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개편안 논란..."기업 편법 강력 규제" vs "우리 기업에만 족쇄 채우는 정책은 '자승자박'" (종합)
공정거래법 개편안 논란..."기업 편법 강력 규제" vs "우리 기업에만 족쇄 채우는 정책은 '자승자박'" (종합)
  • 강지현, 황양택 기자
  • 기사승인 2018-12-18 10:06:06
  • 최종수정 2018.12.19 0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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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의 쟁점과 대안 -기업집단법제 개편안 중심으로-' 정책토론회 개최
18일 오전 10시 프레스센터 19층 국화실에서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의 쟁점과 대안 -기업집단법제 개편안 중심으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18일 오전 10시 프레스센터 19층 국화실에서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의 쟁점과 대안 -기업집단법제 개편안 중심으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글로벌시장에서 국내외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강력 공정거래법으로 우리 기업에게만 족쇄 채우는 정책을 펴는 것은 '자승자박'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18일 한국프레스센터 국회실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의 쟁점과 대안' 정책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황인학 한국기업법연구소 선임연구위원(경제학 박사, 워싱턴대)은 “기업들의 편법적인 행태를 막는다며 추진하는 지주회사 규제는 무엇보다 정책의 일관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서 황 박사는 “경제력 집중은 시장집중, 소유집중, 복합집중, 일반집중의 4개 유형이 있는데, 이 중에 자원 배분 효율, 소비자 후생, 기업가적 발견 및 창조적 파괴 등과 관련이 있는 부문은 시장집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반집중, 복합집중, 소유집중의 경우 이들이 독과점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 한 사전 규제하지 않는 것이 세계의 보편적 규칙(global standard)”이라고 비판했다.

황 박사는 “공정거래법상의 한국식 예외주의는 위헌(違憲) 소지마저 있기 때문에 이 중차대한 사안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누가 봐도 고개를 갸우뚱할 일이며, 합리적 무시(rational ignorance) 전략으로 이를 누락했다면, 공정위 스스로 전면 개편을 부각한 원래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식 예외주의를 계속하는 경우에도 경제력의 개념을 법률에 명확하게 정의해 수범자의 혼란과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게 황박사의 지적이다.

그는 “미국, EU, 중국을 포함해 세계 총생산의 77%에 이르는 경제영토에서 국내외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환경에서 우리 기업에게만 족쇄를 채우는 정책을 하는 것은 자승자박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정부가 사전 규제를 통해 경제력의 형성을 막는 것은 공정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정거래법 개편안의 문제를 네가지로 꼽았다.

그는 “현행 지주회사제도는 노무현 정부에서 정한 것으로, 2006년 이전의 제도로 되돌리는 것은 ‘시간 비일관성 문제’에 따른 비효율을 초래하고 정부와 정책의 일관성을 믿고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의 신뢰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주회사제도를 2006년 이전으로 되돌려야 할 공익적 이유도 약하며, 경제력집중 우려 때문에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함께 개편안은 일반 기업집단과의 규제 형평성 원칙에 크게 어긋난다고 평가했다. 2009년 출자총액제한 규제가 전면 폐지되면서 이미 지주회사는 기업집단에 비해 현저하게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규제의 국민경제적 기회비용은 큰 반면, 규제를 통해 얻는 공익은 모호하다는 점을 꼽았다. 의무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지분 매입에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이 재원은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되고 일자리 확대와 소득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 박사는 사익편취 계열거래의 경우 이미 다른 법률에서 규율하고 있는 사안으로 2012년 이후로는 상속·증여세법에서 특수관계인과의 (일감몰아주기) 거래를 통한 이익을 증여로 의제하여 과세하는 것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의결권 행사 제한은 시장경제의 초석인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는 비정상적 처방이기 때문에 다른 누구보다 시장경제의 지킴이 역할에 앞장서야 하는 공정거래법 분야에서 남용 되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번 정책토론회에는 황 박사의 발제에 이어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실장,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 조중근 한국지속가능기업연구회 회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공정거래법 개편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정부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중 문제되는 내용은 일감 몰아주기(사익 편취) 규제”라며 “현재도 ‘사익편취행위’ 규제가 지나치게 모호하게 규정돼 있어 규제 대상이 되는 거래가 부당거래에 해당하는지 사전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정상적인 계열사 간의 거래까지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도 기업엔 큰 부담”이라며 “기업을 상속한다는 것을 오너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준다는 관념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기업의 존속에 더 큰 의미와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치열한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고민해도 될까 말까 하는 상황에서 정부 규제완화 실적은 미미해 기업들이 규제를 피하려 쫒아 다니다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지주회사 관련 규제강화에 대해 “지분율 요건 상향은 경제력 집중과 무관한 중소·중견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켜 지주 회사 설립·전환을 어렵게 할 것”이라며 “공정거래법 개정은 중견기업이 상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관점에서도 바라보아야한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 “검찰이 직권으로 기소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고소·고발 남용이 우려된다”며 “특히 정보교환 행위도 담합으로 규정하고 있어 고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팀장은 “기업들은 공정위의 의견수렴이 형식적이라는 의견이 많다”며 “세미나, 특히, 공청회의 패널 구성이 편파적이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유 팀장은 공정거래법제 개선 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해 “개편안 마련 시 규제를 받는 당사자인 기업이 느끼는 부담과 애로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개선방안을 제안할 수 있는 경제단체가 배제된 것은 문제”라며 “실제 규제를 받는 경제단체가 들어가서 어떤 영향이 있을까 고민을 하는게 좋을까 한다”고 지적했다.

또 유 팀장은 “기업의 활동무대가 세계시장으로 확대되면서 국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감소함에 따라 폐쇄경제를 전제로 한 경제력집중 규제 근거 약하다”고 비판했다.

조중근 한국지속가능기업연구회 회장은 “경제정책은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근로자와 기업에 전가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라 하더라도 현실에 기초하지 않은 정책은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또 다른 풍선효과를 가져와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개정안에 대한 부정적 폐해에 대한 우려 목소리 특히 경제주체,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전향적 자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지현, 황양택, 이가영 기자]

 

laputa813@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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