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의 임단협 기간이 길어지면서 업계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르노삼성은 올해 들어 판매 부진에도 시달려 왔다. 내우외환이 겹치는 모양새다.
르노삼성은 올해 임단협을 아직 타결하지 못한 상태로, 예년에는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빨리 협상을 타결하던 것에서 이번에는 가장 뒤로 밀린 모습이다.
최근 3년간에는 무분규로 협상을 타결 지었던 르노삼성은 매년 분규가 되풀이되던 다른 자동차 기업들 경영층의 부러움을 산 바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추석 전후로 임단협 협상을 타결 짓는다는 목표다. 하지만 실적 악화로 인해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어 임단협 기간이 다소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및 자기계발비 2만133원 인상과 함께 조합원 특별격려금 300만원, 노사신뢰 생산-판매 격려금 250%, 문화생활비 및 중식대 보조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에 사측은 실적 악화로 노조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르노삼성은 기본급 6만2400원 인상, 경영성과 격려금 400만원, 무분규 타결 격려금 150만원, 우리사주 보상금 50만원 지급에 합의하며 3년 연속 무분규로 협상을 9월 22일에 마무리지은 바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매년 추석 전후로 협상이 마무리된다"며 "그렇게 늦지 않은 것으로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르노삼성은 업계에서 생산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2016년 하버 리포트에 따르면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세계 148개 자동차 공장 가운데 생산성 지표 종합 8위를 차지했다. 국내 공장 중에서는 가장 생산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지엠(GM) 군산 공장은 최하위권에 머무른 바 있다.
하버 리포트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올리버 와이먼'사가 1990년 이후 해마다 자동차 공장의 생산성 지표(HPU·대당 생산시간)를 비교해 분석한 결과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각 생산공장의 생산성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올해 인터뷰에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부침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르노삼성 생산팀은 아주 높은 탄력성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상호 협력하는 좋은 노사관계가 원동력"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르노삼성은 르노 상용차인 '마스터 밴'을 내달 출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킨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점차적으로 마스터 판매 차량 종류를 다양화하고 전기상용차 모델 투입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판매 증대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물론 소비자들도 르노삼성이 노사가 분규보다는 상호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한 발씩 양보해 먼 길을 걷다 보면 좋은 날들이 올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길 때라고 입을 모은다. 한 때 르노삼성이 업계의 부러움을 산 때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며, 자동차업계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갈등보다는 화합을 통해 전화위복의 길을 마련해가길 기대해 본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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