"고 비난한 가운데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미국의 다른 인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설득하기 쉬운 상대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미국 일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지난달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우측) 장관이 방북해 북한 측과 협상하던 도중 교착상태에 빠지자, 북한 관리들이 그에게 밖으로 나가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보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북한이 9일 오후 늦게 내놓은 담화에서 북미 사이에 신뢰 구축을 기대한 북측의 기대와 달리 미국 행정부의 일부 고위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역행해 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한 내용을 전하면서, 미국 일부 관리들의 이 같은 평가를 소개했다.
정통한 미국 관리들은 로이터에 북한이 비핵화 시간표와 핵탄두 보유 규모 공개에 관해 동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의 핵탄두 숫자를 30∼60개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또 북한이 북미간 협상에 사용되는 주요 용어의 정의나 핵실험 장소와 관련한 조사에 대해 어떤 동의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는 미국이 북한에 6∼8개월 이내에 핵탄두의 60∼70%를 이양하고 미국 또는 제3국이 이를 확보해 제거한다는 내용의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했지만, 북한이 이를 수락하지 않고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북한의 외무성 담화는 이번 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북 제재의 엄격한 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실행에 나서라고 강조한 이후 나왔다.
앞서 5일에는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났던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리 외무상의 포럼 발언(연설)에 대해 "지속적인 비핵화 이행 약속을 명확히 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
gwyoun17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