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미국 원주민 여성의 94% 강간 및 성추행 경험
[WIKI 프리즘] 미국 원주민 여성의 94% 강간 및 성추행 경험
  • 최석진 기자
  • 승인 2018.08.29 16:08
  • 수정 2018.09.09 0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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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주민 인디언들 [사진= 연합뉴스]
미국 원주민 인디언들 [사진= 연합뉴스]

미국 시애틀에 거주 중인 미국 원주민 여성 중 94%가 살면서 최소한 한 번 이상 강간을 당한 적이 있으며, 원치 않는 성행위를 강요받은 적이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도시인디언 보건기구(the Urban Indian Health Institute)’와 ‘질병 통제 및 예방 센터(the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가 발간한 이번 최신 보고서는 인디언보호구역을 벗어나 도시에서 거주하는 미국 원주민 여성들의 성폭행 및 성추행 경험을 조사한 최초의 자료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원주민들의 71%가 도시 환경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번 보고서가 갖는 시사점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사에 응한 148명의 여성 중 94%가 강간을 당하거나 성 행위를 강요받은 적이 있다고 답을 했으며 69%는 길거리에서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86%는 ‘역사적 트라우마(historical trauma)’로 고통을 받는다고 답했다. ‘역사적 트라우마’는 식민지화와 역사적 압박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세대를 이어 대물림되는 현상을 말한다.

시애틀에 근거를 둔 미국 인디언 여성들과 알래스카 원주민 여성들의 성폭행 경험을 자세히 조사한 이번 보고서에는 조사에 응한 여성들의 절반 이상(53%)이 조사 당시 노숙생활로 연명 중이었음도 드러났다.

안정적인 주거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이들이 강간이나 성추행의 위협에 더 쉽게 노출되어 있음을 입증한다.

이보다 앞서 ‘도시인디언 보건기구’ 아비가일 에코-호크 국장은 2016년 사무실 구석의 서랍 맨 아래 칸에서 설문조사 결과를 발견했었다. 하지만 당시 보건기구 측은 단순히 이 설문조사를 공표하는 데 그치고 말았었다.

나흐 일라히 기금(the Na’ah Illahee Fund)의 토착 여성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수잔 발바스 변호사는, 원주민 단체들은 원주민 여성들을 대상으로 저질러진 성폭력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외부인들이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염려를 많이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원주민 공동체가 높은 성폭력 비율과 노숙 비율을 해결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움직여야할 때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제 공동체 내의 폭력 문제를 인식하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말로 진지한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발바스 변호사는 ‘시애틀 타임즈’에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유산에 대한 문제예요. 토착 사회에 영향을 미친, 지금도 진행 중인 식민지화와 식민지 정책의 유산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요. 원주민 사회에 상처를 남긴 의도적인 정책 때문입니다.”

시애틀 시의회의 데보라 주아레스 의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우리 공동체 내에서 성폭력을 주제로 벌어질 많은 토론의 첫 관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원주민 여성들 대상의 성폭력 비율이 높다는 점을 막연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점에 대해 더 분명히 인식하고 뭔가 행동에 옮겨야 할 때입니다. 지금 그러한 때가 닥친 겁니다.”

‘도시인디언 보건기구’를 감독하는 일을 하는 비영리기구 시애틀 위생위원회의 CEO인 에스터 루세로는 성폭력 비율이 이처럼 높고 이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이유는 심층적이고 복잡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러한 이유 중 일부는 식민지화에 따른 역사적 트라우마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내용은 보고서에 ‘집단 트라우마와 대량학살의 역사에서 기인한, 한 사람의 삶 속에서, 그리고 세대를 이어오면서, 오랫동안 축적된 감정적이고 심리적인 손상’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역사적 트라우마는 폭력이 순환되는 모양으로 나타나는데 그 안에서는 폭력을 이겨낸 사람 그 자체를 가해자로 바라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녀는 원주민들의 전통을 빼앗는 방식으로 원주민 공동체들을 동화시키려하는 기숙학교들의 현재 모습이 우리들 가정이 해체되는 살아있는 현장이라고 주장했다.

에스터 루세로는 여성들은 가치가 덜하고 재산에 불과하다는 문화를 각인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 식민지화는 토착 여성들의 비인간화에 박차를 가했다고 말했다.

2016년 5월로 되돌아가, 미국 법무부가 시행한 연구에서는 (인디언보호구역 내외에서 거주하는) 2천명이 넘는 미국 원주민 여성들과 알래스카 원주민 여성들 중 56%가 성폭력과 강간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었다.

이 때의 조사는 이러한 높은 수치의 성폭력 비율은 결함이 많은 부족 내의 사법 구조와 지역에서의 법집행 수단의 부족 및 기금의 결핍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았다.

미국 원주민들의 경우 낮은 교육 수준과 부실한 의료 제도, 열악한 주거 여건, 그리고 높은 빈곤율에 직면한 경우가 많다.

미국 원주민들의 역사는 대량 학살과 부족들부터의 토지, 언어, 의식(儀式) 등의 전반적인 문화에 대한 약탈로 점철되어있다. 최근에는 부동산과 카지노를 둘러싼 문화적이고 법률적 싸움의 형태를 띠고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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