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진단] 개편 초읽기... 내우외환 해결해야 할 청와대 2기 비서실
[WIKI 진단] 개편 초읽기... 내우외환 해결해야 할 청와대 2기 비서실
  • 김호성 기자
  • 승인 2019.01.06 08:15
  • 수정 2019.01.0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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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연이은 전현직 공무원의 폭로에 이어 청와대의 비서실 개편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제 모아지는 관심은 인적 쇄신의 효과다.  

집권 초기 과제 점검후 개편할 시점이라는 점에서 청와대 재구성은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전 청와대 감찰반원인 김태우 검찰 수사관이 제기한 민간인 사찰 의혹에 이어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폭로한 KT&G 사장 교체 관여 및 국채조작 의혹까지 터진터라 비서실 개편이 더욱 급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폭로 내용의 사실 여부와 관계 없이 전·현직 중하위 공직자들의 폭로는 모두 청와대를 겨냥하고 있고, 이로인해 국정 동력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높아졌던게 사실이다. 결국 인사 쇄신을 앞당겨 돌파구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의 내우외환을 해결하기에 현재상황이 녹록치 않다.

2기 청와대 비서실은 안팎의 논란들을 잠재워야 할 뿐 아니라, 집권 3년차의 성과를 실질적으로 체감될수 있도록 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는 만큼 보다 냉정하면서도 포용적 방향을 견지해 가야 한다는 주문들이 나온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지난달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의 조국 청와대 민정 수석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격돌한 결과를 놓고, '조국 민정수석의 승리' 등 달게 들리는 칭찬은 우선 뒤로 해야 한다. 현 정부에 대한 지지층으로부터 나오는 긍정적 평가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 민심에 대한 보다 냉정한 통찰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고 몰아붙였고, 이에 조국 민정수석은 "삼인성호(三人成虎)"라고 맞받아친 운영위에서의 격돌에 대해 진보 정당의 주요 인사조차도 조국 수석의 승리라는 평가를 내놓은바 있다. 

"양의 머리를 시장에 걸어놓고 개고기를 파는 모습"이라는 나 원내대표의 공격과 "세사람이 모여 거짓말도 진실로 만들수 있다"는 조 수석의 응수 두 표현 중, 어느 것이 과연 이번 폭로의 쟁점인 민간인사찰·민간기업 인사 개입·국채 조작 등의 의혹에 적합한지는 시간이 두고 가려낼 일이다. 

나 원내대표의 한방이 없었고, 자유한국당간 팀플레이도 없었다는 평가에 앞서, 무엇보다 새겨봐야 할 것은 전투에서는 조 민정수석이 이겼을지 모르나 전쟁에서 이긴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집권3년의 문재인 정부가 치뤄야 할 전쟁은 곧 국민에게 신뢰을 다시 받기 위해 스스로에게 얼마나 냉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신과의 싸움이다. 

청와대 특감반장의 지시로 공공기관 330곳의 임원들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 민정수석은 "정상적인 업무"라고 답하며, 사찰이 있었음을 인정해버린 모양이 됐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그런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곧바로 선을 그었지만, 이는 여권의 공격에 대응하는 청와대 참모들의 순발력을 입증했을지는 몰라도 국민들에게 신뢰를 회복하는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조국 민정수석이 법조인이 아니고 실무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사찰의 내용이 위험한지, 안 위험한지 잘 가늠하지 못했다"는 폭로자 김태우 수사관의 말에 대해 더 무게를 두게된 국민들도 상당수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주장한 청와대의 KT&G 인사개입 및 국채조작 의혹에 있어서도, 앞으로 진위 여부를 밝히는 것과 함께 청와대 2기 비서실이 문 정부에 대한 신뢰를 다시 회복시켜야 할 숙제를 받고 있다. 

추미애 혁신성장위원회 위원장, 표창원 의원, 박범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공익제보자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그간의 행보와 달리, 같은 당의 손혜원 의원은 신 전 사무관에 대해 "나쁜 머리로 위인인 척 위장',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등의 표현을 이어가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여당 인사의 표현에 대해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린 이유는 폭로의 진위 여부가 가려지기도 전에 과도한 공세를 가하는 모습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결국 신재민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금지와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진위가 가려지길 기다리게 됐다. 

청와대가 할 수 있는 업무에 해당되는지도 가려지겠지만, 이 과정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대목은 국민의 신뢰다.

과거 박근혜 정권을 해체시키며 주로 등장했던 '블랙리스트' · '민간인 사찰' 등의 단어들이 현 정부에서도 진위와 목적을 차치하고 어쨌든 다시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현상은 국민의 신뢰를 강하게 강조하며 탄생한 현 정부에게 적지 않은 타격이기 때문이다. 

비서실장, 정무수석, 국민소통수석 등 청와대 주요 참모진 후보군으로 노영민 주중대사, 더불어민주당 김철희 의원 및 강기정 의원, 조윤제 주미 대상 등이 거론되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도 주말에도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잇따르는 폭로와 민생경제, 한반도정세 등 '내우외환'의 상황에서, 팀워크를 위한 순발력보다는 국민으로부터의 신뢰 회복을 위해 더욱 고민하고 이를 보다 진정성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인사가 절실한 시점이다. 

[위키리크스한국=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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