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회적 인력양성 '기술학교' 나온 주민이 직접 공공사업 맡는다"
서울시 "사회적 인력양성 '기술학교' 나온 주민이 직접 공공사업 맡는다"
  • 신 준혁 기자
  • 승인 2018.10.02 14:07
  • 수정 2018.10.0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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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회적경제 인력양성 '기술학교' 설립
'옥탑방 구상' 이후 동네사업 주민 손에 맡겨 골목경제 부활 모색
지난 1일(현지시간) 박원순 서울시장이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지난 1일(현지시간) 박원순 서울시장이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서울시가 지역 곳곳에 사회적경제 인력을 양성하는 '기술학교'를 세운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도시재생이나 집수리 등 공공사업을 기술학교를 졸업한 동네 주민 손에 맡겨 무너진 골목경제를 재건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3차 총회에 참석해 이니고 우신 몬드라곤협동조합그룹 회장 등 사회적경제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 이런 계획을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여름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 생활하면서 보니 동네 구멍가게, 식당, 철물점, 미용실 등이 다 사라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삼양동 지역에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위한 도시재생기금으로 61억원이 배정돼 있었는데, 프랜차이즈나 외부업체들이 심지어 동네를 위해 쓰는 61억원마저 다 가져가더라. 동네는 돈이 마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거환경관리사업이 길 단장하고 집수리하는 것들인데, 단순한 기술만 있어도 참여할 수 있다"며 "기술학교를 만들어 동네 사람들을 교육하고, (기술학교 졸업생들이) 우선 주거환경관리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스페인 몬드라곤시(市)의 사례와 같이 주민 기술학교를 만들고, 기술학교 졸업생이 만든 협동조합·마을기업에 서울시가 보조하는 동네사업을 맡겨 돈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수익이 지역 주민들의 주머니로 들어가야 동네 식당 등 상권도 살아난다는 게 박 시장이 옥탑방에서 구상한 '지역 선순환 경제 생태계'다.

서울시는 내년에 문 여는 2곳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기술학교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다.

스페인 몬드라곤시장과 만난 박원순 서울시장(빌바오<스페인>=연합뉴스) 유럽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3차 총회에서 마리아 우바렛헤나 스페인 몬드라곤시장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10.2 [서울시 제공]

박 시장은 "99대 1의 사회를 바꾸고자 할 때 막상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할 수 있다"며 "주민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고, 일자리가 소득으로 전환되는 바닥에서의 실험이야말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구 2만2천명의 소도시인 몬드라곤을 기반으로 한 몬드라곤협동조합그룹은 세계 최대 규모의 협동조합이자 사회적경제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몬드라곤그룹의 시작은 주민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1944년 설립한 기술학교였다. 스페인 내전 후 인구의 80%가 떠나고 산업이 완전히 붕괴한 몬드라곤에 부임한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에타 신부가 기술학교를 세웠다. 이어 1956년 졸업생 5명이 힘을 모아 석유난로 공장 울고(ULGOR)를 설립해 서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몬드라곤그룹은 현재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며, 몬드라곤 지역 노동인구 66%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연 매출액 147억5천500만유로(한화 약 19조343억원) 규모인 스페인 10위 기업이다.

박 시장은 빌바오 GSEF 총회에서 공유된 사회적경제 우수사례와 몬드라곤, 퀘벡, 런던 등 다른 도시의 사회적경제 정책을 연구해 올해 안에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2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공동육아', '공동밥상'처럼 아파트에 기반을 둔 소비협동조합 활성화에도 나선다.

내년에는 일자리·주거 같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모델을 창출하는 '소셜벤처' 지원 공간을 만든다. 강남구 역삼동에 세우는 '서울 소셜벤처 허브센터'에서 소셜벤처 업무공간과 취업·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박 시장은 2일에는 빌바오 시청에서 후안 마리아 아부르토 시장과 서울-빌바오 간 우호협력도시 협정을 맺었다.

빌바오는 스페인 바스크 자치주의 중심도시였으나 1980년대 이후 조선, 철강산업의 쇠퇴로 지역경제가 무너지며 어려움을 겪은 곳이다. 빌바오시는 1985년부터 시민과 함께 도시계획사업을 구상해 도심 근처의 낡은 항구를 외곽으로 옮기고 구겐하임미술관 등 공공·문화시설을 통해 도시를 바꾸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도시재생의 우수사례로 꼽히는 빌바오는 지금도 공항 터미널, 트램, 고속운송 도로 등 도시 인프라에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

jshin2@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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