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입법보조요원 '꼼수' 도입…시민단체 "예산 삭감하라"
인천시의회, 입법보조요원 '꼼수' 도입…시민단체 "예산 삭감하라"
  • 최태용 기자
  • 승인 2018.12.11 18:55
  • 수정 2018.12.11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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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4천만원 시의회가 직접 '편성'…집행부 권한 침해
공론화·공감대 없어…"수년 동안 논의, 필요한 정책"
인천시의회 전경.
인천시의회 전경.

인천시의회가 입법보조요원 채용을 위한 예산 8억4000만원을 편성했다.

지역 시민단체는 본예산안에도 없던 돈을 시의회가 ‘꼼수’ 편성했다며 전액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시의회는 편법적 보좌관제도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인천시는 세수 감소가 예상돼 내년 예산을 세우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시 자산을 팔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시 재정이 이런데 시의원들 스스로가 보좌관 채용을 추진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시의회가 보좌관 도입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행정적,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시의회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추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최근 입법보조요원 예산 8억4000만원을 시의회 사무처 본예산에 추가 편성했다. 당초 잡혀있지 않던 예산으로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예산 편성권’이 없는 시의회가 직접 만들어 욱여넣었다. 집행부의 편성권한을 침범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시의회 사무처에 따르면 예산 가운데 8억원은 인건비, 나머지 4000만원은 책상·컴퓨터 등 집기류를 사는 데 쓸 계획이다.

입법보조요원은 모두 20명(상임위별 5명)으로,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해야 하는 시간선택제임기제 ‘다급(지방 7~8급 상당)’ 공무원 신분이다. 임금은 총액인건비 범위 안에서 지급돼 정원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이런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6대 시의회도 입법보좌관 채용을 추진했지만 여론이 녹록치 않았다. 당시엔 시의원 1명당 1명의 ‘정책보좌관’을 두는 내용이어서 적절성 논란부터 예산 낭비, 채용의 공정성 확보 등의 문제가 제기돼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현재 입법보조요원을 채용했거나 채용이 진행 중인 서울시·경기도·충남도의회도 같은 논란이 있었다.

법적인 문제도 있다. 대법원은 지난 7월 경기도의회가 조례를 개정해 추진한 ‘유급 보좌관’을 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행정안전부도 판결 직후 지자체에 지방의원의 보좌 인력을 채용·운영하지 않도록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행안부가 입법예고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지방의회의 정책지원인력 도입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있어 이 개정안이 통과된 뒤 추진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의회는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이미 수년 전 폐기된 정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도 시민들의 공감을 끌어낼 어떤 활동도 없이 그저 밀실에서 예산을 편성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노태손(민주, 부평2) 시의회 운영위원장은 “6대 시의회보다도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며 “집행부 자료 요구, 조례 재·개정 등을 위해 입법보조요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수년 동안 논의된 사안이다. 갑작스럽게 나온 정책이 아니다”며 “집행부와 협의했고 이를 시행하는 다른 지역도 있어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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