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은 올해 들어 경영진 교체와 더불어 사회적 공헌을 약속하며 쇄신에 나섰지만 일부 직원들의 비리 혐의와 검찰 압수수색으로 인해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잠잠했던 대형 건설사의 비리 혐의가 연이어 보도되며 기업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형 건설사에 대한 정부의 견제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대림산업 전현직 임직원과 감리책임자 등 11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주요 혐의는 지난 2011~2014년 사이 대림산업이 진행하는 건설사업 가운데 토목공사 추가 수주와 설계변경 등 명목으로 편의를 제공하고 총 6억원대 금품이 오고 갔다는 내용이다.
관련 혐의자 가운데 백모씨는 상주-영천 민자고속도로 공사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접대비 명목으로 하청업체 A사 대표 박씨에게 13차례 돈을 요구했으며 4000만원 상당의 외제 승용차 등 총 2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대림산업은 공정거래위원회 퇴직간부 재취업 관련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은 대림산업에서 공정위 퇴직간부로 입금된 내역에 대해 대가성을 조사했고 당시 대림산업 측은 "해당 내역은 입주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을 지급한 것"이라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잇따른 검찰의 기소와 압수수색으로 대림산업이 그동안 강조한 청렴 경영과 상반기 거둔 성과가 무색해졌다.
대림산업은 지난 3월 이해욱 부회장을 비롯해 경영진을 전원 교체하고 김상우, 박상신 2인 공동대표를 선임해 전문경영인체제를 구축했다. 또 지배구조를 이사회 중심으로 개편하고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의지를 투명한 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림그룹 계열사 오라관광은 그룹 지분을 전부 매각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그룹 내부거래 비중 역시 지난 1분기 기준 42.2%에서 20%로 줄었다.
대림산업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2%, 84.1% 상승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2018년 시공능력평가도 지난해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대형 건설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기업 경계용'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정거래질서 확립과 재건축·재개발 과열 방지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의혹만으로 건설사를 압수수색하고 갑질과 비리로 여론을 모는 것은 산업 전반을 침체시키고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어떤 수사 결과가 나오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신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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