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년차 文대통령 첫 데드크로스...레임덕 현상의 시작? 이 이유는?
집권 2년차 文대통령 첫 데드크로스...레임덕 현상의 시작? 이 이유는?
  • 이경아 기자
  • 승인 2018.12.22 16:08
  • 수정 2018.12.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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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CG)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CG)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첫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나타났다. 데드크로스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질렀음을 의미한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3.1%포인트·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한 결과, 문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긍정평가(45%)보다 1%포인트 높은 46%를 기록했다.

46%는 역대 집권 2년차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이후 3개월간 꾸준히 하락세가 보이며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권순정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실장은 “일반적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더라도 오르락내리락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렇게 장기간 하향세가 지속된 사례는 처음”이라며 “이례적이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짧은 시간에 지지율이 회복되기도 어렵다고 전망했다. 

권 실장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한 가장 큰 원인이 경제 문제다. 문 대통령이 경제 행보에 적극 나서긴 했지만 성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지지율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그는 “청와대는 우선 내부 기강을 다잡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실장은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내부 악재들(특감반 폭로 사태, 청와대 비서관 음주운전, 청와대 경호원 음주폭행 등)이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런 부분이 정리되면 예전처럼 높은 지지율은 어렵겠지만 50% 초반까지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권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첫 데드크로스를 이룬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 한국당 인사는 “당 내부에서는 문 대통령 지지율을 모니터링하며 언제 데드크로스가 일어날지 주시하고 있었다. 데드크로스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예를 들어 문재인 정부가 여러 설익은 정책들을 밀어붙였는데 데드크로스 이후로는 그런 정책을 추진할 때 공무원 조직에서 제동이 걸릴 거다. 지지율이 높을 때처럼 (공무원들이) 말을 잘 듣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데드크로스 현상이 레임덕 신호탄이라고 제기되고 있다. 레임덕은 절름발이 오리를 뜻하는 단어로 권력 누수로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약화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야권 인사들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수직하강하자 레임덕을 거론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레임덕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 대통령 아들 취업 특혜 의혹을 거론한 것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 정부 반대 집회에 참석한 것이 레임덕 증거라고 밝혔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대통령의 형식적인 임기는 5년이지만 실질적인 임기는 2년”이라며 문재인 정부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주장에 힘을 싣었다.

레임덕 전조 증상으로 보통 ‘지지율 하락’ ‘내부 권력 다툼’ ‘공직자 기강해이 및 복지부동’ 등인데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차임에서 벌써 3가지 증상이 다 나타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2월 14일 대규모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는데 조기 레임덕 현상을 우려한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김영삼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이건영 한국당 아산을 위원장은 “레임덕이 오니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게 정부 부처들의 태도였다. 정부 부처에 자료를 요청해도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안 주더라. 정권 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레임덕이 이런 거구나’ 하고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 시작에 대해선 이 위원장은 “아직은 아니다”라며 “임기가 많이 남았고 인사권을 쥐고 있지 않나. 한 자리 얻겠다는 마음으로 바짝 엎드려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국회의원은 다르다. 2020년 총선이 있는데 내년 상반기쯤에도 지지율 회복이 안 된다면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레임덕을 논하기는 너무 이르다. 갈수록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 소장도 “총선을 앞둔 여당 의원들은 다를 수 있다”며 차기 총선 일정을 생각하면 레임덕 위기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지켜야 할 지지율 마지노선이 40%라고 보고 있으며 지지율이 40% 밑으로 하락하면 여권 내 차기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다. 

또 다른 조기 레임덕 분수령은 당청 지지율의 역전이다. 현재까지는 문 대통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보다 10%가량 높았으나, 2016년 총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진박 논란으로 당청 지지율이 역전되어 레임덕 현상이 시작된 전례가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현 정권에서 레임덕 1차 징후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최 원장은 “과거에는 레임덕이 임기 말에나 나타나는 현상이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이제는 임기 초반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레임덕 징후로 지지율 하락, 대통령 권위 추락, 권력 내부 분열, 측근 및 친인척 비리, 차기 대권주자의 차별화 등 5가지를 꼽는다. 현 정권에서 이미 3~4가지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최 원장은 “여권 내에서 레임덕을 언급하는 것이 불경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현실을 직시해야 정확한 진단과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이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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