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50만원으로 사직을 도와주는 일본 업체
[WIKI 프리즘] 50만원으로 사직을 도와주는 일본 업체
  • 최정미 기자
  • 승인 2018.08.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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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비용으로 사직 처리를 도와주는 업체가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유투브 캡쳐]

직장을 그만두고 싶지만 직접 사직을 말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일본 근로자들이 상사에게 대신 사직을 알려주는 ‘엑시트(Exit)’라는 유료 서비스 업체를 이용하고 있다.

더 이상 직장에 나가고 싶지 않은 이러한 사람들은 정규 근무직을 그만두는 것을 도와주는 대가로 엑시트에 한화 약 50만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파트타임직의 경우는 약 40만원을 지불한다. <재팬 타임즈>의 보도에 의하면 재이용자들은 약 10만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도쿄에 기반을 두고 있는 엑시트는 어릴 때부터 친구 사이인 오카자키 유이치로와 니노 토시유키가 세운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작년에 이 회사를 설립했고 흑자에 돌입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오카자키는 ‘확실히 수요가 있다. 사람들이 사직하는 것을 왜 어렵게 생각하는지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없지만, 이런 환경이 일본에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업체의 메시지가 환경 변화의 새 가능성을 강조하는 한편, 문밖으로 달려나가는 사람의 회사 로고는 고객들이 그저 현재 상황을 탈출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회사가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엑시트는 홈페이지에 고객들을 도와준 사례들을 올렸다. 상당수가 20대에서 30대이고 영업직에서 웹제작, 레스토랑 셰프까지 직업군이 다양하다. 일이 본인들에게 맞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그 외상사와의 문제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한 이직을 이유로 들었다.

이 퇴직 대행업체는 고객들이 그만두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모면하게 해주고, 사직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상사들의 시도를 막아줬다고 말한다.

오랜 세월 일본의 근로 문화는 일생의 커리어를 한 직장에서 보내야 한다는 관념에서 맴돌았다. 그러나 이러한 충성심에 대한 관념이 최근 깨지기 시작했다. 근로자들의 우선 순위에서 직장은 벗어나고 있고, 지금은 일본의 낮은 실업률 덕분에 선택권이 많아졌다. 2018년 현재 일본의 실업률은 2.5% 이하이다.

‘이직한 근로자들의 수가 7년 연속 증가해서, 2017년에는 3백만 이상에 도달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지난 3월에 일본 총무성의 자료를 근거로 보도했다.

그래도 여전히 2017년 일본 근로자들의 이직 수는 전체 노동력의 5퍼센트를 밑돌았는데, 이는 아직도 일본 근로자들이 상사들에게 일을 그만둔다고 말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드물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도약을 원하는 사람들을 엑시트가 도와주는 것이라고 한다. 엑시트는 떠나는 직원과 곧 전 직장이 될 회사 사이의 완충 역할을 한다. 이들은 상사에게 방금 직원 한 명을 잃었다고 통보하고 기본 요구사항들을 전달한다. 그러나 퇴직 수당 문제와 같은 복잡한 일들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엑시트가 개입한 후에는 전 직원과 회사는 이메일로만 소통한다.

니노는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심란한 일이 될 수 있다. 우리가 그런 부담을 대신 짊으로써 안심할 수 있게 해준다’고 <재팬 타임즈>에 말했다.

일본의 노동 규칙에 의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근로자들은 2주 전에 알리도록 되어 있다. 휴가 기간을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근무 할당량을 채우도록 하고 엑시트가 사직 통보를 하는 것은 일본의 여성 가족 전문 미디어 <새비 도쿄(Savvy Tokyo)>에서 다룬 바 있는 근무지 에티켓 가이드라인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다.

<새비 도쿄>의 내용을 보면, 전통적으로 많은 근로자들이 최소한 한 달 전 사직 통보를 하고 사직 관련한 계획에 대해 상사와 직접 대면해서 상의를 해야 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또한 이러한 에티켓에 따르면 정식 사직서가 필요하고, 사직하는 직원은 동료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작은 선물들을 나눠주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세부사항들을 제쳐 놓고 엑시트는 일본 경제의 성장하는 분야에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재팬 타임즈>는 경쟁 업체들이 생겨났고, 엑시트가 벤쳐캐피탈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고 보도했다.

6677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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