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에서 행동대장 역할을 맡았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오는 10일 피고인 신분으로 첫 재판을 받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 전 차장은 사법농단 연루 관계자들 중 현재 유일하게 구속된 인물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는 10일 오후 2시 임 전 차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임 전 차장 측 변호인, 검찰과 향후 공판의 심리 진행방식 및 일정 등에 대해 조율하고 증인·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임 전 차장의 공소장 분량이 A4용지 243쪽에 달하고 기재된 범죄사실도 30개가 넘는 만큼 검찰과 피고인 측이 방대한 증인·증거 신청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혐의로 ▲상고법원 추진 등 법원의 위상 강화 및 이익도모 ▲사법행정 대내외적 비판세력 탄압 ▲부당한 조직 보호를 위한 범죄혐의 ▲공보관실 운영비 불법 편성 및 집행 등 크게 4가지를 꼽았다.
특히 임 전 차장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일본 위안부 손해배상 사건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의료진 소송 등의 재판에 개입한 것으로도 의심받고 있다.
임 전 차장은 피고인 출석의무가 없는 이날 법정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그간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거부한 침묵을 깨고 공판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적극 반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방탄 법원’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어떤 선택을 이어나갈지 주목된다.
앞서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임 전 차장에게 모든 잘못을 전가하는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072vs0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