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지난해 하반기를 강타한 대외적 악재를 이겨내고 올해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비록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불가피하지만 꾸준히 이행된 대규모 시설 투자에 힘입어 올해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지난 4일 유가 급락으로 에쓰오일이 지난해 4분기에 8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부문에서는 기말 재고평가 손실과 분기 중 원재료 투입시차로 대규모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4분기 유가 급락에는 과도한 산유량 증가 이외에 경기 둔화에 의한 원유수요 감소 우려도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 역시 국제유가 하락과 휘발유부문의 정제마진 악화 등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에 영업손실 1225억원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에쓰오일의 목표주가를 기존 17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낮추면서 “에쓰오일은 부진한 휘발유 마진과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실적이 좋아질 계기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 에쓰오일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를 예상하는 건 최근 계속되는 국제 유가 하락 때문이다.
분기 말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0달러에서 52달러로 35% 하락했고 이 여파로 정제마진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가솔린과 석유화학 원재료인 납사의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직전분기대비 1.8달러 축소된 배럴당 4.3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다만 최근에는 지난해 하반기 실적 부진이 대외적 환경 변화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올해부터 에쓰오일이 다시 실적 개선을 이룰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재고평가손실 소멸이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에쓰오일은 2019년 1분기 정유부문에서 재고평가손실 소멸로 이익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2019년 하반기부터는 국제해사기구의 규제 효과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평가봤다. 이어 매출 26조550억원, 영업이익 1조560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추정치보다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71.3% 늘어나는 것이다.
실제로 에쓰오일은 국제유가 하락의 여파로 지난해 4분기에 정유부문에서 2000억원대 재고 평가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두바이산 원유 가격은 석달 전보다 배럴당 20달러 가까이 하락한 상태였다.
지난해 4분기 상업가동을 시작한 잔사유 고도화설비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설비에 따른 효과도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잔사유 고도화설비를 통해 벙커씨유 등의 중질유를 경유로 전환할 수 있어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거란 평가다.
더욱이 올해 하반기부터 국제해사기구의 선박연료유 황함량 규제 강화 소식도 호재다. 국제해사기구가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함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기로 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황함량이 낮은 경유의 수익성이 강세를 띌 것으로 예견된다.
[위키리크스한국=양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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