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진단] 이재용-최태원-구광모 등 CEO 방북에 거는 기대
[WIKI 진단] 이재용-최태원-구광모 등 CEO 방북에 거는 기대
  • 김 완묵 산업 부국장
  • 승인 2018.09.16 08:48
  • 수정 2018.09.1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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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계를 이끄는 4대그룹의 수장들이 한층 젊어졌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올해 들어 40~50대 젊은 총수들이 하나둘 채워지면서 4대그룹은 빠르게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산업계 전반이 4차 산업혁명으로 격동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 이때, 재계에도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주요 그룹들에 이어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48)이 지난 14일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차그룹도 총수 세대교체 바람에 합승하는 분위기다. 아버지 정몽구 회장(80)이 여전히 그룹 총수 역할을 하지만 자동차는 물론 그룹 전반을 정의선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이 재계의 맏형인 삼성그룹을 2014년 이후 5년째 이끌고 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58)은 21년째 그룹의 리더로서 선도주자 역할을 해왔다. 구본무 회장의 타계로 LG그룹을 이끌게 된 구광모 회장(40)은 지난 12일 마곡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를 찾는 등 본격적인 대외행보를 시작했다.

최근 국내외 산업계는 4차산업 시대로 빠르게 교체되는 상황이어서 재계도 이에 탄력 있게 대응하는 게 필요한 시점인데 젊은 수장들의 등장은 이 같은 흐름에 시의적절하다는 시각이 많다. 글로벌 기업들만 봐도 유능한 CEO들 대부분이 40~50대라는 점에서 이들 CEO에게 거는 기대도 그만큼 크다.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10년 내지 20년 후 그룹의 위상은 지금보다는 사뭇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룹 안팎의 경영 환경 변화에 얼마나 빠르고 적절하게 대응하느냐 여부가 이들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마침 4대 그룹 총수들 중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은 18~20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길에 동행할 예정이다. 민족의 숙원인 남북경협 추진을 위한 길에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물론 최태원 회장은 2007년 방북에 동행한 적이 있지만 그동안 남북경협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한 만큼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사절단에 내노라하는 그룹 총수들이 포함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너무 성급하게 '김칫국부터 마시는 게 아닌가' 하는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 그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런 만큼 크게 내색하기보다는 분위기를 느끼고 오는 정도에 그친다 해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이왕 나서는 방북에서는 한반도 경제교류가 활발하게 펼쳐질 즈음에 그려지는 경제지도를 한번쯤 상상해봤으면 하는 생각이다. 지금은 남한경제가 북한에 가로막혀 하나의 섬에 불과하고 5000만명에 한정된 내수시장을 갖고 있지만, 남북경제 교류가 본격화하면 동북아가 육로로 연결되고 내수 역시 두 배쯤으로 커질 것이라는 기대다.

우리가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많은 지하자원과 인적자원을 조금 값싸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열릴 것으로 본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라는 주변 4강의 눈치를 조금 덜 보고도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테니, 우리 기업들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아울러 청와대와 정부가 이번에 총수들의 방북을 주도적으로 이끈 만큼 선물보따리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어려운 때 '얼굴마담' 정도로만 활용할 게 아니다. 이들이 마음껏 기업가 정신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정부 들어 고착화된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고 규제 완화를 통해 국가 번영과 국민 행복으로 가는 길에 동행할 수 있도록 길을 활짝 열어줘야 한다.

해묵은 이념이나 과거의 관행에 사로잡혀 있기보다는 실사구시(현실에 입각해 진리를 찾음)의 정신으로 그룹의 수장들이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그것이 글로벌 경제에 뒤지지 않으면서도 국민 행복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다만 지난 정권들은 재계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정경유착이라는 나쁜 관행에 빠진 전례들이 있다. 이런 사례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정권과 재계가 뜻은 모으되 역사적 과오가 되풀이 되는 관계를 형성해서는 안된다.

문재인 정부가 공정경제와 혁신성장이라는 두 개의 잘 맞지 않는 키워드를 융합시켜 소득주도 성장을 이루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듯이 기업인과 근로자, 서민이 함께 갈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있다고 본다. 또한 이 정부는 절대 성사가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던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비핵화 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그런데 이보다 갈등의 차이가 훨씬 적고 가야 할 방향이 일치하는 상황에서 재계와의 간극을 줄이지 못할 바가 아니다. 남북경협의 꽉 막힌 길이 해소되기를 바라는 만큼이나 어려워진 국내 경제의 활로를 뚫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4대 그룹의 CEO들이 신바람 나서 능력과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경제 환경이 조성된다면 새롭게 펼쳐지는 동북아 경제에서 우리가 리더가 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총수들의 방북을 바라보면서 움츠러든 대기업 CEO들이 활짝 가슴을 펴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아울러 이들이 기업가 정신을 펼치며 일자리를 만들고 국가 번영을 이끄는 길에 함께 나서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산업 부국장]

kwmm307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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