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중국 고속철도, 홍콩 항공사 경쟁자로 떠오르다
[WIKI 프리즘] 중국 고속철도, 홍콩 항공사 경쟁자로 떠오르다
  • 고수진 기자
  • 승인 2018.10.02 0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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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속철도 [연합뉴스]
중국의 고속철도 [연합뉴스]

항공기 수백 대를 결항시킨 태풍이 할퀴고 간 홍콩이 아시아 최고 항공 허브로서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고속철도(총알기차)라는 새로운 위협에 직면한데 따른 것이다.

중국의 세계 최장 고속철도망은 최근 홍콩 도심까지 연장되어 중국 본토의 44개 역까지 직행으로 연결됐다. 홍콩에 가장 가까운 주요 도시 광저우와 선전 발 운행편을 추가해 현재는 베이징까지 꼬박 하루가 걸리던 기차 여행시간이 앞으로 9시간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고속철도망은 2만5,000km(15,500 마일)에 뻗어 있어 혼잡한 영공과 제한된 착륙권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연착이 발생하는 시장의 항공사에 강력한 경쟁자가 됐다.

10년 전 중국의 첫 총알기차가 베이징과 인근의 항만도시 텐진을 연결한 후 중국 항공사들은 승객이 급감해 특히 운항거리 800km 미만 노선-대략 홍콩에서 마오쩌둥 생가가 있는 후난성 성도 창샤까지의 거리- 구간에서 최대 손실이 발생했다.  

"승객들이 섬의 공항에 도착한 후 홍콩행 기차로 갈아 타는 것보다 홍콩 도심에 바로 기차로 도착할 것이라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기차를 선택하게 할 것"이라고 베이징의 롤랜드 버거 스트래티지 컨설턴츠의 파트너 유 잔후가 말했다.

총알기차의 승차권은 캐세이퍼시픽과 중복되는 11개의 취항지로 가는 항공료의 절반 가격이며, 운항거리 800km 미만 항공노선에서 가장 할인폭이 크다. 또한 승객들은 항공기 탑승에 필요한 사전탑승 보안검사와 공항에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근거리 여행에서 홍공 시민들은 기차가 훨씬 빠르고 저렴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기차 VS 항공기 소요시간과 요금. (비행기 탑승 시간은 1시간 탑승수속과 도심 이동에 소요되는 최단 시간 포함) 출처: 홍콩 교통주택부, 캐세이퍼시픽, 블룸버그
기차 VS 항공기 소요시간과 요금. (비행기 탑승 시간은 1시간 탑승수속과 도심 이동에 소요되는 최단 시간 포함) 출처: 홍콩 교통주택부, 캐세이퍼시픽, 블룸버그

캐세이퍼시픽 항공의 중국 내 20개의 취항지 중 11개가 고속열차와 중복되는데 홍콩의 가장 중요한 항공사인 캐세이 항공은 최대의 사상자를 기록하고 있다. 

철도망을 확장하고 있고, 더 저가의 항공권을 제공하는 중국 본토의 항공사들로부터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 캐세이 항공은 3시간 미만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을 뺏길 예정이라고 싱가포르의 아시아 항공업 시장조사업체 크루셜퍼스펙티브(Crucial Perspective) 창립자 코니 핑은 예상했다.

많은 승객들은 고속열차의 더 넓은 좌석, 더 넓어진 다리 뻗을 공간, 돌아다닐 자유는 더욱 안락하게 느껴진다. 홍콩의 중은국제증권(BOC International Holdings) 애널리스트 이반 주는 항공사들은 빈번한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고객의 충성도라는 강점이 있으나 그마저도 대단한 유인은 아니라고 말한다.

주는 "단거리 비행보다 식당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더 많은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캐세이 항공은 새로운 철도망 완공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항공사들은 시간 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장거리 국내 노선에 중점을 두고, 총알열차와 직접 경쟁하는 서비스는 종종 줄이거나 취소하고 있다. 작년 12월 중국 서부의 청두-시안 간 고속열차의 개통으로 항공사들은 두 도시 간의 일일 운행편을 이전의 수십 회에서 약 3회로 삭감했다.

캐세이 항공과, 캐세이의 자회사로 인근의 일본, 동남아 등의 취항지와 캐세이 그룹의 중국 본토 노선을 운항하는 캐세이드래곤 항공은 캐세이 그룹이 작년까지 2년 연속 손실을 기록한 후 올해 처음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어 노선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캐세이드래곤 항공의 노선을 자의로 변경할 여지가 많다"고 중국산은증권의 주가 말했다.

장거리 여행에서의 비행기의 경쟁력 외에도 비행기와 열차는 베이징-상하이 같은 인기 노선에서 경쟁을 계속하고, 비행기는 고속열차가 직행편을 제공하지 않는 도시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철도의 확대는 이전의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이 별도로 통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홍콩을 본토와 통합하려는 중국의 노력의 다른 신호이다. 올 4월에 해운국영기업 코스코십핑홀딩스(Cosco Shipping Holdings Co.)는 홍콩 최대 선사 오리엔트 인터내셔널을 63억 달러에 인수했다.

롤랜드 버거의 파트너 유는 "고속열차는 중국 본토와 홍콩 간 경제적 유대를 강화한다"고 전한다.

"중국 남부의 가장 중요한 허브인 홍콩과 직접적인 연계를 가지는 건 처음이기 때문에 중국의 많은 도시에게 획기적인 대변환이다."

특히 태풍으로 비행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도시에서는 열차가 경쟁력이 있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Flight Aware)는 주말 내내 태풍 망쿳이 도시를 헤집을 때 그 지역에서 1,400대가 넘는 항공기가 결항되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의 마케팅 전문가인 조이스 렁은 최근 베이징 출장 여행 중 폭우로 인해 항공기 여러 대가 결항했을 때 기차가 구세주가 될 수 있는 걸 직접 경험한 후 홍콩발 신규 고속기차 운행편을 한 번 이용해 볼 의사가 있다.  

렁은 폭풍우가 몰아치기 전에 "장마철에 총알기차를 예약하는 걸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비행기를 타면 홍콩-상하이 여행이 훨씬 빠른 반면에 기차는 심각한 항공기 연착 대비 훨씬 예측 가능한 선택이다."라고 덧붙였다. 

 

6677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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