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경환 인천교육청 인권보호관…“인권은 조화”
[인터뷰]유경환 인천교육청 인권보호관…“인권은 조화”
  • 최태용 기자
  • 승인 2018.12.17 10:09
  • 수정 2018.12.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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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인권보호관 출신, 청소년 상담도 10여년
교내 이성혐오 확산…“단순 공방으로 해결 안돼”
학교인권조례는 학생‧교사학‧부모 권리의 ‘조화’
유경환 인천시교육청 인권교육관.
유경환 인천시교육청 인권교육관.

‘집단따돌림‧학교폭력‧이성혐오‧스쿨미투’ 등 학교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다.

사례 자체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인권 감수성이 민감해지면서 제도가 인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일종의 문화지체로 보는 견해도 있다.

유경환(49) 인천시교육청 인권보호관은 “지금은 과도기다. 각종 사회 현상이 급속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권한을 가진 행정당국이 지금 할 일은 각자의 권리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시교육청은 지난 9일 유경환 인권보호관을 임용했다. 서울‧경기‧광주‧전북‧충남에 이어 전국 5번째다.

유 인권보호관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충청남도 인권센터에서 인권보호관으로 일했다. 인권침해 사례를 조사하고, 충남도 산하 20대 산하기관 임직원 2300명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했다.

앞서 2007~2015년까지는 천안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상담을 통한 갈등조정 업무를 해왔다.

그는 “많은 청소년들은 조바심, 갈등, 불안이 있다”며 “어른들이 이를 이해하고 제도로써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유경환 인권교육관과의 일문일답.

-인권보호관의 업무는 무엇인가.
교육 3주체 학생‧교사‧학부모의 인권을 보호하고 교육하는 일이다. 또 그들의 권리가 조화롭게 보장되도록 시스템을 짜고 정비한다. 교육 대상은 인천의 510여개 초‧중‧고교다. 스쿨미투(me too‧나도 당했다)부터 욕설‧시비까지 인권침해 사안을 조사하고 상담한다. 상담은 피해자 구제, 가해자 반론 접수까지 모두를 말한다. 이를 토대로 더 좋은 시스템을 마련한다. 도성훈 교육감이 추진하는 ‘학교인권조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다. 할 일이 많다. 곧 행정실무원 1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인권은 무엇이고 인권교육은 무엇인가.
‘인간은 존재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당위성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방법을 알리는 게 인권교육이고, 이게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하는 게 인권교육의 목표다.

-과거엔 체벌이 많았지만 그만큼 학생과 교사 사이가 끈끈했던 것도 사실이다. 반면 지금의 학교는 지나치게 개별화된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온다. 인권과 개별화는 비례할 수밖에 없나.
나는 많이 맞고 자란 세대다. 그러나 당시의 교사들이 인권의식이나 애정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 환경이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고 지금은 과도기라고 볼 수 있다. 행정당국이 교육 주체들의 권리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할 때다.

-학생들 사이의 이성혐오가 확산되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해법은 있나.
혐오와 차별은 언제나 있어왔다. 그렇기에 단순 공방으로는 해결 불가능하다. 성평등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비난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과도기이자 관계정립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지금은 잘잘못을 따질 수 없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의식 필요하다.

-교사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단순한 투쟁, 다툼을 그대로 두면 안 된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토론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교사 스스로도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성별, 사회적 지위에 따라 상대의 입장을 모두 헤아릴 수 없다. 남녀 교사가 함께 토론을 이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교인권조례는 무엇인가.
학생의 학습권, 교사의 수업권, 학부모의 참여권을 조례로써 보장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이들의 권리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제반 시스템을 만들고 정비하는 일이다.

-학업 중단, 또는 대안학교 청소년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현실적인 우려고 실제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다만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인천인권조례’를 통해 보완 가능하다고 본다. 지금도 인천시는 학교밖‧대안학교 청소년들을 지원하고 있다. 상담과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와 시교육청이 협업하는 것처럼 서로 정보공유가 된다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본다.

-스쿨미투는 어떻게 다뤄져야 하나.
교내 성범죄는 대다수가 청소년이 대상이기 때문에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빠른 사실관계 파악을 통해 피해자 보호 등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처음엔 시교육청도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대응팀이 꾸려졌고 전담 장학사가 잘 처리하고 있다. 시교육청에서 로드맵을 만들고 일선 학교도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조치하고 있다.

-인권교육 대상엔 유치원도 포함되나.
내년엔 계획이 없다. 관련 예산도 세워지지 않았다. 유치원 역시 인권교육이 필요하다. 별도의 방안을 생각해보겠다.

-인천에서 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
1994년 연수복지관에서 1년 동안 결연업무를 했다. 후원자를 연결해주는 일이었는데 당시 인천 전역을 돌아다녔다. 지역 출신이 아닌 것은 분명 약점이지만, 하던 업무와 시스템이 비슷해 적응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위키리크스한국=최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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