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한국은 어떻게 개고기를 먹는 나라에서 애완견을 사랑하는 나라로 변했나? (Full Story)
[WIKI 프리즘] 한국은 어떻게 개고기를 먹는 나라에서 애완견을 사랑하는 나라로 변했나? (Full Story)
  • 최석진 기자
  • 승인 2018.12.26 16:02
  • 수정 2018.12.26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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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로 수십년 비난받던 한국, 식당 급감하고 도축장도 폐쇄 – 애완견 가정 급증
한국이 개고기 나라에서 애완견 천국으로 변신하기 시작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한국이 개고기 나라에서 애완견 천국으로 변신하기 시작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개고기 먹는 나라로 비난받던 한국은 어떻게 애완견을 사랑하는 나라로 변했을까?”
 
한국이 개고기를 먹는 나라에서 애완견을 많이 키우는 나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고 미 CNN 방송이 26일 서울발로 보도했다. 

CNN은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에 따르면 국제동물보호단체들은 2015년만 해도 한국의 개농장 13곳에서 1600마리의 개를 구출해 미국, 영국, 캐나다 등지로 입양할 정도였다”며 “그러나 한국의 동물보호단체들의 노력으로 최근 개고기를 먹는 사람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반면 애완견을 기르는 가정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개고기 수요가 줄면서 서울의 경우 개고기 식당수가 2005년에 비해 2014년 40% 감소했다”고 밝혔다. 개를 식용으로 기르지 못하도록 가축에서 제외하고 개고기를 식용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법안 2건이 국회에 계류돼 있으며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개고기 산업은 붕괴될 것이라고 CNN은 예상했다. 

다음은 CNN 보도 내용이다.

생글생글 밝은 표정을 짓는 ‘토리’는 올해 5살 난 잡종견이다. 토리는 지옥 같은 환경에 있다가 천당을 맛보는 꿈같은 세월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토리는 몇 년간 이전 주인으로부터 극심한 학대에 시달리다가 한국의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되었다. 그는 동물보호소에서 2년을 보내다가 2017년 6월에 청와대에 입성하는 ‘퍼스트 독’의 영예를 누렸다. 버려지는 개들과 동물 권익의 필요성을 환기시키기 위해 강아지를 입양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던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대로 토리를 입양했던 것이다.

토리는 현재 청와대의 너른 잔디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사냥개 두 마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토리의 인생유전(人生流轉)은, 한국에서 식탁에 곧잘 오르곤 하던 개들의 팔자가 이제는 사랑받는 반려자로 뒤바뀌었다는 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하나의 예이다.

▷변모하는 한국의 반려동물 사업

한국은 수십 년 동안 동물을 대하는 태도와 개를 식육하는 관습 때문에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국제 동물보호단체들은 한국의 농장에서 개들을 구조해 미국, 영국, 그리고 캐나다 등지로 보내는 사업을 펼쳐왔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umane Society International)’에 따르면 이 단체가 한국에서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한 2015년부터 한국의 13개 농장에서 거의 1600마리의 개들이 구조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개를 식육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최근 들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의 한 가운데에 대한민국의 동물보호 운동가들이 자리 잡고 있다.

보신탕을 판매하는 식당의 숫자는 수요 감소로 인해 2005년에서 2014년 사이에 서울에서만 40%나 줄어들었다.

식용으로 키우지 못하도록 개를 가축의 범주에서 분리하고, 개들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지 못하도록 하는 두 개의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금까지 개 사육 농장에서는 이와 같은 비인도적행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루어져왔었다. 이 법안들이 통과된다면 이미 위축되기 시작한 개고기 시장은 거의 고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서울의 위성도시인 성남시 당국은 태평동의 한국 최대 규모 개도살장을 폐쇄했다. 이 도살장은 식용으로 판매하기 위해 해마다 수십만 마리의 개들을 전기충격으로 살해해왔다고,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은 밝혔다.

“이번 일은 한국 개 식육 시장의 붕괴를 알리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며,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보신탕 문화는 점점 더 심하게 배척받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고 봅니다.”
태평동의 개도살장 폐쇄에 대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의 김나라씨는 이렇게 말했다.

김나라씨는 개 사육 농장주들이 다른 업종으로 직업을 이전하도록 금전적 지원을 모색하는 일을 하는 단체의 일원이다.

“우리는 13곳 농장주들의 이전 사업을 펼쳤는데, 그들은 우리를 찾아와 한결같이 개고기 시장은 이제 끝났다는 점을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했어요.”
김나라씨는 이렇게 밝혔다.

한국에서 애완견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에서 애완견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확산되는 '반려동물 사랑' ... 한국민 70% "개고기 안먹겠다"

갤럽코리아가 2018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약 70%가 앞으로 개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대답했는데, 이는 2015년에 비해 44%가 증가한 수치이다.

개를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각이 변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점점 경쟁적이고 세분화되는 사회에서 반려자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을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한국에서 나홀로 가정 가구수가 점점 증가하고,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이러한 변화가 자연스럽게 찾아온 것으로 보입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의 서은국 교수는 이렇게 평가했다.

“사람들은 서로를 비교하고 따지지만, 개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러는 대신에 개들은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인 만족을 가져다주지요. 개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이와 같은 무조건적인 사랑 때문에 애완견을 선택하는 인구들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KB국민금융’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한국 성인 인구의 네 명 중 한 명꼴로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주인들은 애완동물을 위해 월 평균 90달러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자 보험이나 위탁 돌봄시설, 미용실 등 애완동물을 상대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업이 확산 중이다.

‘농협’에 따르면 한국의 애완동물 시장 규모는 2013년 11억4000만 달러였던 것이 급격히 증가해서 2017년에는 34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2020년에는 54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강아지 돌봄사업도 성행

오늘날 서울의 거리에서는 최신 유행하는 옷으로 갈아입힌 강아지들을 소중하게 데리고 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백화점들은 애완동물용 유기농 식품이나 이집트 목화솜을 깐 강아지용 침대, 그리고 프랑스산 애완동물 유모차 등을 진열하고 있다.

안다솜(29)씨는 매달 자신의 갈색 푸들강아지 ‘앙금’을 청담동에 위치한 최신 유행 강아지 스파에 데리고 간다.

“앙금이는 제 가족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언제나 예쁘게 보이기를 바랍니다. 나랑 똑같기 때문에 언제나 청결해야하지요.”
안다솜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 스파에는 보호 호텔, 애견미용실, 애견카페, 그리고 생일 파티를 열 수 있는 이벤트 공간들이 포함되어있다. 전체 빌딩에는 서울을 짓누르고 있는 공기 오염을 피하기 위해 최신식 공기정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CNN이 방문했을 때 ‘앙금’은 곰인형처럼 머리 모양을 하기 위해 애견미용이 예약되어있었다. 그는 세 시간씩이나 걸리는 털 손질에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강아지의 스트레스를 예방하기 위해, 철저한 배려 속에서,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하면서 부드러운 목욕부터 시작했다. 전 과정에 드는 비용은 약 100달러에 달한다.

“그동안은 개를 반려동물로 취급하는 젊은 세대들에서 주로 이런 현상이 있었지만, 이제 이런 분위기는 젊은 층을 뛰어넘는다는 느낌이 들어요.”

안다솜씨는 이렇게 평했다.

“극적인 변화가 찾아오고 있는 중이지요.”

아래층의 돌봄 시설에서는 네 명의 트레이너들이 20마리가 넘는 작은 강아지들을 돌보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 서울에서 개를 공원 같은 장소에서 산책시키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를 해야하거나 자동차를 동원해야한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애완동물 돌봄 시설은 개들의 사회성을 키우는 공간과 매일매일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저는 이 스파를 제일 선호해요 …… 제 강아지는 이곳에서 훌륭한 마사지 서비스를 받고 다른 친구들과 놀 수도 있어요.”
자신의 비숑 프리제 강아지를 일주일에 네 번씩 스파에 데리고 오는 이수아씨는 이렇게 말했다.

‘앙금’은 목욕과 미용을 끝내자 새로운 강아지로 탈바꿈했다. ‘앙금’은 크리스마스 장식이 된 촬영 배경 앞에 깔린, 흰 털이 덮인 카펫 위에, 붉은 넥타이를 하고 앉아 예쁘게 포즈를 취했다.

모든 개들이 다 이렇게 호사를 누리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개들의 팔자가 바뀐 것만은 분명하다. 일부 개 농장주들이 아직도 한국의 먹거리 품목으로 개고기 판매에 고집하고 있기는 하지만 오늘날 한국에서 개는 이제 식탁에서보다는 가족사진 속에 더 자주 등장하는 듯하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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