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인권문제’ 놓고 갈등 확산...비핵화협상 분위기도 ‘냉랭’
북미 ‘인권문제’ 놓고 갈등 확산...비핵화협상 분위기도 ‘냉랭’
  • 황 양택 기자
  • 승인 2018.12.11 13:46
  • 수정 2018.12.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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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북미대화 재개에도 찬바람이 부는 양상이다.

그간 대북제재를 놓고 격렬하게 대립해온 북미는 인권문제라는 또 다른 사안에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인권문제는 특히 북한의 체제 유지와도 연관될 수 있는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북측에서는 더욱 강경한 반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미 재무부는 북한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3명에 대해 사이버 공격과 인권침해 및 검열행위 지휘 등을 이유로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재무부 해외자산관리국(OFAC)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최룡해 부위원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 겸 선전선동부장 등 3명을 북한 제재 및 정책추진법(NKSPEA)에 따라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재무부는 “북한의 야만적인 검열행위와 인권침해 등과 관련된 부서를 지휘하는 고위관료들에 대해 제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면 미국내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중단된다.

재무부는 이들이 조직적인 검열 활동을 통해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정보를 통제하며 이념을 감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장관은 “미국은 인권을 유린하고 자유의 근간을 침해하는 북한 정권을 지속적으로 규탄해왔다”며 “미 행정부는 전세계에 걸쳐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계속해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번 제재 조치로 북한의 인권 관련 제재 대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포함 개인 32명, 기관 13곳으로 늘어났다.

미 재무부의 제재 조치에 이어 미 국무부는 상·하원에 북한 인권문제 정례 보고서를 제출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인권 유린은 세계에서 최악”이라며 “외부적 살인, 강제 노동, 고문, 장기간의 독단적 구금, 강간, 강제 낙태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비판했다.

최근 북한 매체들은 미 정부가 북한의 인권문제를 언급하며 압박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인신매매희생자보호법에 따라 내년 회계연도 자금지원 금지 대상으로 지정된 것에 대해 북한 매체들은 일제히 비난에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낡은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앞에서는 두 나라 사이의 적대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확약하고 돌아서서는 대화 상대방의 존엄과 체제를 악랄하게 헐뜯으며 제재압박 책동에 광분하는 미국의 이중적 처사가 내외의 비난과 규탄을 자아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동신문은 “인민대중 제일주의 정치가 철저히 구현된 우리나라에서 인신매매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미국이 아무리 시비질해도 인민이 국가와 사회의 진정한 주인이 돼 참다운 인권을 보장받는 우리 공화국의 눈부신 현실을 절대로 가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악의 인권 불모지는 다름 아닌 미국”이라며 "인간증오 사상과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고 극심한 인종 멸시, 여성 차별, 각종 폭력 범죄, 인신매매 행위가 성행하고 있어 인민들이 항시적인 불안과 위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곳이 바로 미국"이라고 반박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인 ‘메아리’와 ‘조선의 오늘’ 역시 북한의 인권에는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미국의 인권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반박했다.

북미 고위급 인사 간 협상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마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인권문제가 부각돼 비핵화협상에 난항이 지속되고 있다.

비핵화 추가조치 이행 없이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자 미국 측에서는 대북제재에 인권문제까지 더해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미 정부에서 대북제재 완화 논의에 비핵화뿐만 아니라 인권문제까지 포함해 포괄적으로 적용하게 되는 경우 북미 대립 양상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인권 문제가 북한 체제에 대한 부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명확한 계획없이 행동에 나서기에는 더욱 조심스러워 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압박하면 북한이 침묵하는 패턴이 지속되고 점점 강화되는 국면에서 이번 해가 넘어가면 비핵화협상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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