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KI 프리즘] SNS에 올린 당신 자녀 사진으로 아이들의 개인 정보가 샌다
[ WIKI 프리즘] SNS에 올린 당신 자녀 사진으로 아이들의 개인 정보가 샌다
  • 최정미 기자
  • 승인 2018.12.07 14:34
  • 수정 2019.02.25 0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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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린 자녀 사진으로 아이들의 개인 정보가 새고 있다. [VOX]
SNS에 올린 자녀 사진으로 아이들의 개인 정보가 새고 있다. [VOX]

오늘날 많은 부모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려 공유하는 가족의 행복한 일상 사진들이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동 정보의 데이터화와 그에 따른 예상 결과에 관한 최근 연구가 이러한 사진 포스팅이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의 인터넷매체 VOX에 따르면 아동 인권기관인 영국 아동위원회(Children’s Commissioner)의 앤 롱필드는 <누가 나에 대해 무엇을 아는가(Who Knows What About Me)>라는 제목으로 어떻게 거대 테크 기업들이 아동들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이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이 무엇인지에 관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서 롱필드는 부모들이 자녀들에 관한 정보를 심각할 정도로 노출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자녀가 만 18세가 될 때까지 이들에 대해 약 7만 건의 포스트가 인터넷에 올라온다고 한다. 또한 보고서는 부모와 학교들이 스마트 스피커와 와이파이 연동 장난감, 게임앱 등 자녀들이 갖고 노는 기기들을 점검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거대 테크 기업들이 모니터와 데이터 수집에 관한 질문에 답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성인으로 살아갈 앞으로의 인생에 이것이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행위들은 점점 확대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에 대해 누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아이들이 조심해야 되는 것은 자동차나 낯선 사람 뿐 만이 아니다. 스마트 기술과 데이터 측량 기기들이 부상하면서 무수한 개인 정보들이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수집되고 전파되고 있다. 개인 정보가 얼마나 어떻게 수집되고 이용되는지 파악하는 것도 힘들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이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어려운 현실이라고 한다.

롱필드는 보고서에 오늘날 아이들은 가장 위험한 상태에 놓여있다고 썼다. 역사상 가장 많은 디지털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집안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는 홈 시큐리티 카메라, 타겟 광고를 이용하는 아동용 게임, 아마존과 구글에 나타나는 구매 선호도, 이러한 것들을 통해 사상 초유의 방대한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다.

아이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데이터화되기도 한다고 한다. 몇몇 주요 보고서들은 테크 기업들이 어떻게 상품 구매 기록을 바탕으로 임신한 여성들에 대해 연구하고, 수집된 정보를 이용해 이 여성들에게 출산 육아 관련 상품들을 타겟 광고하는지 보여줬다. 인터넷 매체 <이제벨(Jezebel)>에는 한 여성이 아마존을 통해 임신부 비타민을 구매했는데, 몇 달 뒤 스포티파이에서 산부인과 광고를 들었다는 내용이 올라온 바 있다.

런던 정치경제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일단 아이가 태어나면, 기업들은 각종 방법으로 아이에 대한 정보와 부모의 쇼핑 경향을 수집한다고 한다.

‘쉐어런팅(sharenting)’은 부모들이 소셜미디어에 자녀의 일상을 공유하는 행위를 뜻하는 ‘share(공유)’와 ‘parents(부모)’의 합성어로, 이 쉐어런팅으로 자녀들의 이름과 생일 등의 정보까지 공유되는데, 페이스북 등에 자녀의 생일 관련 포스트를 무심결에 올리지만, 이러한 행위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영국 아동 위원회의 연구에 참여한 글로벌 금융기업 바클리즈의 보안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이는 신용 도용을 하라고 정보를 내준 것과 똑같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범죄자들이 이런 아동들의 자료를 은밀하게 갖고 있다가,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신용카드 발급이나 대출 신청을 할 때, 이 아이들의 명의를 도용한다고 했다.

애완동물의 이름이나 외국의 경우 여성들의 결혼 전 이름 같은 신원 관련 정보들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쉽게 추적 가능하다고 한다. 바클리즈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보고서는 2030년 갓 성인이 된 사람들이 당하는 신원 도용의 3분의 2가 쉐어런팅에 의한 것이 될 거라는 예측을 내놨다.

위치 공유 또한 심각한 데이터의 오용 문제를 안고 있다. 예를 들어 등원이나 등교 첫 날을 담은 SNS 포스트로 학교나 유치원, 심지어 아이가 사는 곳까지 노출될 수 있다. 많은 주요 SNS들이 실시간으로 이용자의 현재 위치를 공유할 수 있게 한다. 롱필드는 이러한 것들이 아이들의 친구들 사이에서만 공유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세계에서 직접 교류하지 않는 사람들과도 공유되어, 아이들이 범죄의 타겟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마트 장난감들 또한 아이들의 위치 등 범죄 노출에 취약한 정보들을 남긴다는 비판을 이미 받고 있다. 보안관련 업체 펜테스트파트너스(Pen Test Partners)의 연구자들은 무선 인터넷 연결로 아이들과 대화하는 인형이나 장난감 로봇들 또한 해킹에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러한 장난감들은 보안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지 않고 만들어졌다고 한다. 2017년 스마트 장난감 브랜드 클라우드펫츠(CloudPets)는 수백만 아이들의 사진과 음성 자료들을 수집하고, 이를 해커들에게 노출시킨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스마트 스피커 또한 보안 문제가 뜨겁다. 아마존은 자신들의 스마트 스피커가 유저들을 감시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미국 포틀랜드의 한 여성이 자신의 아마존 스피커가 남편과의 대화를 녹음하고 이를 한 불특정 접속자에게 전송한 것을 알게 되면서 아마존 측의 주장에 문제가 제기됐다. 이 문제가 불거진 같은 달에 아마존은 어린이 맞춤형 스피커를 출시했다. 유튜브 역시 아이들의 정보를 수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테크 기업들은 부모나 아이들로부터 직접 획득한 데이터만 수집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알고리즘과 예측에 기반한 추론 데이터도 수집하고 있다. 기업들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무엇을 좋아하고, 유튜브에서 무엇을 보며, 아마존에서 무엇을 사는지, 이러한 정보들을 추적하고, 이를 이용해 아이들과 부모들을 대상으로 타겟 광고를 만든다. 롱필드는 아이들과 관련한 추론 데이터의 양은 우려할 수준이라고 썼다. 기본적으로 온라인에 접속할 때마다 모니터가 되면서 가족들이 제품의 타겟이 되는 것이다.

보고서는 ‘아이들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 수집은 아이들의 자유와 독립에 큰 문제를 일으킨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개인정보가 얼마나 귀중하고 민감한 것이며,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켜야 하는지를 알리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현재 아동 개인 정보 위험의 심각성을 말하면서, 미래의 잠재 위험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롱필드는 수집돼서 저장된 아동들의 정보가 몇 십년 뒤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경우, 오랜 기간 이들의 인생에 해가 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이미 허락 없이 자신들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부모들을 고소한 아이들의 사례는 있어왔다. 그러나 롱필드는 데이터 수집의 위험성을 훨씬 높게 보고 있다.

보고서는 ‘아이들의 개인정보 수집이 앞으로의 인생에서 개인 경험과 전망에 좋건 나쁘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이 잘 안 되고 있다. 아이들의 언어발달과 조기교육에 대한 데이터가 훗날 이 아이들의 대학 입학에 도움이 될지. 개인의 건강에 대한 정보가 미래에 보험을 드는 것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라고 말하고 있다.

아직 이에 대한 답을 구하지 못했지만, 스마트 장난감들이 사라지거나 테크 기업들이 타겟광고를 위한 아동 정보 데이터화를 멈추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 수집을 경감시키기 위해 부모와 기업들이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이 있다고 한다.

롱필드는 기업들이 부모와 아이들이 구입하는 제품이 무엇이며, 구매자들의 정보가 어떻게 이용되는지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말을 스마트 스피커가 듣지 않게 하려면, 스피커의 마이크를 음소거(mute) 상태로 해놓고, 학교 위치 등과 같이 자녀에 관한 중요한 정보는 공유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이들의 개인 정보를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자녀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전에 어떤 정보가 공유될 수 있는지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이다.

6677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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