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의 기관영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출연금 규모 또한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5대 시중은행이 대학·병원·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한 출연금은 1081억원으로 전년 동기(953억원) 대비 1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334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동기 315억원 대비 6% 증가한 규모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 285억원(17.3%) ▲KEB하나은행 223억원(6.2%) ▲우리은행 175억원(19%) ▲KB국민은행 63억6000만원(66%)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대형 기관을 유치를 통한 우량 고객 확보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 등을 위해 출연금을 활용하고 있다. 대형 기관들은 주거래은행을 선정 기준 항목 가운데 하나로 출연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고 은행으로 선정될 경우 해당 기관뿐 아니라 연계된 기관까지 함께 자금 융통을 할 수도 있다"며 "임직원 등 우량 고객 유치가 가능하며 '주거래 은행' 상징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과도한 출연금을 지급하며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초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기관영업이 과열됐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현장 점검에 나선 바 있다.
특히 은행들은 기관고객에 지급한 출연금이 총 10억원 이상일 경우에만 공시하고 있어 실제 올 상반기 지급한 출연금은 1081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관과 거래 기간동안 손익을 계산해 적정 규모의 출연금을 결정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손실을 보면서까지 출연금을 지급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대형 기관 금고 유치를 최고경영자(CEO) 경영 성과로 평가하는 등 은행들간 경쟁이 과열되며, 주거래은행 선정을 위한 출연금 지출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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