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올해 들어 14%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투자은행(IB)들을 중심으로 '거품 붕괴'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이상 급등'을 보이고 있는 한국의 집값도 이런 수순을 밟을 지 주목된다.
11일 국제금융센터와 국내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연초대비 14% 상승,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홍콩의 주택 가격은 28개월 연속 올라 최장 상승 기록을 갈아치운 가운데, 지난 2003년 저점 대비 무려 570% 폭등했고, 2016년 저점과 비교하면 47%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런 부동산 가격 상승은 신규 주택공급 부족, 저금리 환경, 임금.성과급 등 소득 증가에 따른 긍정적 자산 효과, 중국 본토 투자금액 유입 등애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상승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고평가'된 주택 가격의 '단기 조정'을 예상하는 시각이 많아졌다.
최근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등 주요 IB들은 10~20% 가량의 가격 조정을 경고하고 나섰다.
우선 지난달 대형 은행들이 은행간금리(리보) 대출의 이자율 상한선을 상향하면서, 하반기 우대대출금리 상향 가능성도 높아졌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도 추가적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역갈등 심화시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의 대 중국 추가 관세 부과시 홍콩의 국제무역은 0.9~1.5%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증가로 주요국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활황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유의미한 조정을 받은 국가가 없는 상황에서, '과열' 정도가 높은 홍콩의 부동산 가격 하락이 다른 국가의 자산시장 및 금융시장에 '우려의 신호'가 될 수도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럴 가능성은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홍콩보다 더 하다.
강남 일대의 아파트 가격은 올해 들어 20% 가량 폭등했다.
강남의 한 부동산중개인은 "28평형, 32평형 짜리가 연초 이후 5억원 올랐다"며 "열흘 만에 매도 호가를 2억씩 올려 부른다"고 말했다.
연초만 해도 전세값이 집값의 절반이 안 됐는데, 집값이 치솟자 임대업자들이 전세값을 집값에 맞춰 올리고 있다는 것.
그는 "완전히 미쳤다. 이게 나라냐. 이민 가고 싶다"고 한탄했다.
또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투기심리 때문"이라며 "공급 확대니 더 강력한 규제니 보유세니 하는데,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금리를 왕창 올리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금리의 대폭 인상은 '거품 붕괴'를 초래하게 마련이다.
금년 들어 14% 오른 홍콩이 IB들의 예측 대로 10~20% 떨어진다면, 20% 오른 우리나라는 과연 얼마나 내릴까.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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