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유전자 편집산업, 수만개의 일자리 창출한다
[WIKI 프리즘] 유전자 편집산업, 수만개의 일자리 창출한다
  • 고수진 기자
  • 승인 2018.11.15 07:42
  • 수정 2019.02.28 0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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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편집산업은 수만개의 일자리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FP]
유전자 편집산업은 수만개의 일자리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FP]

브라이언 매독스는 병원 침대에 누워 정맥 링거를 연결하면서 긴장된 미소를 짓는다. 그의 머리 위 수액 주머니 속에 수십억 개의 미세한 DNA 조각들이 들어있는데 이 DNA는 그의 게놈에 투입하려고 설계되었다. 게놈은 신체의 모든 세포에 있는 생물학적 사용설명서이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출신으로 44세인 그는 태어날 때부터 헌터스 증후군이라는 생명을 위협하는 희귀한 유전병을 앓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몸 속 유전자를 편집하는 방식의 새로운 치료를 받은 세계 최초의 환자가 되었다.

그가 평생 고통받던 문제의 유전자를 고치기 위해 미세한 "분자 가위"를 혈류에 투입해 그의 간 세포에서 DNA를 절개해 유전자를 삽입했다.
"우리는 게놈 의학의 새 지평을 열려 하고 있습니다."

치료법을 개발 중인 바이오 기업 상가모 세라퓨틱스(Sangamo Therapeutics) 대표이사 샌디 맥크레는 밝혔다. 매독스의 게놈 편집이 어느 정도 성공적인지 가늠하기 아직 이르지만 이 치료법은 의학에 일대 혁신을 일으킬 과학의 새로운 분야에 큰 획을 그었다.

점차 더 많은 유전자 편집 치료가 전세계적으로 연구소를 벗어나 점차 병원으로 옮아감에 따라 유전자 편집을 시행할 수 있는 유전공학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정부는 2030년까지 유전자 및 세포 요법으로 영국에서만 18,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미 노동통계국은 생체공학자 일자리가 7퍼센트 늘고, 의학자에 대한 수요는 13퍼센트 증가해 도합 약 17,500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의학적 치료가 점점 더 환자 고유의 게놈에 개인화함에 따라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할 인력 포함 연구 인력들을 실험실 작업탁자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유전자 치료는 급속하게 의료 연구개발 산업의 용인된 분야가 되어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미국 유전자세포치료학회(American Society of Gene and Cell Therapy)회장이자 스탠퍼드대 유전학과 마이클 칼로스 교수는 밝혔다.

"기존의 혹은 신생 유전자 치료 기업들이 성장하면 일자리가 필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면서 과학자들을 충원하기 때문이다." 

"유전자 치료 산업은 상경계열 졸업생 뿐 아니라 유전학, 의학, 분자생물학, 바이러스학, 생명공학, 화학공학 등 과학 분야의 이력이 있는 다양한 졸업생들이 필요로 한다."

유전자 편집을 둘러싼 대대적인 광고의 상당 부분이 낭포성 섬유증과 혈우병 등 현대의 의학기술로 치료가 불가능한 유전적 결함을 완치할 수 있는 능력에 관한 것이다. 상당수의 주요 제약회사들은 유전자 편집을 미래 보건의료의 핵심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전자 편집사업은 2022년 6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유전자 편집사업은 2022년 6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세계 유전자 편집 시장규모는 향후 5년간 2배가 되어 62억 8천만 달러(48억 4천만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올 초 영국 정부는 새로운 세포 및 유전자 치료 생산기지에 6천만 파운드(7천6백만 달러)를 투자해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국립 인간 유전체 연구소(National Human Genome Research Institute)가 이러한 성장에 발맞추어 직원 채용 규모가 "상당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전세계적으로 유전자 치료를 이용한 약 2,700건의 임상실험이 이미 진행 중이거나 승인되었는데 암, 근육위축병, 경상 적혈구 빈혈 등 다양한 질병들을 퇴치하기 위해서이다. 이 임상실험들을 진행하는 대부분의 소규모 유전자 치료 기업들은 제휴관계를 맺던지 바이엘, 글라소스미스클라인, 화이자, 머크앤 노바티스 등 메이저 제약회사들로부터 투자를 받는다. 채용사이트들을 빠르게 훑어보면 이들 메이저 제약회사들도 대부분 자사의 유전자 치료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구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전자 치료 산업은 상경계열 졸업생 뿐 아니라 유전학, 의학, 분자생물학, 바이러스학, 생명공학, 화학공학 등 과학 분야의 이력이 있는 다양한 졸업생들을 필요로 한다.
숙련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하나의 원인은 유전자 치료가 상용화되면서 필요할 가능성이 높은 광범위한 전문지식이다.

런던 프랜시크 크릭 인스티튜트(The Francis Crick Institute)의 연구원 기네스 테일러는 "유전자 편집은 정말 여러 학문에 걸친 종합적인 분야"라고 밝혔다. 그녀는 자신의 성 염색체 연구의 일부에 유전자 편집 기법을 썼는데 이 연구는 난임으로 고통받는 이들이나 여아가 선천적으로 자궁이 결핍된 로키탄스키 증후군 같은 성 발달 장애를 가진 이들을 치료할 수 있다.

그녀는 "우리는 현대 유전학적 기법이 생산해내는 막대한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게 도울 분자과학자, 엔지니어, 컴퓨터 과학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수는 각 역할에 요구되는 자격요건에 따라 다르지만, 높은 기술 수준의 필요성 때문에 평균 이상일 공산이 크다. 예를 들어 의학 유전학자들은 연간 39,870~134,770달러의 보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유전자 데이터를 해석하는 것을 돕는 생물정보학자들의 연봉은 35,620~101,03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국립 인간유전체 연구소(National Human Genome Research Institute)는 발표했다.

테일러는 "유전자 편집에 관한 대대적이고 과장된 광고들이 범람하는데 그 중 극히 일부라도 현실화되려면 연구 인력들이 대거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치료가 부각되기 시작하면 우리는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조력할 임상의와 윤리학자들 또한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일러는 CRISPR-Cas9라는 새로운 강력한 유전자 편집 도구를 쓰고 있는데 박테리아가 사용하는 방어기제의 일부를 활용해 다른 유기체들 내 유전자를 편집하는 방식이다. 5년 전 그 도구가

발명된 후 유전자 편집의 속도와 비용에 일대 변혁을 일으켜 과학자들이 문제 유전자를 정확하게 제거하거나,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할 DNA에 정확하게 구멍을 뚫을 수 있게 되었다. 그 도구는 질병에 감염된 유전자를 밝혀내는 연구가 증가하는 데에 공헌했다.   

소수의 질병의 경우 감염된 유전자를 제거함으로써 간단하게 차단할 수 있지만, CRISPR-Cas9는 환자들을 치료하고, 다른 건강상태를 어떻게 치료하는지 밝히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테일러는 "분자생물학자가 되어 매우 흥미진진한 시대"라고 전한다.

"나는 15세 이후로 과학자가 되길 바랬으며, 우연한 기회에 유전자 편집 분야에서 일하게 되었다. 때로 실험실에서 반복적인 업무를 해야 하기도 하지만 날마다 다채로와서 나는 큰 의문에 대한 답을 탐구하게 된다."

그러나 유전자 편집의 잠재력을 현실화할 규모는 향후 수 년간 규제 환경이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에 달려있다. 사람의 DNA를 바꾸는 장기적 효과에 대해 알려진 게 거의 없어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접근법이다. 예를 들어 세포들이 의도치 않은 변화를 거친 후 암으로 발전하거나, 환자의 몸이 편집된 유전자에 반응하면 면역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신체의 여타 성체세포보다 특히 난자와 정자 세포의 유전자 편집을 둘러싼 윤리적 문제도 있다. 난자와 정자 세포의 유전자 편집으로 가족력이나 대대로 전해 내려온 유전성 질환을 퇴치하는 데에 쓰이기도 하지만, 눈동자 색깔이나 키 등 다른 형질들도 어설프게 손볼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이러한 이유로, 유럽 같은 곳에서는 식물, 동물, 인간의 유전자 편집을 극도로 엄격하게 규제하지만 미국에서는 규칙들이 약간 더 관대하여 일부 임상실험이 진행 중이다.

중국은 현재 유전자 편집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올 초 중국은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CRISPR-Cas9를 써서 다양한 건강상태를 치료할 임상 실험을 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 과학자들은 이미 그 기술을 접목해 암과 에이즈로 고통받는 86명의 환자를 치료해왔다. 

중국의 유전자 치료 선구자들 중 상당수는 해외에서 교육받고, 현재는 중국에서 신세대 의대생들에게 CRISPR 같은 기법을 가르치고 있다. 중국정부 또한 최근 5개년 계획의 일부로 유전자 편집을 우선순위에 두어 수십 억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유전자 편집이 상용화되어 환자들에게 시행되자 우리에게 각각 생명을 불어넣는 코드를 어설프게 손본다는 발상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 자식과 손자들에게 유전될 수 있는 질병을 진단하는 데에 유전학을 활용하자 수 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업군 유전상담사의 수가 급속히 늘어났다.

유럽 인간 유전학회(European Society for Human Genetics) 회장이자 유전상담사인 크리스틴 패치는 "환자와 의료진이 유전학과 관련된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때 정보를 해독하는 데에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의학 유전학 전문의는 39,870~134,770 달러의 연봉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유전학 데이터의 해독을 돕는 생물정보학자는 연간 35,620~101,030달러의 보수를 받을  것이라고 국립인간유전체연구소(The National Human Genome Research Institute)는 발표했다.

미 노동통계국(The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은 유전상담사를 상위 20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직업군 중 하나로 꼽았다. 미 노동통계국은 유전 정보를 해독하고, 의료진을 돕거나 조언을 제공할 수 있고, 환자가 결정을 내리는 데에 지도할 수 있는 전문가가 가질 수 있는 유전상담사 일자리가 2026년 경까지 29퍼센트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패치 회장은 "환자들이 유전자 치료를 받으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고, 다른 치료와 마찬가지로 그 위험성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의료 전문가들도 유전학 지식을 늘려야 하고, 유전학에 관한 전문지식을 보유한 이들은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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