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36) 전두환 "북, 남침 감행 시기 임박했다" 협박 ... 글라이스틴 대사, 김대중 김영삼 석방 요구하다
청와대-백악관 X파일(36) 전두환 "북, 남침 감행 시기 임박했다" 협박 ... 글라이스틴 대사, 김대중 김영삼 석방 요구하다
  • 특별취재팀
  • 기사입력 2018.12.23 07:30
  • 최종수정 2018.12.2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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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백악관 x파일
청와대 백악관 x파일

5월 둘째주 들어 주한 미국대사관은 강경파들이 학생시위에 대한 강력한 탄압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기 시작했다.

청와대와 한국군은 각각 글라이스틴 대사와 위컴 장군에게 한국 정부가 몇 개 부대를 한미연합사의 작전통제권에서 회수할지 모른다고 통보해왔다.

위컴 장군은 5월 13일 전두환 장군과 만났다. 전 장군은 앞서 글라이스틴 대사에게 말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북한이 학생 시위를 배후조종하고 있다며 남침을 감행할 결정적인 시기가 임박했을지 모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위컴 장군은 “미국은 언제나처럼 한국을 방위할 태세를 갖추고 있으나 북한의 침공이 임박했다는 징후를 찾을 수 없다”고 답했다.

위컴 장군은 “정치자유화가 한국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며, 안정이야말로 북한의 남침을 억지하는 주요 수단”이라는 미국측 견해를 피력했다.

위컴 장군은 “전씨가 국내정세에 대해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북의 도발 가능성을 강조하는 것이 청와대 주인이 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한 것 같다”고 본국에 보고했다.

5월 13일 국무부 대변인은 글라이스틴 대사와 위컴 장군의 보고와 당시 서울에서 나돌던 루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가 가진 정보에 따르면 북한에서 평소와 다른 부대이동을 볼 수 없으며, 한국에 대한 모종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믿을 만한 움직임이 없다."

5월 14일 글라이스틴 대사는 최광수 청와대 비서실장과 만나 자제를 촉구했다. 당시 위컴 장군이 한국에 없었던 상황이어서 주한미군 부사령관 로잰크란스 중장이 한국 국방장관에게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김대중, 김영삼씨를 비롯한 정치인들에게도 충돌을 막기 위해 노력해주도록 호소했다.

야당 지도자들은 자제를 호소함으로써 정부의 목적에 협력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꺼렸지만, 미 대사의 요청에 야권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을 보이려 했다.

그렇지만 검열을 받는 언론들은 야당 정치인들이 자제를 호소한다는 사실을 보도하지 못했다.

학생시위가 엄청난 규모로 확대되기는 했으나 경찰은 군부대 없이도 이를 통제할 수 있었다.
 
미국 관측통들은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참가했던 사실을 고려할 때, 양측 모두 폭력을 상당히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한 미국대사관 관리들은 경찰을 지원하기 위해 일부 지역에 군이 배치되었다는 점에 대해 우려했다.

5월 16일 서울에는 시위가 없었다. 학생 지도자들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시위로 정부가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고, 국회가 계엄 해제와 민주화 일정 공표를 요구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대되어 가는 것을 주목했다. 정부는 최규하 대통령이 중동순방을 단축한다고 발표했고, 그는 곧바로 5월 17일 귀국했다.

광주 금남로에서 시위대와 대치 중인 군경. [연합뉴스]
광주 금남로에서 시위대와 대치 중인 군. [연합뉴스]

▶신군부, 20사단 포병대등 작전통제권 회수... 계엄확대 2시간 전 통보

같은날(5월 16일) 한국군당국은 한미연합사 관계자들에게 20사단 포병대와 60연대를 연합사 작전통제권으로부터 회수하겠다는 의향을 통지했다.

연합사는 위컴 장군이 공무로 미국에 가 있는 동안 계엄사로부터 해당 부대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겠다는 통보를 접수했다.

연합사 부사령관인 백인주 대장은 연합사를 대표해 작전통제권 회수 통고를 접수하고, 계엄사 통제로 넘어가는 20사단 예하 부대를 대신할 다른 병력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5월 17일(토)은 하루종일 시위가 없는 소강상태가 지속되었다. 그러나 한국정부의 강경한 자세를 우려한 글라이스틴 대사는 최광수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났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한국 정부에 대해 군부가 강경책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김대중 씨 체포와 같은 정치인들에 대한 탄압은 '반발을 불러일으킨다'고 경고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최광수 비서실장으로부터 ‘비상계엄 전국확대 실시’ 결정이 임박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이날 오후 9시 30분께 미국 관리들은 청와대로부터 5월 18일 00:01시를 기해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 실시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어 언론은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과 다른 여러 명의 정치인들이 체포됐고 보도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워싱턴의 지시에 따라 5월 18일 최규하 대통령을 방문, 5월 17일의 탄압과 비상계엄 확대는 '충격적이고 경악할 일'이라는 미국 측의 강력한 항의를 전달했다.

이에 최 대통령은 “한국정부가 걷잡을 수 없는 학생시위로 전복될까 두려워 부득이 비상계엄 확대를 선포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글라이스틴 대사 김대중, 김영삼 석방 요구

국무부의 지시에 따라 글라이스틴 대사는 김대중, 김영삼 등 야당 지도자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또한 이희성 계엄사령관에게도 항의했다.
 
글라이스틴 대사의 지시에 따라 대사의 특별고문이 전두환 장군에게도 미국의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했다.

전 장군도 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통제불가능한 학생들의 시위가 이유”라는 주장으로 대응했다. 전 장군은 시위 주도권을 '극렬분자‘들이 장악했다고 덧붙였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이러한 합리화 이유를 믿을 수 없다”고 워싱턴에 보고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비상계엄 확대실시와 그에 따른 체포, 그리고 국회 폐쇄는 군부가 실질적으로 국가를 장악했음을 뜻한다고 판단했다.
 
5월 18일(일) 오전, 김용직 한국대사가 리처드 홀부르크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미국무부 차관보를 방문했다. 홀부르크 차관보는 그날 오후 1시에 비상계엄 전국 확대 실시를 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김용직 대사가 미국의 성명발표에 대해 항의하였으나 홀부르크 차관보는 만약 상황이 '현재와 같이 계속 된다면' 앞으로 성명은 더욱 비판적일 것이라고 말하면서 한
미관계가 위태롭게 될 것임을 경고했다.

미 국무부는 5월 18일, 이튿날인 5월 19일 워싱턴에서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비상계엄이 대한민국 전역에 확대 실시되고, 대학이 폐쇄되고, 많은 정치 지도자와 학생 지도자들이 체포된 것에 대하여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정치 자유화를 향한 발전에는 법의 준수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 정부가 취한 행동이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 우려한다.
우리는 한국의 지도자들에게 우리가 매우 우려하고 있는 바를 분명히 밝혔고, 최규하 대통령이 일찍이 밝힌 바와 같이 헌법 개정과 광범위한 지지기반을 갖춘 문민정부 선거가 즉시 계속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신념을 강조했다.
우리는 한국 사회 전체가 이 어려운 시기에 신중히 대처할 것을 촉구한다. 1979년 10월 26일 천명한 것과 같이 미국 정부는 대한민국의 현상황을 악용하려는 어떠한 외부의 시도에 대해서도 조약상의 의무에 따라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

5월 21일.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광주에서 대치상황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는 사실이 심히 유감스럽다. 미국은 모든 당사자들이 자제하도록 거듭 긴급히 요청한다. 군부대가 시 외곽에 비상경계선을 설치하기 위해 시에서 철수하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다."
 
"화해를 위한 대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행해지고 있다고 들었지만, 과연 이러한 노력이 성공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비상계엄 확대 선포 2시간 전에 미국에 이를 통보받았고 한미연합사 사령관이나 미국대사는 비상계엄 선포에 뒤이어 대학 및 국회 폐쇄, 정치 지도자와 언론인 구속, 언론을 포함한 많은 민간분야에 대한 군의 간섭이 있으리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팀= 최정미, 최석진, 박정우 기자]

<참조 문서>
▷https://wikileaks.org/plusd/cables/1979SEOUL19408_e.html

▷https://wikileaks.org/plusd/cables/1979SEOUL19204_e.html

▷https://wikileaks.org/plusd/cables/1979STATE281946_e.html

▷https://wikileaks.org/plusd/cables/1979SEOUL19088_e.html

▷http//wikileaks.org/plusd/cables/1979STATE320837_e.html

▷Massive Entanglement, Marginal Influence / William Gleysteen

6677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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