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미뤄지는 북미협상...우리 정부에도 ‘불똥’ 튀나
[포커스] 미뤄지는 북미협상...우리 정부에도 ‘불똥’ 튀나
  • 황 양택 기자
  • 승인 2018.11.29 14:01
  • 수정 2018.11.29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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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북미협상 재개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미국 내에서 비핵화협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우리 정부의 역할과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북한 관련 행사들에 대해 추가로 언급할 것은 없다”면서 “너무 머지않아 고위급 회담들을 하게 되길 매우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나 시기가 점점 늦춰지고 있는 양상이다. 앞서 북미는 지난 8일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을 진행하려 했으나 북한의 요청으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번달 내로 회담을 다시 개최하려 했으나 북측에서 답하지 않았다는 말도 나온다.

북미 대화가 점점 멀어지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미국 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과거 북한이 비핵화를 할 것처럼 여러 차례 말했지만 결국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던 역사를 이번에도 되풀이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여기에 우리 정부의 역할에도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우리 정부의 역할이 북미 관계 진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중국이 최근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북한 문제가 더 복잡해졌다”고 주장했다.

코커 위원장은 제재 완화가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대북 압박 정책은 그런 움직임으로 인해 늘 도전 받아왔다”며 이는 “미국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커 위원장은 북한의 ‘속임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며 “진정한 비핵화 이전에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트럼프 행정부가 말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VOA에 따르면 북한 문제를 담당했던 전 외교 관리는 남북관계 진전이 북미협상을 견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한국이 북한 경제를 강화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교역과 투자를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역할은 필수적”이라면서도 “한국 정부가 북한에 제공할 매우 큰 당근을 갖고 있지만 북한이 이를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설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포기하지 않은 채 이러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이 협상을 미루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미국이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를 요구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츠페트릭 전 부차관보는 “남북관계가 답보상태에 있는 북미 비핵화협상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문제”라며 “한국 정부가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지렛대를 너무 많이 포기하는 데 대해 미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려는 한국 정부의 바람을 북한이 한미 균열을 조장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의 중재자 역할은 핵심요소이나 비핵화 논의에 대한 진전 없이는 국제 사회의 공감을 이루는 데 제한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역시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

그간 남북협력을 통해 분위기 전환에 나섰지만 속도조절에 대한 우려도 계속해서 제기돼 온 상황이다.

다수 국제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있기 위해서는 북측에서 핵사찰과 같은 실질적 조치를 추가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진행해온 기조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중재자로서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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