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수첩] 한국철강협회장 선임…공수표가 된 세계철강협회장직
[WIKI수첩] 한국철강협회장 선임…공수표가 된 세계철강협회장직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08.16 16:06
  • 수정 2018.08.16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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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전 회장 2019년 세계철강협회장 예정 불구 사퇴
국내 철강 산업 가장 중요한 시기에 영향력 행사 못 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한국철강협회장 선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철강협회장은 모두 역대 포스코 회장들의 차지였다. 오는 24일 열리는 철강협회 임시총회에서 최정우 회장이 한국철강협회장으로 선임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는 10월 예정돼 있던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의 세계철강협회장 부임은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해 열린 세계철강협회 연례총회 이사회에서 임기 3년의 회장단에 선임됐다. 올해 세계철강협회 부회장을 맡았던 권 회장은 규정에 따라 내년에는 회장에 부임할 예정이었다.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에 선임되면 규정상 1년차 부회장, 2년차 회장, 3년차 부회장의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올해는 직전 부회장이었던 신일철주금의 고세이 신도 사장이 회장직을 맡았고, 직전 회장이었던 뉴코어 존 페리올라 사장은 부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권오준 회장은 올해 10월 역대 김만제 회장과 이구택 회장, 정준양 회장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세계철강협회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중도 사퇴로 인해 기회를 날려버렸다.

현재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의 이사회 및 집행위원 선임을 추진하고 있지만, 권오준 전 회장에게 약속된 세계철강협회장직을 승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은 현재 국제 정세가 우리나라 철강 무역에 좋지 않은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권오준 전 회장이 세계철강협회장 자리에 앉았다면 국내 철강업계를 위해 할 일이 좀 더 많지 않았을까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비록 권오준 전 회장이 자진 사퇴 형식으로 떠났지만, 정치권의 압박에 못 이겨 사퇴를 했다는 세간의 의심을 지우기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정치권에서 이번 포스코 회장 선출에 형식적으로 과거와 같이 개입을 하진 않았지만, 권 회장의 사퇴만큼은 정치권 압박이라는 의심을 지우기엔 증거가 부족하다.

결국 세계철강협회장의 자리에 올라 한국 철강 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에 활약할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새로운 회장을 맞아 새롭게 도약하는 기회를 맞았을 수 있지만, 철강업계 전체로 봤을 때는 세계철강협회 톱의 자리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를 놓친 것이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의 철강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에 무관세 수입을 허용한 상황에서 중국 내에서는 반덤핑을 제소를 맞고 있고, 미국에서는 반덤핑 관세와 함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25%의 관세를 부과 받았다.

또 유럽에서마저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등 전 세계에서 한국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때리기에 뭇매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결국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는 일이기에 영향력을 떨칠 수 있는 세계협회장 자리가 아쉬운 것은 포스코뿐만이 아닐 것이다.

정치권이 포스코 회장 선출에 개입을 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는 정치권에 의해서 이러한 기회가 박탈당하는 경우 또한 사라져야 한다.

예정된 세계철강협회장 자리를 이렇게 허무하게 내주는 것은 오히려 한국 철강 산업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처사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msh14@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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