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캘리포니아주 '여성 임원 할당제' 여성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WIKI 프리즘] 캘리포니아주 '여성 임원 할당제' 여성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 최정미 기자
  • 승인 2018.10.03 0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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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의 여성임원 할당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포브스 캡쳐]
미국 캘리포니아의 여성임원 할당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포브스 캡쳐]

최근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최초로 주내 모든 회사들이 2019년 말까지 이사회 임원들 중 여성을 최소 한 명 할당해야 한다는 법을 승인했다. 여성 지지자들은 유리 천장을 부술 수 있는 기회라며 이를 반기고 있지만 '부서진 유리 파편에 여성들이 다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포브스가 보도했다.

미국의 기업 내 성별의 다양성에 대한 어떤 법적 조건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이미 기업들은 여성들을 임원 자리에 앉히고 있었다. 여성 고용 촉진 기관인 <카탈리스트(Catalyst)>의 보고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글로벌 기업들의 이사회에서 여성의 비율이 54% 증가했다고 한다. 여전히 이 기업들의 이사회에서 여성의 비율이 15%, 미국 S&P 기업들에서는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적어도 이러한 수치가 꾸준히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의견들이다.
 
여성 고용 할당제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캘리포니아의 상장기업들 중 4분의 1 이상은 여성 중역이 없다'고 말한다. 새 법이 요구하는 대로 내년에 여성 한 명을 추가하고, 이후 2021년까지 이사회의 규모에 따라 한 명 또는 두 명을 더 추가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행해져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할당제가 남성 중심의 이사회에 참여하는 여성에 대한 관점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가 간과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렇게 임명된 여성 이사들은 성과에 따른 것이 아닌 그저 법에 의한 할당을 채우기 위해 선정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는 것이다. 할당제가 여성들의 발전을 돕는다기보다 승진하는 여성들의 업적을 변색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이다.
 
고용 할당제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 법안이 여성들이 이사회에 추가되는 것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다른 변화들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희망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영에 있어 여성들의 참여율을 높이고, 임금 격차를 줄이는 일들이다. 그런데 현재 시행 중인 기업들의 고용 할당제에 관한 연구를 보면 그 결과는 희망적이지 못하다.
 
노르웨이에 관한 연구가 대표적이다. 노르웨이는 기업의 고용 할당제 시스템을 가장 오래 실행해온 국가이다. 2008년부터 노르웨이에서는 주요 기업체들이 이사회에 여성 임원을 최소 40% 비율로 고용해야 된다.
 
노르웨이 정책에 관한 텍사스 대학의 연구는, 법적으로 이사회에 여성 참여율을 높여야 하는 기업들이 기업 내 임금 순위 최고 5위 안에 드는 중역 위치에서의 여성들의 참여를 향상시켰지만, 이것이 낙수효과를 일으켰다는 증거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통계적으로 임금 격차나 여성들의 경영 참여에 있어 큰 변화를 볼 수 없었고, 또한 직업을 선택하는 젊은 여성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이 연구는 주장한다.
 
미시건 대학의 두 경제학자가 2012년에 학술지 <쿼털리 저널 오브 이코노믹스(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에 발표한 연구는 노르웨이의 고용 할당제 정책이 여성들의 이사회 참여를 높였지만, 기업들에 큰 대가를 불러오는 제약을 강요하는 것이 됐다고 결론 내렸다. 또한 이 연구는 이사회에 들어간 여성들은 상대 남성들에 비해 더 젊고 경험이 부족하며, 여성 참여율을 늘리도록 강요된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통계적으로 시장 가치에 있어서 손실을 겪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여성들이 능력있는 이사회 임원이 될 수 없다거나 기업들이 리더십의 다양성을 추구하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이사회와 고위 관리직에 여성 참여 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실적이 우수하고 이익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다.
 
노르웨이의 사례가 고용 할당제를 이용해 억지로 여성들을 경영진에 밀어 넣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주장들인 것이다. 뛰어난 기업들은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보유한 이사회와 같은 최고의 리더십으로부터 이익이 나온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높은 교육 수준과 함께 주요 구매 결정자인 여성 소비자들에 대한 특유의 시각을 갖고 있는 여성들은 틀림없이 자산이 될 수 있고, 이를 인식하는 사업능력은 시장에서 그 보상을 얻을 것이다.
 
이것은 유기적으로 지속되어야 할, 느리나 여전히 진행 중인 과정이다. 여성들은 스스로 점점 더 많은 권력을 차지하고 있고, 이는 정부가 여성들을 위해 유리천장을 부숴주는 것보다 훨씬 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정미 기자]

6677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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