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투자자들 “행정소송 통해 억울함 해소해야” 삼성 지지
삼성바이오 투자자들 “행정소송 통해 억울함 해소해야” 삼성 지지
  • 유 경아 기자
  • 승인 2018.11.15 10:40
  • 수정 2018.11.1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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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거래정지 최장1년 예상…20조 묶인 개인, 기관들 불안감 확산
멈춰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거래가 15일 오전부터 중단됐다. [사진=연합뉴스]
멈춰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거래가 15일 오전부터 중단됐다. [사진=연합뉴스]

15일 오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 증권선물위원회의 고의 분식회계 발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계가 멈춰선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의 다수 투자자들은 각 투자전문 사이트마다 “이번 증선위 결정은 정치적인 것이며, 행정소송을 통해 억울한 상황을 해소해야 한다”, “기업 정책에 정치 논리가 개입되면 전체 경제에 악영향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등 삼성의 입장을 지지하는 글을 띄우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 6위, 시가총액 22조원의 초대형 종목이 거래 정지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제약주는 폭락-급등을 반복하며 혼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삼성바이오 파장이 앞으로 바이오주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그러나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약세를 거듭해온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한국 경제에 미칠 후폭풍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측은 “당사 회계처리가 기업회계 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회계처리 적법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번 증권선물위원회의 판단은 그동안 삼바가 예상했던 결론과 180도 달랐다.

지난 정부에서 금융당국이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가 문제없다고 밝혔음에도 특별감리가 시작됐고 정부가 바뀌며 감리 이후 19개월 만에 결론도 뒤집힌 것이다.

금감원은 한공회 감리와 금융감독원 특별감리의 정도가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에 대한 현 정부의 견제심리가 반영된 정치적인 결론이며 여론몰이에 신산업이 희생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선위는 이번 안건의 핵심 쟁점이었던 회계기준 변경과 관련해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가 회계처리 변경을 할 당시에도 지배력에는 변동이 없었다는 점을 중시했다. 지배력 변동이 있을 경우에만 회계처리기준을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증선위는 이미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할 때 당시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이 공동지배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재감리 이후 금감원이 제출한 문건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은 지난 증선위에서 삼성바이오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 회계기준 변경과 관련해 보고한 문건을 제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뉴스]

문건에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11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연기됐다는 점을 인지한 후에도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한 내용이 들어 있다. 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비율의 적정성을 감안해 콜옵션 평가손실을 최소화하고 회계기준을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한 내용도 담겼다.

삼성바이오는 이미 콜옵션 공시 누락은 고의라는 증선위의 판단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주 타격 악재까지 맞은 상황이다. 지난달 3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회계 리스크가 발목을 잡게 됐다.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수탁생산(CMO) 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윤리 규정이 까다로운 글로벌 제약사와 수주 계약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회사들은 위탁생산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리베이트를 비롯한 윤리적, 법적 문제가 발생한 경우 거래 대상에서 제외하고 계약 파기, 위약금 등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3공장 수주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1월 인천 송도에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3공장을 완공하고 지난달부터 시범 가동을 시작했다. 한번에 18만L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3공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 글로벌 규제 기관의 실사를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현재 초기 가동을 위한 일부 물량만 확보한 상태다. 3공장 수주가 어려워지면 4공장 추가 건립 계획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과 법정 공방도 우려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결은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투자자가 27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가 개별적으로 회사와 회계법인에 민사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증권거래소는 15일부터 삼성바이오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증선위가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삼성바이오를 고발했고, 위반 금액이 자기자본 2.5% 이상이라서다.

적격성 심사에선 상장 폐지 여부가 아닌 상장 폐지 대상으로 심사할지 아닌지를 먼저 가린다. 이어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 폐지해야 할지, 아닐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영업일 기준 35일 이내다. 증권거래소는 영업일 기준 15일 안에 삼성바이오 기업심사위원회 부의 여부를 결정하며, 이 경우 결정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증선위가 밝힌 삼성바이오 분식 규모는 4조5000억원으로 자기자본 3조8000억원을 웃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14일 오후 4시39분을 기해 삼성바이오 주식 매매 거래 정지를 결정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가 회계 원칙을 고의로 위반했다”고 발표한 바로 직후다. 삼성바이오 주식을 시장에서 사고파는 일 자체가 원천적으로 금지됐다.

거래 정지가 언제 풀릴지도 예단하기 어렵지만 삼성바이오 투자자들은 상장 폐지 여부를걱정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시가총액은 기준 22조원 규모로 코스피 기준 6위의 초대형 상장사다. 비슷한 절차를 거쳤던 대우조선해양도 삼성바이오의 규모에 견주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삼성바이오 투자자는 90% 이상이 국내 개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다. 그만큼 국내 투자자에게 미칠 영향이 크다.

다만 22조원어치 주식이 상장 폐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의 현실화 여부는 예단하기 이르다. 아직 절차가 많이 남은 데다 법리 공방도 예정돼 있다. 한국거래소는 증선위 결정에 따라 삼성바이오에 대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에 마무리해야 한다.

기업심사위가 재무구조 개선 등 요청을 할 경우 거래 정지 기간이 최대 1년까지 길어질 수 있고, 1년이 지난 이후에도 다시 상장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증권가에선 상장 폐지까지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우조선해양·한국항공우주·동아쏘시오홀딩스 등 이전 사례를 보면 대부분 재무적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으며, 재무 안전성에 심대한 문제가 없다면 상장 폐지 결정까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 정책이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해왔기 때문이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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