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언제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새길 기대 고조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언제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새길 기대 고조
  • 황 양택 기자
  • 승인 2018.10.18 20:38
  • 수정 2018.10.1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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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한반도 평화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사실상 수락함에 따라 세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교황의 방문이 언제쯤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받자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의 관례대로 '공식 초청장'을 주문했다. 공은 북한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 초청장을 전달해야 교황 초청이 가시화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교황의 해외 방문은 개별 국가 정상의 초청과 함께 그 나라 가톨릭 대표 단체인 주교회의 차원의 초청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고 교황이 이를 수락해야 가능하다.

김정은 위원장이 교황을 북한에 초청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문 대통령의 권유에 "교황이 오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흔쾌히 밝혔다 하더라도, 막상 공식 초청장을 보내기까지는 여러 변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일 지배체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해 주민의 종교 활동을 강력히 제재해온 북한의 통치 방식을 볼 때, 막상 교황의 방문이 눈앞에 다가올 경우 태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과 중국, 중국과 교황청의 관계가 교황의 방북 성사 여부에 영향을 줄 개연성도 있다.

교황청이 지난 달 하순 중국과 주교 임명 방식에 잠정 합의하며 60년 넘게 단절된 관계 개선의 물꼬를 겨우 튼 상황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급속도로 진전시키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설득 등에 힘입어 교황청에 공식 초청장을 보내기로 결정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를 교황청에 전달할지도 궁금한 지점이다.

교황청과 북한 사이에는 현재 공식적인 교섭 통로가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관이 교황청을 품고 있는 로마에 자리하고 있긴 하지만,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직은 현재 공석인 상황이다. 이탈리아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어기고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도발을 계속하던 작년 10월에 문정남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 임명자의 신임장을 제정하지 않고 추방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김정은 위원장이 과거 북한과 교황청의 가톨릭 교류에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을 교황청에 특사로 보내 공식 초청장을 전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공식 초청장이 교황청에 전달되면, 남은 관심사는 교황이 과연 언제 방북을 하느냐로 모아지게 된다.

교황이 보통 해외 방문 시 지리적으로 가까운 2∼3개국을 모아서 순방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 일본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이미 밝힌 교황이 일본을 방문할 때 북한도 함께 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교황청 외교가에서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내년 4월 30일 퇴위하고, 다음날인 5월 1일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할 예정이라는 점을 들어, 교황의 내년 일본 방문은 새로운 왕이 즉위하는 5월 이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전망에 무게를 두는 사람들은 이에 따라 교황의 방북도 일러야 5월 이후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 교황 집무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날 교황과의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등 최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교황이 계속해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합, 공동번영을 위해 기도하고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이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늘 기도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축복과 지지 메시지를 보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한다며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위해 노력한 남북 정상의 용기를 높게 평가했다. 교황은 형제애를 바탕으로 평화 정착과 화해를 위해 남북 정상이 계속 노력하길 당부하면서 그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전 세계와 함께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탁한 교황 방북 초청 의사도 전달했고, 교황은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며 "초청장이 오면 응답을 줄 것이고,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많다'며 교황을 만나뵐 것을 제안했고, 그렇게 되면 김 위원장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교황께서 평창올림픽과 정상회담 등 남북 평화를 위해 축원해 주신 데 감사하다"는 김위원장의 인사를 전달했다.

교황은 "오히려 내가 깊이 감사하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 하지 말라"고 답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한반도 문제에 있어 어려운 고비마다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또 새겼다"며 "그 결과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나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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