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진단] 교황 ‘방북’ 이뤄질 경우 북한이 얻는 세 가지
[WIKI진단] 교황 ‘방북’ 이뤄질 경우 북한이 얻는 세 가지
  • 황양택 기자
  • 승인 2018.10.19 14:00
  • 수정 2018.10.19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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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제스처’ 세계에 널리 알려...명분 싸움 앞서가
기존 이미지 탈피...‘정상국가 이미지’ 전환 노력
대외적 ‘안정 리스크’ 줄여 교류 명분 쌓기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 왼쪽)과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 왼쪽)과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에서 교황이 사실상 방북 요청을 수락함에 따라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교황의 평양 방문으로 북한이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이 많아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먼저 북한은 교황의 방북을 통해 평화에 대한 명분을 대외적으로 확고히 가져갈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북제재 문제를 놓고 장외 외교를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라는 원칙을 확고히 하고 있는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상호조치’로서 대북제재 완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이로운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연일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는 것은 국제적 명분이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국가들의 역할이 중요시 되는 만큼 대외적으로 평화 제스처를 지속적으로 취해줘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가 됐든 북미협상을 먼저 깨고 나오는 쪽은 몰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평화의 상징과도 같은 교황이 북한을 방문하게 된다면 북한은 자국이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확실히 알릴 수 있게 된다. ‘평화 제스처’ 명분 싸움에서 미국보다 한발 앞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교황 방북으로 북한이 얻을 수 있는 두 번째 요소는 정상국가 이미지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로 ‘평화 모드’에 들어서기 전까지 핵실험을 계속해 왔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 험악한 말들을 주고받으며 한반도를 불안한 분위기로 내몰았다. 이후 남북협상으로 한반도 정세가 변하기 시작하자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이미지 변화를 꾀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먼저 ‘퍼스트 레이디’ 리설주 여사를 공개하고 국제 외교에 동행시켰다. 본래 김 위원장은 홀로 대외활동에 나섰는데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면서 리설주 여사와 함께해 국제 외교 관례를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 외교 무대에서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부각시켜 정상국가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했다.

교황의 평양 방문은 여기에 힘을 더할 수 있다. 인권 측면에서도 이미지 변화를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유일지배체제로서 인권 탄압 논란이 항상 있어왔다. 종교의 자유 역시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다. 만약 교황의 평양 방문이 성사된다면 대외적으로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 종교의 자유가 확대되고 인권 개선이 진전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은 교황 방북을 통해 안정적 측면에서 갖는 리스크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비핵화 협상을 통해 대북제재를 해소하고 경제 발전을 이루려는 북한에게 있어 대외적 안정 리스크를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북한이 외교고립에서 벗어나 세계 교류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대북제재부터 해소해야 하지만, 해외 기업들에게도 북한이 안정적인 곳이라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북한과 교류를 해도 어떠한 위협 없이 안정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교황의 방북은 해외 국가나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인식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북한이 생각보다 위협적이지 않고 한반도 정세 역시 불안정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이러한 모습 자체로 북한은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한편으론 이 과정이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또 하나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 교황궁 교황 집무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을 마친 후 교황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 교황궁 교황 집무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을 마친 후 교황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유럽 순방 일정으로 교황청을 방문, 18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부탁한 교황 방북 초청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교황은 이를 수락했다.

교황은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나,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며 “초정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우리 정부가 한 노력들을 설명하며 교황의 축복과 지지를 요청했으며 교황은 이에 대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 하지 말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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