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北미사일기지 놓고 대립 '팽팽'...북미협상 순항되나 난항되나
[포커스] 北미사일기지 놓고 대립 '팽팽'...북미협상 순항되나 난항되나
  • 황 양택 기자
  • 승인 2018.11.14 16:21
  • 수정 2018.11.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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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미신고 미사일기지를 두고 '이미 인지된 부분으로서 통상적 수준'이라는 입장과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회의적'이라는 입장이 서로 팽팽하게 맞서 향후 북미협상 방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미 양국 정부는 이번 미사일기지 논란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며 통상적인 수준에서의 활동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고위급회담 연기로 북미 협상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 재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소를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 언론은 북한이 여전히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북미 비핵화협상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와 관련 “우리는 언급된 미사일 기지를 인지하고 있다”며 “새로운 것은 없다.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북한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20여곳의 미신고 미사일기지를 운용하고 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가(NYT)가 “북한이 큰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정확하지 않다. 또 가짜뉴스가 나왔다”고 비판했다.

백악관 역시 이와 같은 답변을 내놨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 참석차 싱가포르에 방문 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매우 잘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답변은 청와대에서 내놓은 답변과도 궤를 같이 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한미 정보 당국은 군사용 위성을 이용해 훨씬 더 상사하게 이미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며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는 것이 의무조항인 어떤 협상도, 협정도 맺은 적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이러한 상황이 북미 간 협상을 조기에 성사시켜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국가정보원도 14일 열린 ‘북한 미사일 기지 관련 사항’ 간담회에서 "핵 개발이나 핵탄두 소형화 등의 활동은 지금도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미 삭간몰 기지 현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통상적 수준의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여타 미사일 기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으며, 한미가 관련 사항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사이트 38노스의 경우 북한 미사일기지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사실을 오도한 극단적인 과장이라고까지 주장했다.

레온 시걸 미 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은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탄도미사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NYT의 보도와는 달리 CSIS 보고서에는 삭간몰 기지에서 2011년 이후 단지 작은 인프라 변화만이 관찰됐다고 적혀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입장들과 달리 미 언론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미 언론들은 지난 6월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합의가 구체적이지 않았으며 이후로도 협상에 진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CNN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이 싱가포르 합의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미사일과 핵탄두를 대량 생산해 핵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천명한 약속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 싱가포르 합의 이후 전문가들은 합의 내용이 구체성이 없어 가시적인 결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구심을 내비쳐 왔다”며 “실제 합의 이후 지난 5개월 동안 북미 간에 비핵화 문제 협상이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CNN은 “미국의 11.6 중간선거 뒤 권력 지형이 변화함에 따라 북한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NBC 방송은 한국과 미국 양 정부가 CSIS보고서에 대해 새로운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비핵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을 결정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NBC 방송은 미 중앙정보부(CIA)를 포함한 많은 관측통들이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보고 있으며, 북한 측은 협상에서 계속 양보를 얻어내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주도했던 조지프 버뮤데스 CSIS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와의 인터뷰에서 “ICBM 기지도 몇 곳 확인했다”며 “앞으로 관련 보고서가 나올 것”이라고 밝혀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버뮤데스 연구원은 “탄도미사일 능력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데에는 자금, 시간, 인력 등 많은 자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북한이 계속 투자를 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나온 주장처럼 이번에 포착된 미사일기지 운용이 협상에서의 합의 대상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비핵화 의지를 밝혔던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신뢰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북한 측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상응조치를 요구해왔던 만큼 제재완화와 상응조치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기 더욱 힘들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 원칙을 강조하며 핵사찰 및 검증을 요구했던 미 행정부에서 향후 어떻게 북미협상의 발판을 마련해 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삭간몰 미사일기지 [사진=연합뉴스]
삭간몰 미사일기지 [사진=연합뉴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072vs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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