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경영시대] 김동관 등 한화 오너3세, 에이치솔루션 앞세워 우회 승계작업
[4.0경영시대] 김동관 등 한화 오너3세, 에이치솔루션 앞세워 우회 승계작업
  • 양 동주 기자
  • 승인 2018.11.27 10:40
  • 수정 2018.11.2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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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1000억원 배당...마르지 않는 자금줄 역할
(주)한화 주가 급락에 지분 늘리기 기회로 활용할까
(왼쪽부터)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
(왼쪽부터)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

한화그룹 오너 3세가 가족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을 앞세워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에이치솔루션이 그룹 내 중간지주사 역할은 물론이고 향후 경영권이 오너 3세에게 넘어가는 과정에서 방향타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 에이치솔루션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에이치솔루션(옛 한화S&C)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동관·동원·동선)이 지분 전량을 넘겨받은 2005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2005년 매출액이 1225억원에 불과했던 한화S&C는 지난해 매출액 9270억원대 회사로 성장했다.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회사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2016년 기준 내부거래 비중이 70%에 육박했다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이런 한화S&C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 건 지난해 10월경이다. 이 무렵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몰아주기 개선 압박을 본격화하면서 한화S&C는 사업분할을 결정했다. 신설 법인인 ‘에이치솔루션’이 존속법인인 한화S&C를 지배하는 구조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에이치솔루션은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컨소시엄에 한화S&C의 정보기술서비스 사업부문 지분 44.6%를 2500억원에 매각했다.

결국 한화S&C 지분구조는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3형제 100%→에이치솔루션 100%→한화S&C 56%, 스틱인베스트먼트 44%’로 변경됐다. 이 과정을 거치며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을 피할 수 있었다.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총수 일가가 직접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에 한정한다.

에이치솔루션이 주목받는 건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압박 이외에도 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이는 한화그룹의 불완전한 지주사 체제와 밀접히 연관된다. 

㈜한화는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지만 모든 계열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의 영향력이 닿지 않는 곳을 거느리는 또 하나의 지주사 역할을 담당해 왔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한 게 대표적이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9%, 한화종합화학은 한화토탈의 지분 50%를 각각 쥐고 있다. 

재계에서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의 합병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는 이유다. 한화케미칼(35.89%)과 한화생명(18.15%), 한화건설(95.24%), 한화에어로스페이스(32.68%), 한화호탤앤드리조트(50.62%) 등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이 지붕을 공유하면 완벽한 지주사 형태를 갖추게 된다. 

다만 승계를 고려하면 오너가 3형제의 ㈜한화 지분 총합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걸린다. 현재 김승연 회장은 ㈜한화 지분 22.65%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의 지분율은 각각 4.44%, 1.67%, 1.67%에 불과하다.

결국 그룹 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기 위해서라도 3형제는 ㈜한화 지분 확대가 필수다. 이를 위한 방편으로 떠오르는 게 바로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의 합병 혹은 에이치솔루션의 가치 확대다. 에이치솔루션이 지분을 갖고 있는 한화시스템의 상장 준비 움직임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9월 IB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오는 2020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지난 8월 1일 한화S&C와 합병한 상태였다. 합병 후 지분 구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52.9%, 에이치솔루션 14.5%, 헬리오스에스앤씨 32.6%였다.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 확대는 지분을 가진 에이치솔루션의 현금자산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 하다.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시스템 지분 14.5%는 현재 시장에서 15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한화시스템이 상장되면 지분 가치는 최소 두배 이상 급증할 수 있다. 

게다가 보유 현금 자산만 1조원대로 추정되는 에이치솔루션은 향후 현금 자산이 훨씬 증대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현금성 자산은 훗날 공격적인 M&A 작업에 실탄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적극적인 M&A가 추진된다면 향후 ㈜한화와 합병이 부각될 때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를 높이는 데 이점이 될 수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 승계에 필요한 자금은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는 장기적인 측면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너가 3형제의 자금줄 역할을 담당하는 단기적 가치 역시 쏠쏠하다. 배당이 바로 그것이다. 

지분 전량이 오너가 3형제에게 귀속된 2005년 이래 배당을 하지 않던 에이치솔루션은 2014년부터 주주들을 대상으로 현금배당을 본격적으로 실시했다.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75억원이 현금배당금으로 책정된 데 이어 2016년에는 배당금이 5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에도 500억원의 배당금이 주주들에게 지급됐다. 올해 역시 대규모 현금이 유입된 만큼 연말 배당 재원 또한 충분하다는 평가다. 

최근 4년간 에이치솔루션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의 총합은 1150억원이다. 물론 이 금액은 전량 오너가 3형제에게 귀속됐다. 동관씨가 575억원, 동원씨와 동선씨가 각각 287억5000만원씩 나눠 갖는 구조다.

넉넉한 현금 보유량이 대규모 배당의 근간이 됐다. 2014년 말 기준 860억원이던 에이치솔루션의 이익잉여금은 2015년 1081억원, 2016년 133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2430억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다만 같은 기간 현금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금금총액의 비율)은 등락을 거듭했다. 75억원씩 배당이 이뤄졌던 2014년과 2015년의 배당성향은 각각 1714.66%, 24.02%였고 500억원씩 배당금이 책정됐던 2016년과 지난해의 배당성향은 66.42%, 31.41%였다. 배당이 이뤄진 첫해에는 순이익을 훨씬 초과하는 규모로 배당이 이뤄졌고, 2016년에는 회사 전체 순이익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이 세 사람에게 할당된 셈이다. 국내 비상장사들의 배당성향은 30~50% 수준이다.

오너가 3형제가 ㈜한화 지분을 어떻게 매입할지 여부도 관심이다. 지난 1월 4만8750원이던 ㈜한화의 주가는 지난 26일 기준 40% 가량 떨어진 2만9950원을 기록했다. 지배 구조 재편 작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한화 주가 하향은 3형제가 김 회장의 주식 승계하는 과정에서는 호재로 작용한다. 지난 1월 기준 3형제가 김 회장의 ㈜한화 지분 전량 인수 시 필요한 자금은 8277억원이었지만 지난 26일 기준 주가에 대입하면 5085억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2018년 재산의 무상이전에 부과되는 증여세(생전)나 상속세(사후)의 세율은 과세표준 30억원 초과 시 50%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한화 지분 증여(상속) 시 3형제가 내야할 세금은 약 2543억원에 수준이다.

[위키리크스한국=양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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